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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부터 미국 내 의약품 제조공장이 없는 국가에서 수입되는 모든 브랜드·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제약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은 무역협정에 따라 최대 15% 관세 상한을 보장받았으나 한국은 아직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놓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에 의약품 공장을 짓지 않는 한, 10월1일부터 모든 브랜드 의약품과 특허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지난 8월 CNBC 인터뷰에서 밝힌 ‘점진적 인상안’(초기 소폭 부과 후 1~1년 반 내 150% 이후 250% 인상)과는 달리 즉각적인 고율 관세 적용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EU나 일본처럼 협정을 체결한 국가도 의약품 관세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해당 협정에 따라 15% 상한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과 EU는 지난달 공동성명을 통해 의약품, 반도체, 목재에 부과되는 모든 관세율이 15%를 넘지 않도록 보장하기로 했다. 일본 역시 유사한 합의에 따라 의약품 관세가 15%로 제한된다.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은 협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한국은 7월 무역협정 협의 과정에서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게 대우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구두 발언을 미국 측으로부터 얻어냈지만 최종 문안 합의나 서명이 이뤄지지 않아 관세 상한을 보장받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10월부터 한국산 의약품은 미국 시장에서 100%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유엔 무역통계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의 의약품 수입액은 2126억 달러(약 300조 원)였고 이 가운데 한국산은 4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로 약 1.9%를 차지했다.
한국 전체 대미 수출액(1316억 달러) 대비 3% 수준이지만 국내 의약품 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의약품 수출액은 95억9800만 달러(약 14조1000억원)였으며 이 중 94.2%가 바이오의약품으로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가 주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대미 의약품 수출액은 5조원이 넘는데 여기에 100% 관세가 부과되면 사실상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다”며 “특히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베터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수출에 주력하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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