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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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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저출생 쇼크’로 인구 소멸을 걱정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2명을 기록하면서 40년째 저출생 국가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출생률이 0.7명 선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박춘선(58) 서울시의회 저출생인구절벽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난임 치료가 저출생 문제와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2022년 태어난 신생아 10명 중 1명은 난임 시술을 받아 태어났다. 아이를 낳을 의지가 있어도 건강 문제나 또 다른 이유로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부모들에게 난임 시술을 지원하면 출생률의 유의미한 증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년 전과 비교해 평균 출산 연령은 29.7세에서 33.6세로 상승했으며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도 8.5%에서 36.3%로 증가했다. 임신 준비 시기가 늦어지면 난임의 어려움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해마다 20만 명 이상이 난임으로 진단받고 있으며 치료 건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난임 시술 건수는 16%, 진료비는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난임·출산 전문가로 활동해 온 박 위원장은 “서울에만 4만5000쌍의 난임 부부가 출산을 희망하고 있어 난임 부부 지원 확대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시 합계출산율이 0.57로 전국 평균을 현저하게 밑도는 최저 수준을 기록해 인구 소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온다는 위기감을 촉발했다. 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불임과 난임 시술 현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의 불임 환자는 23만8601명, 난임 시술 환자 수는 14만458명으로 이 가운데 2만여 명의 난임 부부가 출산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나 희망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위원장은 시의원 당선 이전부터 난임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175명의 임신 성공을 이끌어 냈고 ‘불임’으로 통용됐던 용어를 ‘난임’으로 개정시키는 캠페인을 펼치는 등 중추적 역할을 해 왔다. 또한 난임 부부들의 시술비 부담에 대해 서명운동을 벌여 국회 청원을 통해 난임 부부 지원 정책을 만들어 냈다. 당시 정부 지원으로 6500명의 신생아가 태어났고 지속적으로 지원 요구를 하면서 건강보험 적용이 성사됐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 일문일답 내용이다.
- 오랜 시간 시민단체에서 일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활동을 했나
예전에는 난임 시술이 비급여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많이 됐다. 시술이 한 번 끝나면 몸을 좀 쉬어 줘야 하는데 그런 회복기를 갖지 못했다. 바로 또 다음 시술에 들어가야 하니까 생업을 이어 가면서 시술에 들어가고 하다 보니 실패가 반복이 되는 현실이다. 이런 경제적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지원 정책을 만들어 보고자 국회 청원을 했다.
난임 부부들과 서명운동을 벌이고 국회 청원을 하면서 2006년도에 불임부부 지원 사업이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지금은 난임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당시엔 불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2005년에는 ‘불임’ 대신 ‘난임’으로 바꾸어 부르자는 ‘반딧불’ 캠페인을 주도하기도 했다. 불임은 임신이 불가능한 일이지만 난임은 어렵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 난임이 맞다. 난임이란 용어가 정착되니 사회적 낙인 효과가 없어지게 됐다
이후 정부 지원이 시작되면서 6500명의 아이가 출생하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정책 제안도 하고 단체에서 건강보험 정책 개선 요구를 계속하면서 2017년경엔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전체 출생아의 10%가 난임을 극복하고 태어났다.
- 난임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된 일은
지역구에 갔을 때 어디서 “회장님” 하고 부른다. 깜짝 놀라서 “누구세요?” 하면 아기를 안고 와서 “회장님이 도와주셔서 태어난 애가 이렇게 컸다”고 인사를 한다. 그럴 때 보람을 느낀다.
언젠가는 전직 의원하고 같이 지역구에 갔는데 누가 불러서 보니 아기하고 교회에 가는 중이라는 부모였다. 그분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지역 축제에 갔을 때도 아기를 데리고 오는 사람들을 볼 때, 남편과 같이 와서 감사 인사를 해 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 20년간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배고플 때도 많았고 힘들었던 일도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후 생각해 보니 그 모두가 보람된 시간이었다.
정책 제안은 많이 했지만 정치는 안 해 봐서 처음에는 어설펐지만 난임 부부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이갸기도 해 주고 모르는 것을 알려 주고 하면서 그런 노하우가 내 내면에 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타심으로 다가가고 이타적 행동을 유도하니 잘 풀려 왔다.
- 서울형 난임 극복 건강 프로그램 시행 계획과 방향은
서울형 난임 극복 프로그램은 난임 부부를 위한 통합 관리 프로그램이다. 난임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가도 성공률이 높지 않고 병원도 평가를 받기 때문에 부담이 많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시술에 여러 번 실패한 사람들이 건강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임신을 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제가 아이디어를 내서 저출생 특위에서 예산 1억 원을 만들었고 난임 부부 100쌍을 모집해 8주간 난임 극복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관련 전문기관에 위탁해 진행하는 방식이며 제가 중간에 재능기부로 프로그램 교정을 해 주고 행복한 임신을 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 난임부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한다면
난임부부를 만나면 첫 번째로 하는 조언은 “기본에 충실해라”이다.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먹을 게 너무 넘쳐서 혈액순환이 안 되고 고지혈증에 걸리고 당뇨병이 만연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면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된다. 그리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하고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즉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식단 관리 잘하고 신체 활동 잘하면 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관리다.
스트레스 관리법이 중요하다. 사실 난임 부부에겐 아이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스트레스로 존재한다. 주변에서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고 “기다릴게 부담 갖지 마” 이런 예쁜 말들을 하면 좋겠다. 주변 간섭이 스트레스가 된다. 이런 것들에 대한 캠페인도 하고 싶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단단해져야 하고 그것은 훈련을 통해 가능하다고 본다.
- 난임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은
미혼 여성 대상 자궁경부암 검사를 저출생 정책에 꾸준하게 녹여 내야 한다. 가임기까지 계속해서 무료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이 되면 유료로 전환된다. 젊을수록 더욱 효과가 좋기 때문에 예방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난소 기능 검사·정자 검사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요즘은 전자파·환경오염으로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고 건강하지 않은 정자가 많다. 난소 기능과 정자에 대한 검사를 공공병원들에서 정책으로 선도해 나갔으면 좋겠다.
현재 우리 사회엔 임신 전 관리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이 부재하다. 필요성을 인지하고 예방 가능한 질환의 사전관리 및 조기진단으로 건강한 출산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부모 교육도 중요하다. 생명윤리가 갖는 존엄성을 지켜 가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정책 프로그램을 제대로 하는 곳이 없다. 20년 전 서울대에서 생명윤리 관련 공부를 한 적이 있다. 이제 세상으로 이런 것들이 나올 법도 한데 아직이다. 밥상머리 교육이라는 말이 있듯이 가정교육이 너무 중요하다. 부모의 역할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 저출생을 극복하기 위해 서울시의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청년들에게 미래 출산 의지가 있는가의 여부를 물어보면 미래 출산에 대해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다. 청년들에겐 우선순위가 주택이다. 주택 구입 자금이 부담이 돼서 아이를 낳기가 꺼려진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문제 제기를 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특례대출 정책이 나왔으니 한번 지켜봐 주면 좋겠다. 성과가 있다면 확산시켜야 한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일하면서도 스스로 가치를 찾고 보람을 느끼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 줘야 한다. 그런 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프로필
△ 고려대 일반대학원 졸업(보건학석사)
△ Westminster Graduate University(Ed.D) 교육학 박사
△ 사단법인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
△ (전)국회 저출생·인구절벽대응 국회포럼 정책자문위원
△ 제11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 서울특별시의회 저출생 인구절벽 대응 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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