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로 물의를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서 대신증권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라임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수익률이 좋고 원금손실이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말을 믿은 고객들은 대신증권이 판매하는 라임의 사모펀드 투자에 나섰고 곧 환매중단 사태를 증폭시킨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대신증권의 라임의 사모펀드를 판매에 핵심 역할을 했던 대신증권 반포WM센터 전 지점장인 C씨가 평소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친분을 과시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현재 도주한 상태다. C씨를 필두로 대신증권 인사와 라임 인사들 간 교류가 활발했던 것으로 드러나 눈길을 끈다.
2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대신증권이 판매한 라임 사모펀드 잔액은 8479억원으로 전체 판매잔액 중 19.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라임의 펀드를 판매한 금융사 중 가장 큰 규모다.
특히 대신증권이 라임의 사모펀드를 대규모로 판매한 과정에서 수상한 정황이 다수 드러나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먼저 대신증권은 라임의 사모펀드를 타 증권사들보다 빠르게, 적극적으로 판매한 금융사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반포WM센터’를 통해 라임의 사모펀드를 대규모로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곳에서 개인들에게 판매한 라임 사모펀드 잔액만 1300억원이 넘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신증권 반포WM센터를 통해 억대 자산을 라임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A씨는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억울한 심정을 전했다. A씨는 “처음에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주부 대체투자 교실’이라는 이름으로 세미나를 열어 주부들을 모집한 뒤 라임 사모펀드를 소개, 판매했다”며 “일주일에 1번 씩 4번에 걸쳐 설명회를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투자금의 200%를 담보로 잡고 있어 원금손실이 없고 수익률이 무척 높다는 식으로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현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자리에 모인 주부들이 투자 전문가들도 아니고 뭘 알겠나. 원금이 보장되고 수익률이 높다는 말을 그대로 믿고 대부분이 투자에 나섰다”며 “나중엔 소문이 나서 번호표를 받아야 상품에 가입할 수 있을 정도였으며 그렇게 개인들에게 판매한 것만 1300억원은 족히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A씨와 마찬가지로 반포WM센터를 통해 라임 사모펀드에 투자했다는 B씨는 “당시 반포WM센터 지점장이었던 C씨는 설명회를 열 정도로 라임 사모펀드 판매에 적극적이었고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을 때도 ‘문제없으니 걱정말라’는 식으로 고객들을 안심시켰다”며 “그런데 C씨는 사태가 터지기 전 본인 친인척들에 대해선 미리 환매를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도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것이라 볼 수 있으며 이를 묵과한 대신증권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하다”고 덧붙였다.
A와 B씨는 사태가 이렇게 진행된 배경 중 하나로 대신증권과 라임 간 수상한 관계도 지목했다. 이들은 당시 반포WM센터장이던 C가 평소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과 관계가 막역하다는 걸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전 부사장은 라임 사태가 불거지며 잠적한 상태다.
피해자들은 이 전 부사장이 대신증권 출신 인사라는 점과 대신증권 반포WM지점에서 행사를 진행할 때 이 전 부사장이 자주 참석했다는 점 등이 두 사람 관계가 돈독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증권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C씨는 지난 2016년 라임이 펀드 실사를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를 당시 국내 증권사 PB(프라이빗뱅킹)로는 유일하게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라임은 당시 펀드 예상 모집금액 중 대부분을 C씨가 근무하고 있던 대신증권 압구정지점에 몰아줄 계획도 가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평소 C는 이 전 부사장과 서로 죽고 못 사는 사이였다고 말하고 다니곤 했다”며 “C씨가 지점장으로 있던 당시 반포WM지점에서 라임 관계자들을 초청해 종종 행사를 열곤 했는데 그럴 때면 이 전 부사장이 얼굴을 비췄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1월 잠실에서 진행된 행사엔 대신증권 전무를 비롯해 대신증권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기도 했는데 이 자리에도 이 전 부사장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A씨는 정황상 대신증권 관계자들이 라임 관계자들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비춰지며 이는 곧 사태 확산의 배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분히 모종의 거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설명했다.
B씨는 “이어룡 회장을 비롯한 대신증권 핵심 경영진들도 이번 사태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며 “그럼에도 고객들에게 피해보상에 대한 이야기가 일절 없는 대신증권의 행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번 라임사태와 관련해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응당 우리가 해야 할 도리는 다 할 것이다”며 “사태가 경영진과 관계있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포WM센터장 전 센터장의 개인적 친분에 대해선 잘 알 수 없는 부분이지만 원종준 대표와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종필 부사장과의 친분 관계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강주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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