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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역대급 도발을 감행하는 가운데 대북 위협을 확장 억제하기 위해선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미 정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전 세계 300여 명의 리더들이 외교·안보·평화 방안을 긴밀하게 숙의하기 위해 30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제19회 제주포럼에서도 ‘핵무장’의 전초 단계로 ‘전술핵 재배치’가 합리적 대안으로 긴밀하게 논의됐다.
이는 북한이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일·중 정상회담을 기화로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29일 오물 풍선 투하, 30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0여 발 발사에 이어 연이틀 GPS 교란을 일삼아 대응 전략 고양 방안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향후 한미 당국과 우방국의 논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주포럼에 참여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자체 핵무장론’에 관한 본지 질문에 ‘전술핵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핵무장론’에도 힘을 실은 이들은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극단적 상황에는 필요하지만 그 반대급부로써 한국의 외교적 위상과 대외 의존 경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병행했다.
전문가 그룹은 윤석열정부에서 한·미·일 협력 강화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인·태 지역 협력국 등과 다자 외교 관계를 통한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도약을 지향한다는 데서 일치된 의견을 내놨다.
특히 이처럼 급변하는 안보환경 아래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가 반드시 수반돼야 하는 ‘자체 핵무장’은 일단 위험하다고 본 것이다. 전 세계 10위권에 해당하는 경제 수준과 6위의 무역 수준을 가진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국격에 맞는 외교력을 감안할 때 국제조약인 NPT를 깨는 건 매우 위험한 도전이라는 것이다.
전직 대사 출신 모 대학 A교수는 “한국의 핵무장이 매우 위험한 이유는 일본과 대만까지 핵무장을 원할 것이며 이는 전 세계 핵 군축 체제의 상황에서도 올바르지 않고 안보 동맹국인 미국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핵무장은 북한에 대한 핵 비대칭성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으로 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단계’를 두는 게 중요하다”고 본지에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전술핵 재배치가 맞는다”며 “한미동맹을 지키면서도 비핵화 기조로써 전 세계 군축 체제를 이어갈 수 있는 가장 전략적 방안”이라고 답했다.
안보 관련 연구소장으로 근무 중인 국제정치학 B박사도 “북한은 현재 핵미사일 40개를 갖고 있어 우리의 ‘핵무장론’은 이젠 불가역적이라고 본다”며 “최소한 전술핵 재배치 미사일이라도 가져야 하고 우리만 핵이 없고 북한이 핵이 있는 상황에서 극단적 상황을 고려하면서 이제라도 비핵 전략무기를 다층적으로 보유하고 핵 동맹으로서 미국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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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번엔 단거리미사일 ‘세례’… 나흘 연속 ‘막나가는 도발’
이와 관련해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국제정세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함의를 두고 자체 핵무장 상한선을 ‘전술핵 재배치’ 수준으로 뒀다. 양 위원은 이날 본지의 질의에 “전 세계가 함께 핵무장을 하지 말자고 약속한 NPT 체제를 깨고 자체 핵무장을 할 경우 외국에서 우리나라는 북한과 다를 바 없는 국가가 되고 경제제재가 엄청나게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북 제재 수준의 경제제재로 인한 영향을 설명한 후 국민이 충분히 납득 할 정도의 결기라면 자체 핵무장을 하면 되지만 한국과 같이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이를 독자적으로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고는 “전술핵 재배치의 경우 미국에서 한 번 해준 적 있고 핵무기 보관고를 신설하고 핵 투발용 이중목적전투기(DCA)를 전진 배치하는 등 현재에도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며 “전 세계 비핵화와 핵 군축 레짐에 한국이 참여하면서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할 방안은 ‘전술핵 재배치’가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이며 국익에 맞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의 ‘핵무장’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공연하게 내비쳐왔던 미국 정가가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부분 용인하는 방안이 담긴 국방예산 증액 계획안을 발표해 파장이 일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된 예산증액계획안 17쪽에는 “한반도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인도·태평양의 핵 공유 협정(을 한국이 참여하는 것)과 미군 전술 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 같은 새로운 옵션을 모색하는 것도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술핵 재배치’ 언급은 한국 외교가의 일부 의견과 일단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30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0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군 당국은 비행거리 등으로 미뤄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29일 오물을 담은 대남 풍선을 날려 보내는 등 최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31일(현지시간) 공식 회의를 열고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도 안보리 이사국으로서 북한의 잇따른 군사 정찰위성 발사 및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귀포(제주)=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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