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발(發)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대한민국 안보 위기 가능성과 국내 거야(巨野)의 무차별 탄핵 남발 등에 의한 대한민국 정치·사회·경제 위기가 정치권의 큰 화두로 떠올랐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을 주장했다. 이에 미국 핵우산에 의존 중인 우리나라도 북한·중국 등의 위협 앞에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등이 대통령 파면을 연일 촉구하면서 외교·경제 등에 혼란이 야기됨은 물론 사회마저 극단적으로 분열되고 있다는 비판도 높아졌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리스크를 딛고 현안들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들 여당 의원 중 한 사람이 5선 중진인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이다. 판사 출신으로 17대 국회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국회 한미 의원외교협의회 부회장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외교·안보·정무 등에서 전문성·리더십을 인정받아 왔다.
산전수전 다 겪은 관록의 정치인이 생각하는 현안 해법은 무엇일까.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나경원 의원으로부터 그의 생각을 들어 봤다.
“美 우선주의 현실화… 간첩죄상 적국→외국 확대”
나경원 의원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강력한 자주국방력’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가 꼽은 자주국방력의 핵심은 ‘자체 핵무장’이다. 나 의원은 본지 인터뷰에서도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핵을 통한 힘의 균형’을 강조했다.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체결 당시 세계 3위 핵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는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영국·러시아로부터 영토 보장을 약속받았습니다. 그러나 크림반도는 러시아에 강탈당했고 국토의 20%가 전쟁터가 됐으며 지원을 호소하러 간 백악관에선 ‘우크라이나에는 협상 카드가 없다’며 냉대받았죠.
북핵 문제와 관련해 ‘서울 패싱’ 우려는 더 이상 기우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공식 언급했고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무대 복귀를 환영한다는 발언까지 했어요.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어떤 제재도 북한 핵개발을 막지 못했다’며 대북 제재의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죠.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이제 단순한 레토릭이 아닌 현실이 됐습니다. 세계 정세가 급변하며 냉혹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도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보다 자주적인 안보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실효성 있는 핵 억지력 확보를 위해 자체 핵무장을 적극 검토해야만 합니다.
우리도 핵을 보유해야 (북한 등과의)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핵무장은 오히려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의 북핵 폐기 유도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북한 핵 질주를 막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설득해야만 합니다.”
외세의 위협은 비단 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있다. 근래 일각에서는 중국 등에 의한 한국 내정 간섭 의혹이 끊이지 않는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헌법기관 및 국가기밀 취급 기관에 외국인 공무원 임용을 제한하고 이미 임용된 외국인·복수국적 공무원 보안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및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안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국가·국민에 대한 충성 의무를 지는 공적 수임자로서 공권력 행사·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핵심적 위치에 있습니다. 국민 주권의 위임에서 비롯되는 공무원의 지위·권한은 원칙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자가 담당하는 게 헌법적 가치에 부합합니다. 특히 헌재·중앙선거관리위원회·감사원 등 헌법상 독립기관은 국가 존립과 헌법 기본질서 유지를 위한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므로 이들 기관에서의 외국인 임용은 엄격히 제한돼야 합니다.
이에 외국인 공무원 임용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고 임용된 외국인 공무원에 대한 체계적인 보안 관리 체계를 구축해 국가 기밀 보호와 공직 신뢰성을 강화함으로써 국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법안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문재인정부 때 민주당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면서 대한민국은 간첩 수사 자체를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찰만이 수사권을 갖게 됐으나 간첩 두 명을 검거하는 데 그쳤죠. 국정원이 수십 년간 쌓아 온 대공 수사 능력을 (경찰 등이) 갖추기 어렵고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수사 기관이 바뀌는 일관성 없는 체계로 인해 해외 기관과의 정보 공유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군정보사령부 군무원의 외국 정보기관 기밀 유출 사건과 외국인 유학생들의 미 핵항공모함 촬영 사건 등은 북한과의 연계가 명확하지 않아 간첩죄를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북한 외에도 다양한 국가의 정보활동이 활발한 동북아시아 안보 환경에서 외국 간첩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 것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사각지대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첨단기술 경쟁이 치열한 국제정세 속에서 주요국들이 자국 안보와 첨단기술 보호를 위해 간첩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만 간첩법 사각지대를 방치한다면 국가경쟁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기술 유출 사건은 2021년 9건에서 2022년 12건·2023년 22건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약 60조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군사 안보뿐만 아니라 산업 안보를 위해서라도 간첩죄상 ‘적국’을 ‘외국 및 이에 준하는 단체’로 확대해야 하는데 민주당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개정을 못 하게 하고 있습니다. ‘언제적 간첩이냐’며 안일한 태도로 임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불법 가담자들 엄벌… 조기대선 논하는 건 시기상조”
거야를 둘러싼 논란 중 으뜸을 뽑자면 단연 ‘대통령 파면’ 요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갈지자 행보’다.
사실상의 ‘우클릭’을 선언했던 이 대표는 돌연 ‘K엔비디아 국민 지분 공유’ 등을 주장했다. 또 K엔비디아 육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업계가 요구 중인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 등에 대한 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적용은 반대했다.
내란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법원 판단에 따라 석방되자 거야는 장외투쟁까지 언급하면서 파면 요구에 한층 더 열을 올리고 있다. 헌재는 헌재대로 공정성 시비에 휩싸였다. 나경원 의원의 진단이 궁금해졌다.
“이 대표 발언은 기업 생태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기업 성장 과정에서 창업자의 지분도 희석되는 게 현실인데 정부가 (지분) 30%를 국민 몫으로 한다면 어느 기업이 대한민국에서 혁신을 꿈꿀까요. 기업이 성공해야 일자리와 세금·수출 등으로 국가발전·국민 경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기업을 키울 생각은 않고 기업에 약탈자적 이미지만 씌우며 기업과 근로자·국민을 갈라치기 하고 기업을 뜯어 먹을 생각만 하니 일자리는 줄고 기업 경제는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얼마 전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대통령께서 석방돼 한남동 관저로 복귀하셨습니다. 이번 법원 결정은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음을 명백히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죄 추정의 원칙·불구속 수사의 원칙·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 해석하는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형사법상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대통령 불법수사와 불법구금의 원죄를 끝까지 물어야 합니다. 공수처는 반드시 폐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불법수사 가담자들에 대한 즉시 수사와 엄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헌재도 이번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의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각하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민주당의 내란몰이 사기 탄핵 이후 헌재 심리 과정에서 탄핵소추 사유의 핵심인 내란죄가 철회됐습니다. 이는 탄핵소추의 동일성을 상실한 것으로 국회 재의결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헌재는 삼권분립 정신에 입각해 절차적 하자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각하 결정을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대통령께서 복귀 시 임기 후반부엔 개헌과 정치개혁 추진에 집중하시겠다고 탄핵심판 최종진술에서 말씀하신 것으로 압니다. 구상하신 바에 따라 추진하시지 않겠나 싶습니다.”
여당을 둘러싼 논란 중 하나는 한동훈 전 대표의 조기 정계 복귀다. 나경원 의원은 이를 어떻게 보는지 물어봤다.
“이번 계엄과 탄핵에 이르는 과정에 있어 한동훈 대표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봅니다. 당대표가 되고 대통령과의 갈등이 첨예화됐고 이것이 국민들께서 이재명 민주당의 의회 독재를 인식하게 되는 데 장애가 됐다고 봅니다.”
여권에서는 만에 하나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복귀가 어려워져 조기 대선이 열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상황이 닥칠 경우 나경원 의원이 생각하는 자신의 역할 등을 조심스럽게 들어 봤다.
“그동안 우리 당과 국가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해 왔습니다. 다만 대통령 탄핵 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대선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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