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잠들어 있는 장기미거래 금융자산이 14조 원을 돌파했다. 장기미거래 계좌에 휴면금융자산까지 더한 전체 ‘잠자는 계좌’ 수만 3억 4000만 개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말 기준 장기미거래·미청구 금융자산 잔액은 총 14조 1857억 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계좌 수만 1억 9503만 개에 달한다.
장기미거래 계좌의 증가세가 특히 매섭다. 2021년 말 1억 5485만 개였던 계좌 수가 4년 만에 4019만 개(25.9%)나 불어났다. 대표적 민생 금융자산인 예·적금 미거래 계좌도 1억 1048만 개에서 1억 2483만 개로 늘었다. 방치된 잔액 역시 6조 5849억 원에서 7조 4342억 원으로 8493억 원 확대됐다.
주인을 찾지 못한 휴면금융자산 규모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2025년 말 기준 휴면보험금(6583억 원), 휴면 예·적금(3825억 원), 휴면성 증권(2600억 원) 등이 금융사에 묶여 있다.
계좌 수 역시 2021년 말 1억 955만 개에서 2025년 말 1억 4688만 개로 훌쩍 뛰었다. 주식 투자 열풍 속에 개설된 뒤 방치된 휴면성 증권계좌가 4년 사이 7311만 개에서 1억 992만 개로 급증한 영향이 컸다.
금융권의 환급 노력에도 전체 잔액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2025년 한 해 830만 개 계좌에서 5488억 원을 돌려줬음에도, 2025년 말 휴면금융자산 잔액(1조 6833억 원)은 전년 말보다 오히려 659억 원(4.1%) 뛰었다.
이는 숨은 자산 환급 속도보다 신규 휴면·장기미거래 계좌가 더 빠르게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회성 환급 캠페인을 넘어, 계좌 방치를 막을 구조적 원인 규명과 사전 안내 서비스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박성훈 의원은 “잠자는 돈을 찾아주겠다는 캠페인 속에서도 미거래 계좌가 매년 수천만 개씩 늘어나는 구조적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환급 실적 내세우기를 넘어 장기미거래 계좌 발생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사전 안내 체계와 환급 절차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비대면 개설 편의성과 이벤트성 계좌 남발이 계좌 방치를 부추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계좌 개설은 쉬워졌지만 소액 계좌 정리 절차는 상대적으로 복잡해 방치 자산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장기미거래 전환 전 주기적인 사전 알림을 강화하고 모바일 앱 내 미사용 계좌 간편 해지·통폐합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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