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여는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에 불출석 입장을 통보하면서 정치권 공방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강도 높은 출석 압박에 나섰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26일 법사위에 불출석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는 의견서에서 “이번 청문회는 진행 중인 재판 합의 과정을 밝히라는 성격을 띠고 있어 헌법과 법률상 사법 독립을 침해한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오경미·이흥구·이숙연·박영재 대법관을 비롯해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법관들도 잇따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 의견서에서 “청문회는 헌법 제103조가 보장한 사법 독립과 법원조직법, 국정조사법, 국회법의 취지에 반한다”며 “출석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민주당은 “대법원 판결이 이미 종결된 사안이므로 재판 독립 침해 우려는 없다”며 “청문회는 조급한 파기환송 판결과 대선 개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 김용민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 최고 수장이 법률이 정한 사유서 대신 의견서를 낸 것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모독한 것”이라며 “특히 이번 문건은 지난 5월 불출석 의견서와 내용이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복사·붙여넣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복붙 의견서 뒤에 숨지 말고 국민 앞에 진실을 밝혀라”고도 요구했다.
전현희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대법원장은 국민적 의혹을 사고 사법부 불신을 초래한 일련의 사안에 대해 소상히 해명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이번 청문회는 압박이 아니라 마지막 기회다. 국민의 사법부로 거듭나기 위해 직접 출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법 개혁의 방아쇠를 당긴 건 다름 아닌 조 대법원장”이라며, 청문회 불출석이 곧 개혁 압박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태도와 무관하게 예정된 사법개혁안을 이번 주 초 공개할 계획이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준비 중인 안에는 △대법관 증원 △추천위원회 구성의 다양화 △법관 인사평가제 개편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 5대 과제가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