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료 개혁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10개월을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3월부터 수련에 들어갈 전공의 모집이 시작됐다. 하지만 의정 갈등이 좀체 해결되지 않고 있는 데다 직전 윤석열 대통령이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인 등을 겨냥해 계엄령을 선포한 후폭풍으로 의료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내년도 상반기부터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할 전공의 6950명을 모집한다고 4일 공고했다. 인턴 3356명과 1년 차 레지던트 3594명을 뽑는다.
레지던트의 경우 각 병원에서 9일 오후 5시까지 원서를 접수하고 15일 필기시험과 17·18일 면접(실기)시험을 거쳐 19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인턴은 내년 1월 22·23일 원서를 접수해 같은 달 24~27일 면접(실기)시험 후 31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번 모집에 의료계 시각은 다소 비관적이다. 응시할 의대 졸업생과 인턴 수료자가 미미할 것이란 관측에서다.
올 2월부터 계속돼 온 의정 갈등으로 의대 졸업생의 의사 국가시험 응시율이 급감하고 레지던트 1년 차 과정을 시작할 인턴들도 대부분 사직한 상황이다.
현재 211개 수련병원 인턴 3068명 중 3.3% 수준인 102명만 정상 출근 중인 데다 내년 1월 치러질 국시 필기시험 응시자는 304명으로 올해 응시자의 10분의 1에 그쳐 모집 정원에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사직한 전공의들이 복귀해 인턴이나 레지던트 1년 차 과정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지만 가뜩이나 의정 관계가 냉랭한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복귀하려던 전공의들도 일단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이며 병원 입장에서도 이번 전공의 모집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퇴진과 함께 내년 의대·전공의 모집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날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대통령이 망상에 기초해 대책도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난데없이 전공의와 의료인을 반국가 사범으로 몰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전공의와 의료인을 향해 ‘처단한다’는 폭압적 문구를 넣은 자를 찾아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사직한 전공의를 반개혁 카르텔로 낙인찍는 망상에 기초해선 현 의료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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