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도가 도입된 지 5년이 지난 가운데 기업 연구부서 4곳 중 3곳이 연구개발 성과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분야만이라도 획일적인 근로 시간보다는 노사 자율 합의에 따라 자율 관리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17일 기업 부설 연구소 또는 연구 개발 전담 부서를 두고 있는 5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52시간제도가 기업의 연구개발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 연구부서들의 75.8%는 ‘주52시간제 시행 후 연구개발 성과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 제도 시행 이후 혁신성이 저하된 연구개발 분야(복수 응답 가능)는 ‘신제품 개발’이 45.2%로 가장 많았고 △기존 제품 개선(34.6%) △연구 인력 역량 축적(28.5%) △신공정 기술개발’(25.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조사 대상 기업의 53.5%는 52시간제로 연구개발 소요 기간이 늘었다고 말했다. 얼마나 늘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해당 기업의 69.8%가 ‘10% 이상’을 꼽았다.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연구개발 부서에 주52시간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82.2%가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했고 적정하다는 응답은 17.6%에 그쳤다.
주52시간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시행되고 있는 현행 유연근로시간제는 기업의 37.8%만이 도입하고 있다고 응답해 제도 활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R&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적합한 근로시간제(복수 응답 가능)로 ‘노사가 합의를 통해 자율적 근로 시간 관리(69.4%)’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연구개발 업무에 대해서만이라도 추가 8시간 연장근로 허용(32.5%)하거나 연장근로 관리를 1주 12시간에서 월·분기·반기·년 단위로 합산 관리(23.4%)하는 방안이 나왔다.
김종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는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시기다”며 “특히 반도체 등 국내 핵심 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R&D 부문에 있어 유연한 근로 시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업무의 지속성과 집중성이 중요한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연한 제도 적용과 함께 제도의 당초 취지인 사회적 약자의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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