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에 넘겨진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3차 변론에 직접 출석해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육성 변론을 했다. 탄핵 대상이 된 대통령이 직접 심판정에 나간 건 헌정사 처음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헌재의 선(先) 심판을 강력히 촉구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구속돼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은 21일 오후 1시10분께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헌재에 도착했다. 호송차는 곧바로 헌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오후 2시 열린 3차 변론에 출석하기 위함이었다.
20일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내일 대통령이 헌재에 출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탄핵소추된 대통령이 직접 헌재 심판정에 출석한 건 처음이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21일 변론은 증인 없이 윤 대통령·국회 양측만 출석해 채택된 각종 증거를 조사하는 절차를 밟았다. 앞서 헌재는 △비상계엄 관련 언론 기사 △국회 본회의·상임위원회 회의록 △국회·우원식 국회의장 공관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촬영된 CCTV 영상 일부를 증거로 채택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2차 변론에서 제출받은 CCTV 중 일부는 심판정에서 직접 재생할 필요가 있다며 국회 측이 재생 시점을 특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정치권 등에 의하면 윤 대통령은 3차 변론에서 ‘부정 선거’ 의혹 규명 필요성 및 민주당 주도의 ‘줄 탄핵’ 문제점 등을 언급하며 비상계엄 선포 배경을 헌법재판관들에게 직접 설명했다.
국민의힘도 21일 민주당의 ‘줄 탄핵’ 등을 지적하며 헌재가 민주당에 대해 먼저 심판할 것을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심판은 2차 준비기일까지 고작 7일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35일이나 걸렸다”며 “박성재 법무부장관·조지호 경찰청장은 아직 준비기일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왜 이리 불공정한가”고 따졌다.
권 원내대표는 “박 장관 측은 두 번에 걸쳐 신속한 재판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는데 헌재는 무시하고 국회 측에 법무부장관 탄핵 입증계획서 제출 기간을 무려 2주나 줬다”며 “헌재·민주당의 ‘짬짜미식’ 고의 지연 전술”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헌재와 함께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서두른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윤 대통령을 파면해 조기 대선을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이 선고된 바 있다.
권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거야(巨野)의 줄 탄핵은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명분으로 거론된 만큼 대통령 탄핵 결정 이전에 민주당의 ‘탄핵 독재’에 대한 판단을 먼저 내려야 대통령 탄핵심판 완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헌재는 대통령뿐 아니라 10건의 탄핵소추 (심리)를 동시에 진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자격도 문제시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 대행은 이재명 대표와 과거 연수원 시절 동기로서 노동법학회를 함께하고 호형호제하며 가까운 사이”라며 “문 대행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으면 탄핵심판 공정성은 확보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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