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5 04:39
뉴스 > 인터뷰
[人스토리]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행복하게 살도록 돕는 게 경제학자 역할”
경제학자로서 위너아이 사외이사 역할
경제의 질적 성장 고민하는 경제학자
산업 구조조정 및 기술 강조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9 00:05:01
▲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거시경제·금융부터 조세·재정까지 경제학 전반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다. 김상봉 교수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학생들한테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행복한 건 아니라고 얘기해요. 먹고살 수 있을 정도만 있으면 나머지는 기부하고 다음 세대에 넘겨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죠. 2012년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미국 경제학자들이 만든 행복지수를 보면 나와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 달러를 넘어가면 돈은 욕구를 충족해 주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요. 나머지 환경·공기·문화생활 등이 상당히 중요하죠. 그런 것들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제 역할인 것 같아요.”
 
작년 한 해 우리 경제는 어두컴컴했다. 치솟는 물가에 소비심리는 움츠러들었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내수 부진에 따른 경기침체로 2금융권 ‘불황형 대출’을 받는 이들도 적지 않았고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도 많았다. 환율 폭등 등 외환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올해는 어떨까.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망이 밝지 않아 역성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진단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저성장 문제를 오래전부터 지적해 온 사람이 있다. 김상봉(49)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다. 김상봉 교수는 거시경제·금융부터 조세·재정까지 경제학 전반을 아우르는 경제학자다. 인공지능(AI)에도 조예가 깊다.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궤적과 우리 경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자 서울 성북구에 있는 그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대학뿐 아니라 한지진흥원 등 대외활동도 활발
  
30년 전 대학교 1학년 때였다. 서강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김 교수는 경제학 수업을 들으며 경제학자가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한민국 거시경제학의 대가인 조장옥 교수로부터 경제 이론을 배우면서다. 경제학이 왜 필요하고 세상을 어떻게 구할 수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배웠다.
 
“조장옥 교수님은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내고 국내에서 노벨경제학상에 제일 가까운 사람일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분이었는데 그때 뭘 해야 할지 많이 여쭤보곤 했어요. 문과 전공 중 경제학을 택한 것은 법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서죠. 법 테두리에서만 보면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잖아요. 공무원도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 경제학자가 되기로 했어요.”
 
광고
졸업 후 경제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학위 논문은 ‘나이-부의 축적 과정(Age-Wealth Proile)과 생애주기 가설(Life-Cycle Hypothesis)’이었다. 사람들이 어떻게 부를 축적하는지 월별 데이터를 가지고 연령대별로 분석한 연구였다. 2003년 당시만 해도 우리가 평균 몇 살에 은퇴하는지를 정확히 계산한 통계가 없었는데 최초로 사람들이 52세에 은퇴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김 교수는 2년간 민간기업 2곳에서 근무한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 가기 전 2년 정도 텀이 있었는데 그 기간 서울경제신문사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고요. 이후 신한카드로 직장을 옮겼죠. 리스크관리팀에서 일했는데 당시 ‘카드 사태’ 때라서 현실적인 것을 굉장히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카드 한도를 내리면 몸에 시너를 뿌려 불을 붙이겠다는 전화가 왔던 게 제일 기억에 남네요. 주로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매출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루트를 통해 매출이 카드사로 들어오는지, 연체가 어떤지를 계산하는 보고서였죠.”
 
유학길에 오른 김 교수는 미국 텍사스주립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거시경제·금융·계량을 전공했다. 새벽 4시 학교에 가서 밤 10시에 집으로 돌아올 정도로 공부에 열중했다. 3년간의 유학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SK경영경제연구소에서 수석연구원으로 1년 가까이 일했다. 그러고 나서 2009년 9월 한성대 경제학과에 들어와 16년째 교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 김상봉 교수는 사단법인 한지진흥원의 원장을 맡고 있고 국가미래연구원·신용회복위원회·한국연구재단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대외활동도 활발하다. ⓒ스카이데일리
 
교수 외 대외활동도 활발하다. 사단법인 한지진흥원에서 원장을 맡고 있고 국가미래연구원·신용회복위원회·한국연구재단 등에서 각각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 교수가 한지진흥원 원장을 맡은 배경엔 미래세대에 전수해야 할 전통산업과 첨단기술을 융합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한지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상당히 중요해요. 정보를 보호하는 정보보호지로 쓰이고 전파 방해를 막을 수 있어 의료용으로도 쓰일 수 있죠. 배터리를 한지에 싸면 불이 날 때 꺼뜨릴 수 있어요. 다음 세대에 물려줄 차세대 산업인 거죠. 한지 기술은 젊은 사람들이, 닥나무 생산은 나이 든 사람들이 하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고요. 이렇게 나아갈 생각이에요.”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설립한 AI·빅데이터 분석 데이터 회사인 위너아이(Winnereye)다. 겸직을 할 수 없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기업·공공기관·대학 평가 등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AI·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제공하고 있다. 신용평가업 진출도 앞둔 상황이다.
 
“연구실에서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짜면 제가 수학을 풀어 주는 식으로 평가 데이터를 산출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공공기관평가가 있어요. 공공기관평가 데이터를 확인하러 기획재정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 거죠. 위너아이에서 다 나오거든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날마다 계속 평가하죠. 기타공공기관 평가도 만들어 준비하고 있어요. 경제 불확실성 지수도 한국은행보다 훨씬 싸게 만들기도 했죠. 지금 신용평가 회사를 열려고 고민하고 있어요.”
 
대학·기관 등 여러 곳을 누비면서 보람을 느낄 때도 많았다. 특히 본인이 강조했던 사안이 정부 정책으로 반영됐을 때 가장 보람차다고 강조했다. 기술정보DB(TDB)·기술평가신용(TCB) 등 기술금융이 대표적이다. 기술금융이란 기술평가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
 
“기술보증기금과 2000년대 초부터 TDB·TCB와 관련한 일을 해 왔는데 2010년대 초 어느 날 금융위원회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신용평가와 기술을 합쳐야겠다며 저를 부른 거죠. 그때 기술보증기금에 있던 기술평가 데이터들이 밖으로 나온 거예요. 모형이 없어진 기술보증기금에 2016년쯤 AI로 모형을 다시 만들어 줬죠. 그게 지금 나오는 AIRATE(신기술평가시스템)입니다.”
 
산업 구조조정 및 기술혁신 강조
 
경제학자인 그에게 정치적 이슈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탄핵 국면이 끝난 때까지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7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1.50원으로 한 달 넘게 고공행진하고 있고 주가지수인 코스피는 2400대 굴레에 갇혔다.
 
“단기적으로 채권·외환·주식 등 금융시장이 불안할 것으로 봐요. 금융시장 불안은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죠. 수출기업 대부분이 중간재를 사다가 최종재를 만들어서 파는데 환율이 오르면 중간재 가격이 이미 올라 마진이 별로 남지 않아요. 수입회사는 당연히 피해가 크고요.”
 
▲ 김상봉 교수는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해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에 주목하고 재정정책도 단순히 소비를 늘리기보다는 기술 투자·고용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위기를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재정·통화정책이다. 김 교수는 지금 상황에선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재정정책도 단순히 소비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기술 투자 △서민금융 △고용 등 세 가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떠난 기술 인력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기술에 투자해야 해요. 개발자의 임금을 올려 주는 게 방안이 될 수 있죠. 서민금융도 필요해요. 2·3금융권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생활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서민금융진흥원 등에서 지원하거나 법정최고금리를 올려야 하죠.”
 
정책이 고용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영업자가 너무 많고 10~40대 취업자 수가 계속 줄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퇴직자들이 치킨집·커피숍 등 자영업을 하도록 두기보다는 퇴직해서 나가는 사람들이 다른 업종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른 업종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예산이 부족해요. 청년을 대상으로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퇴직해서 나가는 사람들한테 자금을 푸는 게 시급하죠. 예를 들어 자영업을 하다가 망해서 나갈 때 이 사람들이 새로운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폐업 비용 등을 지원해야 해요.”
 
저성장 기조도 우리나라가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시작된 경기 둔화를 ‘잃어버린 7년’이라고 칭하며 산업 구조조정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성장은 2018년부터 시작됐어요. 그때 국가미래연구원에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었다고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국가미래연구원장인 김광두 교수가 당시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어서 저성장 기조를 두고 정치권에서 싸움이 났죠. 중간에 코로나19가 없었더라도 2% 성장하기 힘들었어요. 잃어버린 7년이죠. 정부는 그때부터 산업 구조조정과 기술혁신에 나섰어야 했어요.”
 
경제성장률을 결정하는 요소는 노동과 인적·물적자본과 기술 발전 등이 있다. 김 교수는 인구가 줄어들고 자본 증가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에 AI·빅데이터를 붙여 자율운항 선박 등을 만드는 식으로 아웃풋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산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고 인력도 그쪽으로 따라가야 해요. 당장 효과가 나오지 않아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하죠.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재정·통화를 쏟아부어도 소용없었죠. 미국은 산업 구조조정을 했어요. 제조업 일부만 남겨놓고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했죠. 2001년 닷컴버블로 주춤하다가 2010년대부터 고성장하기 시작했어요.”
 
재정·통화를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재정은 취약계층과 기술에만 쏟아붓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산업에 신경을 쓰고 제조업에 새 기술을 붙이고 서비스업 중 일부를 빼내는 게 낫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에 자영업자가 너무 많으므로 신산업을 육성하고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자영업자 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했다. 연구 활동에 최선을 다하면서 위너아이를 성장시키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경제학자로서 사람들이 잘살 수 있도록 하는 데 맡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라면 공장을 사려고 하고 있어요. AI·빅데이터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제조업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죠. 굉장히 건강한 라면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농산물로 만든 라면이죠. 경제학자는 참 특이해요. 대부분 정치적인 색깔이 별로 없죠. 좌우보다는 어떻게 하면 우리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을까? 사람들이 잘 먹고 잘살 수 있을까? 그것만 고민하죠.”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3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1
슬퍼요
0
댓글 : 2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29,598 ▶
어제 142,830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