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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가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정면 충돌 구도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입법에 이어 사법개혁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헌정위기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거리로 나서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1일 대구에 이어 일주일 만인 28일 오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두 번째 대규모 장외투쟁을 열었다. 여당의 검찰청 폐지 입법과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추진을 ‘사법부 흔들기’로 규정하며 ‘헌정위기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원내에서도 여당의 입법 드라이브에 맞서 ‘투트랙 투쟁’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에서는 정부조직법·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법 등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법안들에 맞서 필리버스터를 나흘째 이어가며 여론전에 나섰다. 장외투쟁과 원내 투쟁을 병행해 입법 독주에 맞서겠다는 의도지만, 실질적으로 표결 결과를 뒤집을 수단은 없다. 그럼에도 당 지도부는 “국민에게 상황을 알리는 것이 야당의 의무”라며 장외와 원내를 동시에 가동하고 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사법개혁 드라이브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로 검찰청 폐지를 확정지은 민주당은 이제 사법부를 향한 개혁 화살을 겨누고 있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30일 열리는 법사위 청문회에 조희대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세우겠다는 입장이지만 조 원장은 이날 불출석을 통보했다. 김용민 법사위 여당 간사는 “조 대법원장은 반드시 청문회에 나와야 한다”며 “불출석 시 고발 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고 압박하기도 했다.
민주당 강경파 일각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사퇴 촉구는 물론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대선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부적절한 회동을 가졌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제시된 음성파일의 진위 논란이 불거지면서 증거 부족 지적도 나온다. 여권 공세가 자칫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제기된다. 그러나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강경파 지도부가 전면에 나서면서 신중론은 힘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라는 굵직한 제도 개편에 이어, 사법개혁 후속 과제로 대법관 증원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 대법원은 대법원장 1명과 대법관 1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건 수 증가와 사법행정의 과부하를 이유로 대법관 수를 늘리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민주당은 이를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강조하며, 법원 개혁의 핵심 의제로 삼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검찰청 폐지에 이어 대법원장까지 정조준하는 모습은 강경 지지층에게는 호소력이 있지만, 증거 불충분 논란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30일 국회 법사위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 불출석을 통보했다며 출석을 촉구했다. 전 최고위원은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 불신을 초래한 사안에 대해 국민 앞에 해명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청문회는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법관 증원안 등 사법개혁안을 이번 주 초 발표할 계획이라 밝히고, 특검에 협조하지 않는 검사들을 “정치검찰”이라 지칭하며 감찰·징계를 촉구했다. 아울러 명태균 게이트 수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의혹 규명을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 당시 민심 변화를 사례로 들며, 추석이라는 민심의 분수령이 여야 모두에게 기회이자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의 공세가 지지층 결집을 강화할 수 있지만, 무리한 의혹 제기로 비칠 경우 중도층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를 ‘헌정위기론’으로 부각하며 추석 밥상 여론전을 노리고 있다. 민주당의 공세가 지지층 결집을 강화할 수 있지만, 무리한 의혹 제기로 비칠 경우 중도층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전면에 서는 것만으로도 여당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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