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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대학교 등록금 반환 갈등

학교 못 가는데 돈은 그대로…코로나발 등록금 갈등

등록금 반환 시위에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침묵 지키는 대학 “구체적 계획없다”

김재훈기자(hjkim@skyedialy.com)

기사입력 2020-05-27 00: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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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학생을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학과 교육부는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면서 등록금을 둘러싸고 대학과 학생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 대학들이 개강 연기는 물론 학교 내 시설까지 폐쇄하고 있어, 등록금 일부라도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비싼 학비의 일부라도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 대학들이 아직까지 등록금 반환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데다 정부 역시 책임을 대학에 미루고 있어 학생들 사이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집단 소송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질 떨어지는 온라인강의, 학교 내 시설 이용 불가”…학생 불만 속출 
 
▲ 온라인 강의 시행으로 비어있는 대학의 빈 강의실, 학생들은 등록금에서 학교 시설이용료와 수업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수업은 물론 학교시설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성토한다. [사진=뉴시스]
 
대다수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의 질이 떨어진다’, ‘학교 시설 이용이 불가능하다’ 등의 이유로 대학에서 등록금을 일부라도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등록금 내역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시설 이용료’, ‘수업료’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의 질적 수준이 대면 강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실시간 강의가 아닌 녹화된 강의로 대체’, ‘교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대체 과제’ 등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권 대학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수업의 질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온라인 수업의 장점이 학교에 가지 않아 개인 시간이 많이 확보되는 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 말고는 딱히 장점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님들도 온라인 강의를 처음 경험하다보니 프로그램을 잘 못 다루는 것은 이해가 간다”면서도 “하지만 수업 안내가 늦거나, 갑작스런 일에 대처 하지 못 하는 경우 학생으로선 혼란이 온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재학생은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 시행으로 강의의 질이 하락하고 학교 시설 이용으로 얻는 효익이 사라지면서 상당한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며 “이미 교내 커뮤니티선 온라인 강의가 사이버대학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를 성토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으로만 강의를 진행하다 보니 수업의 질이 상당히 떨어지는 만큼 학비의 일정 부분이라도 감면해주는 게 옳다”며 “등록금 환불로 학교 재정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일부라도 학생들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등록금 환불 시위에 나서는 학생들, 집단 소송 움직임 비화 
 
▲ 학생들은 대학과 교육부가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자 시위는 물론 집단 소송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학생들이 교육부와 대학들이 등록금 환불 문제에 대책을 내좋지 못하자 시위를 통해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집단 소송의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부산시총학생회연합은 지난 6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등록금 일부 환불과 함께 대학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1학기 등록금 반환이 힘들다면 다음 학기 등록금 일부를 감면하거나 성적 기준을 완화해 특별장학금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34개 예술대학 학생들로 구성된 ‘예술대학생 네트워크’도 같은 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와 대학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등록금을 반환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가에서 재난 상황을 선포한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교육부나 대학 책임자들은 ‘비대면 수업’외의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업만 원격으로 진행될 뿐 실습 과제는 이전과 같은 방식이라 학생들끼리 강의실을 대여해 사용해 지출이 늘어나고 안전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도 4월 2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위를 열어 등록금 반환을 촉구했다. 전대넷은 국내 203개 대학 재학생 2178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9.2%가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전대넷은 “대학생의 재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지만,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3자 협의회를 소집해달라는 학생 요구에 아무런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등록금 환불 문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슈다. 미국에선 컬럼비아대, 코넬대 등 50여개 학교 재학생들이 각 대학에 기숙사비와 등록금 일부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김경수 법률사무소 빛 대표 변호사가 4월 말부터 SNS를 통해 등록금 반환 소송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학교측이 자발적으로 등록금 반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등록금은 학생들이 대학측에 양질의 수업과 학교시설 이용 등을 제공받는 데에 대한 대가다”며 “현재 학교 측은 책무를 이행하지 않고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 과정에 대해 “지금까지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지만 혹여나 불이익이 있을까봐 고민 중인 학생들이 많다”며 “1학기 종료 시까지 소송인단을 모집한다”고 밝혔다.이어 “현재 미국에서 진행중인 소송의 결과를 지켜보고 이 소송의 판례와 법률을 검토해 소송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현재 교육부나 대학들이 환불 문제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며 “학생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소송 진행 없이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학 “대책 고민 중 구체적 계획 없다”…교육부 “학생지원 논의 중”  
 
▲ 교육부는 '각 대학이 결정할 사항'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피해 학생들을 위한 대책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사진은 유은혜 교육부장관[사진=뉴시스]
 
학생들의 등록금 반환을 위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자 대학들과 교육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학들은 10년 넘게 등록금이 동결돼 재정난을 겪고 있는데다 코로나19 방역과 원격수업 준비를 위해 적잖은 비용이 들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권 A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반환 요구가 점점 커지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직까진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일단 1학기가 끝나 봐야지만 대략적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권 B 대학은 “등록금 환불 문제는 곧 바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학교 재정사항, 방역과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지출 등을 검토해 결정할 사항이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나온 계획은 없지만 학생들과 소통하며 1학기 종료 후 해결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고 전했다.
 
지방의 한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환불 문제에 대해 학교마다 충분히 인지하고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며 “현 재정 상황에선 환불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기 때문에 교육부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등록금 환불문제에 ‘각 대학이 결정할 사항’이라는 기존 입장의 변화는 없다”면서도 “현재 교육부내 ‘고등교육재정위원회’를 통해 학생들 지원과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에 대해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김재훈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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