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확산되자 정부가 재발 방지를 위해 이커머스 업계의 정산 주기를 명확하게 하는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티몬·위메프 사태 관계부터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커머스 발 판매대금 정산주기 축소·판매대금 예치확대 등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된 내용을 ‘위메프·티몬 사태 추가 대응방안 및 제도개선 방향’을 조만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판매대금 정산주기를 단축하고, 정산대금을 쌈짓돈처럼 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에스크로를 전면 도입하는 방안이 유력한 개선책으로 꼽히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1일 연구기관·지급결제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고 제도개선 방안과 관련된 협의를 개시했다. PG사에 대한 규제가 담긴 전자금융거래법 외에도 전자상거래법·대규모유통업·온라인 플랫폼법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유통법 8조에 따르면 대규모 유통업자는 판매대금을 월 판매 마감일로부터 40일(직매입은 60일) 이내에 납품 업자에게 대금을 지급해야 하며, 이 법정 지급기한을 초과해 지급하는 경우 지연 이자 연 15.5%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티몬·위메프 같은 통신판매중개업자(중개자·오픈마켓)는 대규모 유통업자에 포함되지 않아 ‘그림자 금융’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규모유통법이 정산주기를 규정한 반면 통신판매중개의 정산주기를 규정한 법안이 없어 현재 이커머스 업계의 정산주기는 전부 제각각이다. 부실이 발생하면 전 업권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한폭탄’으로 여겨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오픈마켓 사업자들의 판매대금 정산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네이버와 카카오·쿠팡·G마켓·무신사 등 8개 주요 오픈마켓 사업자들을 소집, 업체별 판매대금 정산 주기 및 관리 방식을 공유하고 제도개선 논의에 대해 의견을 받았다.
공정위는 법 개정을 통해 대규모유통업법과 유사한 방식으로 플랫폼의 정산 주기를 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물품을 직접 판매하는 유통업자와 달리 단순 중개만 하는 플랫폼의 특성상 정산 기한은 상대적으로 더 짧게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 정산대금 미지급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플랫폼을 통한 거래에 에스크로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크로는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관계가 없을 때 제3자가 결제 대금을 보관하다가 거래 조건이 충족된 뒤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일각에서는 ‘티몬 캐시’처럼 이커머스가 발행하는 상품권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999년 상품권법이 폐지된 이후 사업자마다 자유롭게 상품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됐지만, 관리 감독이 어려워지면서 상품권을 ‘돌려막기’ 수단으로 악용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허가받아야 하는 금융사와 달리 등록업체인 PG사에 대해서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아 관리·감독에 소홀했다고 국회 등에서 지적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경영개선 권고나 명령권을 도입하는 등의 형태로 관련 규정을 손볼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상품권에 대해서는 사실상 아무런 규제가 없는 상태”라며 “티몬 위메프 사태로 쟁점이 된 만큼 개선 방안을 모색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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