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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기상도 ㉕하림] 2세 승계 새 출발… 김준영 경영 능력 ‘시험대’
2010년부터 지배구조 개편… 하림지주 지분 22.47%
김 회장 지분 21.1%보다 많아… “경영 승계 확실해”
HMM 인수 불발… 앞으로 경영업무 능력 입증만 남아
김나윤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3 07:36:08
▲ (왼쪽부터) 김홍국 회장·장남 김준영씨. 하림 제공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됐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이 경영권을 승계하기까지 업무 능력 입증만 남았다. 김준영이 진두지휘한 HMM 인수가 무산됐지만 앞으로 경영 성과를 보여줄 기회는 많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오너 2세 김준영 경영승계 기반 작업 ‘착착’
김홍국 회장은 맨손으로 양계사업을 시작해 하림을 국내 축산업계 1위 기업으로 일궜다. 11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병아리 10마리를 기반으로 가축을 사서 키우고 농사도 지으면서 장사를 시작했고, 고등학생인 18살 때 사업자 등록을 했다.
닭값 파동으로 사업을 접고 식품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했으나 양계장을 인수해 다시 사업을 시작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엔에스쇼핑 등을 소유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자산 17조 원, 재계 27위의 대기업이다.
김홍국 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두고 있다. 김준영(1992년생)은 김 회장의 장남이다. 누나인 김주영(1988년생) 하림 지주 상무는 하림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여동생으로는 김현영(1995년생)과 김지영(1999년생)이 있다.
김 회장은 2010년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당시 하림 계열사였던 한국썸벧을 한국썸벧(물적분할 신규법인)과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존손법인)로 분할했다. 김 회장이 한국썸벧판매를 통해 한국썸벧과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김 회장은 2012년 장남 김준영에게 올품 지분 100%를 증여했다. 김 회장이 김준영에게 올품의 지분을 넘긴 이후부터 하림그룹은 계열사를 총동원해 올품을 지원했다. 팜스코와 포크랜드 등은 올품으로부터 동물 약품을 구매했고, 선진과 제일사료 등은 기능성 사료첨가제를 사들였다.
이런 계열사의 지원 아래 올품은 성장 기반을 다졌다. 올품은 2015년 1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 6만2500주를 주당 16만 원에 매수한 뒤 소각했는데, 당시 김준영이 보유 중인 올품 주식을 회사에 팔아 100억 원을 손에 쥐었다. 김준영의 주식을 김준영의 회사가 돈을 주고 사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하림그룹이 일감 몰아주기로 올품을 부당하게 지원한 것으로 보고 계열사에 과징금 48억8000만 원을 부과했다.
이후 하림그룹은 계열사를 쪼개고 합치면서 김준영이 지분 100%를 가진 올품이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도록 만들었다. 올폼과 한국바이오텍의 지분을 각각 5.78%, 16.69%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바이오텍은 올품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이로써 김준영이 사실상 보유한 하림지주 지분은 22.47%,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지분 21.1%를 넘게 됐다.
또 중간 지주사 역할을 했던 엔에스쇼핑도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당초 하림지주가 엔에스쇼핑 지분 47.96%를 보유하고, 엔에스쇼핑이 하림산업을 비롯해 △엔디 △엔바이콘 △글라이드 △엔에스홈쇼핑미디어센터 등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엔에스쇼핑을 엔에스홀딩스와 엔에스쇼핑으로 쪼개고, 엔에스홀딩스를 다시 합병하면서 △하림산업 △엔디 △엔바이콘 △글라이드 △엔에스홈쇼핑미디어센터를 모두 자회사로 두게 됐다.
HMM 인수 불발… 경영입증 기회 많아
▲ 하림 지배구조.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다만 이 과정에서 후계 수업을 받던 김준영이 편법 증여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논란이 일자 하림지주를 퇴사했다. 김준영은 2018년 하림지주에 입사해 경영지원실에서 후계 수업을 받아왔다. 하지만 2012년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이후 JKL파트너스로 이직했다.
지난해 초 김 회장은 김준영에게 엔에스쇼핑의 등기임원 자리를 물려주면서 비상근이라는 자유를 줬다. 김 회장이 아들의 JKL파트너스 근무를 보장해주면서 ‘HMM 인수’라는 숙제를 내준 셈이다. 김준영이 지배구조 정점에 있기때문에 업무 능력 입증만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HMM 인수가 불발됐다. 하림이 재무적투자자(FI)인 JKL파트너스의 ‘5년간 주식 보유 조건’을 예외로 해달라고 요구한 부분 때문이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HMM보유 지분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FI특성을 고려해달라는 요구였다. 하지만 해양진흥공사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HMM 매각을 위한 주주간 계약 협상이 지난달 6일 최종 결렬됐다.
업계에선 김준영이 HMM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성과를 낸 뒤 HMM을 포함한 하림그룹 전체를 공식적으로 승계받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여기에 김준영은 온라인식품 유통플랫폼 ‘글라이드’를 운영하는 계열사 글라이드 사내이사로도 추가 선임됐다. 글라이드는 하림그룹 내에서 갈수록 중요해질 온라인 유통 분야를 맡은 회사로 2019년 6월 설립됐다. 글라이드의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55억2100만 원, 당기순손실은 –93억3300만 원으로 사업 확대가 기대보다 다소 더디다는 평을 듣는다.
글라이드는 사업 초기 2021년 생활용품과 화장품·2022년 패션 카테고리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진 위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대하지 못했다. 엔에스쇼핑과 하림지주 등 계열사로부터 잇따라 자금수혈을 받으며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HMM 인수가 최종 결렬됐지만, 앞으로 경영 업무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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