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정상화 희망 보인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기자수첩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10 00:02:30

만약 최근에 유튜브를 보다가 회색 내복을 입고 안경 낀 아저씨가 춤추는 영상을 본 적이 있거나 정상화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다면 그 아저씨는 아마도 김창섭 메이플스토리 디렉터일 가능성이 높다. 굳이 이 사람이 아니더라도 프로야구 감독처럼 평판이 안 좋은 사람이 춤을 추는 합성 영상 같은 것을 본 적이 있다면 김창섭 디렉터와 관련된 밈에서 나온 것이다.

‘신(神)창섭’ 또는 정상화와 같은 밈들은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 사태가 터진 이후 메이플스토리 운영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만들어졌다. 인공지능(AI) 음악 생성 기능을 통해 곡을 만들고 김창섭 디렉터를 우스꽝스럽게 합성한 영상들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일부 영상은 1000만 조회수를 돌파하기도 했다.

정상화라는 단어는 김창섭 디렉터가 직접 말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 사이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다가 딥페이크 합성 영상들이 유명해지면서 역시 김창섭 디렉터를 조롱하는 단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메이플스토리 큐브 확률 조작이나 메이플스토리의 과도한 현금 유도 등이 김창섭 디렉터 취임 전에도 이뤄진 것을 생각하면 인공지능(AI) 전성시대에 게임의 얼굴마담을 맡았다는 이유로 대대적인 사이버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영상들은 국회에서 AI 딥페이크 영상의 심각성에 대해 논의할 때 예시로 제시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딥페이크 처벌 법안이 제정되지 않아도 특정 인물을 조롱할 목적으로 합성해 유튜브와 같이 모두가 볼 수 있는 플랫폼에 공개했기 때문에 김창섭 디렉터가 소송을 제기한다면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창섭 디렉터는 이런 영상들을 금지하려고 하거나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라이브 방송 중에 “마땅히 받아야 할 비판이기 때문에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메이플스토리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을 때 노래 한 곡 하겠다”고 언급하며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메이플스토리가 확률 조작으로 이용자들에게 낙인이 찍혀 있는 만큼 게임 디렉터의 입장에서 이용자들을 제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김창섭 디렉터의 태도는 본인에 대한 평판과 함께 이용자들의 민심도 어느 정도 개선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러한 와중에 7일 메이플스토리 쇼케이스가 열렸다.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은 ‘신창섭’을 연호했으며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내용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행사가 끝나고 김창섭 디렉터가 쇼케이스를 찾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은 유명 연예인의 팬 미팅을 보는 듯했다.

메이플스토리가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다. 운영상의 문제점은 남아 있으며 김창섭 디렉터가 리부트 서버를 삭제하면서 리부트 서버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메이플스토리에 대해 반감을 품게 됐고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여전하다.

그러나 넥슨의 입장에서도 무려 21년 동안 서비스한 장수 게임이자 자사 대표 IP를 놓아 주기는 힘들고 메이플스토리와 김창섭 디렉터를 욕하고 조롱하면서도 아직 메이플스토리를 놓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남아 있다. 그만큼 메이플스토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담겨 있고 아직도 사랑받는 게임이다.

사기꾼 게임이라고 욕을 먹고, 그런 뒤에도 사건·사고가 터지더라도 김창섭 디렉터는 어떻게든 게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난파선의 조정간을 쥔 김창섭 디렉터가 부디 메이플스토리를 ‘정상화’하기를 기대한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후원하기

정기 후원
일반 후원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시대의 금기를 깨는 정론지 스카이데일리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 할인 혜택 등을 드립니다.

매월 5만 원 이상 정기 후원 독자께는
스카이데일리 신문과
스카이데일리가 발행하는 최신 단행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