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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칼럼]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 필요하다
박용준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1 00:02:40
▲ 박용준 편집국장
만10~14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의미하는 촉법소년들의 사회적 일탈 행위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 절도를 넘어 살인‧강도‧성폭행‧방화 등 강력범죄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고 있지만 소년법에 따라 처벌은 받지 않고 있다.
 
소년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 “촉법소년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만 10세 이상부터 만 14세 미만의 소년이 대상이며, 중대한 강력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소년법에 의거, 처벌보다 교정을 우선으로 하고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 등에서 보호 처분을 받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래서인지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촉법소년들의 범죄 행위 영상을 보면 대부분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자신들이 전과가 남는 강력한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언론 등에서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인권’ 또는 ‘어리다’는 단어 앞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은 제자리를 맴도는 가운데 피해자들의 고통만 쌓이고 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국회 법제법위원회)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범죄 신고로 접수된 만 10∼13세 촉법소년의 수는 2021년 1만1677명에서 2023년 19653명으로 약 70%가 늘었다. 올해는 8월까지 1만3841명으로 집계돼 올해 말까지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나 2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촉법소년에 의한 강력범죄 신고 현황을 보면 범죄 유형으로 성폭행‧추행이 가장 많았다. 2021년 촉법소년의 성폭행‧추행 범죄는 398명이었지만 2023년 76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촉법소년의 강력범죄 신고 가운데 대다수가 성폭행‧추행 신고였다. 올해 또한 성폭행‧추행 신고가 8월까지 579명으로 나타나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살인을 저지른 촉법소년은 2021년 2명이었지만 2022년 1명으로 줄었다. 2023년에는 3명으로 늘었다. 다행히 올해는 8월까지 없었다. 강도는 2021년 11명에서 2022년 15건으로 늘었다가 2023년에는 7명으로 줄었지만 올해는 8월 기준 10명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촉법소년의 방화 범죄는 2021년 288명으로 가장 많았고, 2022년 58명‧2023년 56명으로 점차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올해도 8월까지 41명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3년간 줄어드는 추세를 본다면 올해 역시 방화범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촉법 경계선인 만 13세의 촉법소년 범죄 신고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범죄를 저지른 만 13세 촉법소년은 2021년 6302명으로 범죄 신고된 전체 촉법소년 가운데 54%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51%(8490명)‧2203년에는 49.3%(9686명)로 매년 증가하는 촉법소년 범죄 신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역시 8월까지 전체 촉법소년 범죄 가운데 50.2%(6944명)가 만 13세 촉법소년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촉법소년의 범죄 행각이 증가하면서 정치권은 물론 시민단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촉법소년 연령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떠나서 촉법소년의 범죄는 악랄함과 잔혹성이 조폭 뺨친다면서 이런 범죄에 관용을 베풀 어떤 이유도 없고, 만 14세 미만으로 되어 있는 촉법소년 연령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더 이상 흉포화되는 촉범소년 범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커지면서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촉법소년 제도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국민 청원도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물론 촉법소년 연령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인권을 중시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만 10~14세 아동은 인지 및 정서적 발달이 미숙해 스스로의 조절 능력과 판단력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부족함이나 가정 내 문제 등으로 고통받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며, 형사처벌의 충격은 촉법소년의 범죄 행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정에서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게 서릿발 같은 꾸짖음으로 ‘소년범 대부’ 또는 ‘호통 판사’라고 불렸던 천종호 부장지방법원 부장판사도 SNS를 통해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하향 조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에선 피해자의 고통을 살피는 시각은 찾아볼 수 없다. 촉법소년의 범죄를 그저 ‘어리다’ ‘학교 교육의 실패가 원인이다’ ‘사회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법’이란 질서를 유지하고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정의를 실현함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적 규범 또는 관습이다. ‘법’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처벌을 받게 돼 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 줄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가해자도 처벌을 통해 조금이나마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지만 어느 쪽 주장이 전적으로 맞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신체적‧정신적 발달이 크게 향상되고 살인‧성폭력 등과 같은 강력 범죄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촉법소년이 늘어나면서 법도 현실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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