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SKT) 유심 무료 교체 첫날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이용자들이 SKT 매장으로 몰리고 있다. SKT는 유심 보호 서비스 등을 통해 이용자 불안감 해소에 나섰으나 불안감을 완전히 가라앉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오전 10시 종로에 위치한 SKT 대리점을 찾았다. 유심 교체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 중인 한 SKT 이용자는 “너무 불안해서 출근하자마자 회사에 말하고 달려왔다”면서 “주말에 유출된 정보로 문제가 생기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최대한 빨리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리점 앞에서 만난 한 SKT 이용자는 “남의 개인정보를 가져가 놓고 관리를 똑바로 안 해서 생긴 일인데 이렇게 아침부터 나와서 줄을 서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며 “SKT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SKT는 쏟아지는 유심 교체 요구에 대응해 유심 무료 교체 신청 예약을 받고 있다. SKT 대리점 관련 안내문에 붙은 QR코드를 이용해 접속하자 28일 오전 10시 20분 기준 대기 인원이 8만2434명에 달했다.
SKT는 19일 오후 악성코드로 SKT 고객의 유심 관련 일부 정보 유출을 확인했다. 유심 정보가 유출될 경우 유출된 정보를 이용해 다른 휴대폰으로 대출을 받거나 대포폰을 만들 수 있다. 이 외에 유심 정보를 통해 은행이나 가상자산 계좌를 얻는 심 스와핑 범죄 우려도 제기되는 등 격렬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SKT 가입자는 약 2300만 명이며 SKT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187만 명까지 합하면 2500만 명에 근접한다. 국민 절반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해커들에게 악용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유영상 SKT CEO는 서울 을지로 SKT 사옥에서 열린 고객 정보 보호조치 강화 설명회에서 사과와 함께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SKT의 무료 유심 교체는 28일 오전 10시이며 이에 따라 SKT 관련 매장으로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SKT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유심칩 100만 개가 확보돼 있으며 5월 말까지 500만 개를 확보할 예정이다. 유심 교체를 하지 않았다면 SKT 유심 보호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SKT 관계자는 “고객분들이 불안해하는 것이 당연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하지만 유심을 교체하지 않아도 유심 보호 서비스로 유심 교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보안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SKT의 대고객 발표문에 따르면 유심 보호 서비스에 554만 명의 고객이 가입했으며 이는 전체 가입자 2300만 명의 24%에 해당한다. SKT는 유심 보호 서비스로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으며 피해가 발생하면 SKT가 100%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비정상 인증 시도 차단 강화 조치도 최대 수준으로 격상해 운영 중이다.
피해 보상의 경우 SKT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피해 규모를 확인한 후에 산출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SKT가 적극적으로 고객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나서고 있지만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무료 유심 교체 이전에 유심을 교체한 SKT 이용자는 “보호 서비스가 있다고 하는데 유심 정보가 빠져나간 시점에서 그 서비스는 안전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 말도 안 된다”며 “약정이 끝나고 통신사를 옮기거나 약정을 깨는 것도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SKT 이용자는 “요즘 개인 정보 유출 이야기가 안 그래도 많이 들리는데 유심까지 털렸다고 하니까 내 정보는 이미 공공재가 된 것 같다”며 “어느 날 갑자기 통장에서 돈이 다 빠져나갔다고 해도 안 놀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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