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가 임대차 계약 전 중개대상물의 보증금 권리관계 등에 관해 확인·설명해야 할 의무가 강화된다. 전세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다. 관리비는 총액뿐 아니라 세부 항목을 설명·명기해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10일부터 공인중개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발표했다. 그간 정부는 전세 사기 예방과 관리비 투명화를 위해 공인중개사의 역할을 계속 강화해 왔다. 이번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으로 법에 규정된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를 구체화하고 확인·설명 사항을 서식으로 증빙토록 했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라서 공인중개사는 계약 체결 전 임차인에게 임대인의 체납 세금이나 중개대상물의 선순위 세입자 보증금 등 권리관계를 자세히 확인·설명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공인중개사는 등기사항증명서·토지대장·건축물대장 등으로 확인 가능한 정보 외에도 임대인이 제출하거나 열람에 동의한 ‘확정일자 부여현황 정보’ ‘국세 및 지방세 체납 정보’ ‘전입세대 확인서’를 확인한 후 임차인에게 임차인의 보증금과 관련한 선순위 권리관계를 설명해야 한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공인중개사가 확인·설명한 내용은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명기하고 공인중개사·임대인·임차인 3자가 확인·서명토록 했다. 이를 통해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 만료 때 보증금을 돌려 받기 어려운지를 미리 가늠할 수 있게 돼 사기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에게 최우선변제금과 임대보증금 보증제도 등 임차인보호제도를 설명해야 한다.
공인중개사는 임대차 계약 대상 주택의 소재지·보증금 규모 등을 살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담보 설정 순위와 관계없이 보호받을 수 있는 소액 임차인의 범위와 최우선 변제 금액을 임차인에게 알려야 한다.
임대차 주택이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9조에 따른 민간임대주택일 경우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에게 임대보증금에 대한 보증에 가입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해야 한다.
또한 임차인은 중개사무소 소속 현장 안내자가 공인중개사인지 중개보조원인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중개보조원은 임차인을 안내할 때 자신이 중개보조원이라고 알려야 하며, 공인중개사는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중개보조원의 신분 고지 여부를 표기해야 한다.
아울러 임차인은 임대차 주택의 관리비 금액·비목·부과 방식 등에 관해 설명받을 수 있다. 공인중개사는 임대인이 확인한 관리비 총액과 관리비에 포함된 비목 등을 임차인에게 설명하고 계약서뿐만 아니라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명기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토부는 중개보조원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불법 중개 행위를 막고 관리비 관련 분쟁이나 월세의 관리비 전가 등의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남영우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임대차 관련 주요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보다 안전한 계약 체결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법원은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 의무를 폭넓게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7일 부산고등법원 형사1부는 공인중개사가 임대인에게 속아 임대차 계약을 중개했어도 임차인에게 주요 계약 사항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는 취지로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C씨는 신탁사에 맡긴 아파트·오피스텔이 분양되지 않자 공인중개사 A·B씨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C씨가 신탁사와 우선수익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서 세입자들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A·B씨는 C씨의 전세 사기에 공모한 혐의(사기·공인중개사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는 무죄로 판단됐다. 2심 재판부도 사기 공범 혐의는 무죄로 봤으나 C씨에게 신탁사·우선수익자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하지 않아 세입자들이 피해를 보게 했다며 A·B씨에게 징역 10·6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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