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우순 의약전문 칼럼니스트(한국제약협회 보험정책실장)
퇴장방지를 위한 조치로는 원가보전 방법과 사용장려비 지급 방법이 있다. 원가보전 대상은 환자진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채산성이 없어 제약회사가 생산 또는 수입을 기피하는 의약품이다. 고가의약품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어 비용효과적인 측면에서 특별히 관리해야 할 의약품은 병원과 약국에 사용 장려비(약값의 10%)를 지급하는 방법을 쓴다. 2014년 현재 352개 성분, 678품목이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퇴장방지의약품의 보험급여 청구금액은 4천 74억원이다.
퇴장방지의약품은 약가정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보호를 받는다. 우선 원가자료를 제출해 보험약가를 인상할 수 있다. 실거래가 조사 약가인하나 재평가에 의한 약가인하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제도의 운영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배려다.
퇴장을 촉진하는 병원의 퇴장방지약 구매방식
▲ 자료:보건복지부 감사담당관실
그러나 퇴장방지의약품 지정제도는 대형병원의 의약품 구매과정에서 그 취지가 무색해진다. 최저가 입찰제도 하에서 퇴장방지의약품도 예외 없이 입찰 예정가의 30%~50% 수준으로 낙찰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부분의 대형병원이 품목별 입찰이 아닌 군별(그룹별) 입찰을 실시하고 있고, 해당 군에 포함된 퇴장방지의약품은 시장에서 갖는 개별 의약품으로서의 독특한 지위와 가치가 고려되지 못하고 동일한 할인공급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퇴장방지의약품은 환자진료에 꼭 필요한 의약품이고, 퇴장방지의약품 지정제도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 생산 의무가 있는 제약회사, 원활한 공급시스템 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각각의 책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허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보완하는 조치다. 적정 의약품 사용을 유도해 보험재정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좋은 제도가 병원의 저가구매로 퇴색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퇴장방지의약품의 퇴장을 조장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형병원의 현행 군별 입찰방식은 품목별 입찰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어렵다면 퇴장방지의약품을 별도의 군으로 묶어 입찰에 붙이는 방법이라도 써야 한다. 이것이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제도의 취지를 온전히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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