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러시아가 자국 정예병력은 다른 전선으로 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자가 “최근 도착한 북한군의 자질과 전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며 대부분 경험이 부족한 하위 계급 보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 고위 정보 당국자는 “그들은 여태껏 북한을 떠난 적도, 실전 경험도 없으며 그들의 경험조차 현대전의 현실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며 “기껏해야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 훈련캠프에서 전쟁터 곳곳에 출몰하는 다양한 형태의 살인 드론을 어렴풋이나마 체험했을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다른 정보 당국자도 “북한군이 참호전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 정보당국은 북한군이 대포의 ‘총알받이(cannon fodder)’로 동원될 가능성을 가정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한 러시아 극동에서 서부 쿠르스크로 민간 트럭을 타고 비밀리에 수송된 북한군 3000명 중 수백 명만 특수부대원이고 나머지는 정규군이라고 복수의 우크라 고위 정보 당국자가 말했다.
FT는 북한군이 우크라 국경에서 약 50km 떨어진 막사에 수용돼 러시아군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파이스(El Pais)도 북한군이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우크라 공수대원들의 생각을 전했다.
우크라 95공수여단 소식통은 “군수지원 등 병참 작전에서 더 나아가 결국 실전에 투입되더라도 전장의 형세 파악에선 크게 뒤처지기 때문”이라고 근거를 뒷받침했다.
앞서 산악지형에 특화된 북한군이 은폐·엄폐가 불가능한 광활한 나대지에서 드론 공격으로부터 피해가 속출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군을 투입하고 노련한 자국군은 격전지에서 빼 다른 곳에 투입할 여력이 생길 것으로 분석됐다.
우크라 군 수뇌부는 북한군의 합류로 지금까지 쿠르스크 방어전에 약 4만 명을 투입한 러시아의 가용 병력이 25% 증가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의 절반이 신병이어서, 경험이 많고 노련해 전장에서 쉽게 위치를 선점하는 우크라 정예부대보다 전력이 훨씬 못 미친다며 우크라가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고 신문은 언급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주둔지로 포격을 감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북한군이 실제로 피해에 노출됐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엘 파이스는 “쿠르스크 작전 후방지역을 시찰하는 동안 우크라가 북한군이 주둔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들을 향해 포를 쐈다고 확신한다”고 한 우크라 육군 장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 뉴스 플랫폼 마이 우크라(my.ua)는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전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시각적 증거(визуальных доказательств)’는 아직 없다고 했다.
북한군 첫 전투 사망자가 500명이라는 게시물도 텔레그램에 올라와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친북 성향 게시물을 주로 올리는 것으로 파악되는 텔레그램 ‘노던 코리아(Northern Korea·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채널에는 북한군이 우크라와 처음 교전을 치러 500명이 몰살당했다는 주장이 사진과 함께 게시됐다.
계정 아이디 Cxx는 리투아니아 비정부기구(NGO) ‘블루옐로’의 요나스 오만 대표가 현지 공영방송 ‘LRT’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멸된 북한군은 약 500명이며 인공기까지 빼앗겼다고 한다”고 글을 적었다.
이 주장이 사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28일(현지시간) LRT 웹에 게재된 온라인 기사에서 오만 대표는 “우리가 지원하는 우크라군 부대와 북한군의 첫 육안 접촉은 10월25일 쿠르스크에서 이뤄졌다”며 “내가 알기로 한국인(북한군)은 1명 빼고 전부 사망했다. 생존한 1명은 부랴트인이라는 서류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사망자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랴트족은 한국인 생김새를 닮은 러시아의 몽골 접경지 민족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북한군을 몽골계로 가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찌감치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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