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서 176석을 차지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반기업 법안 입법 행렬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코로나 사태 등으로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을 아예 벼랑 아래로 떠미는 처사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공정거래법, 상법개정안 등은 전 세계에서 그 유례가 없는, 지극히 정치적 목적에 의한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공정거래법은 재벌개혁 위한 상투적 개정…세계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자유민주시민연대 산하 연구기관 자유시장연구원(자시원)은 스카이데일리 후원 하에 7일 프레스센터에서 창립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부·여당의 반기업 정책인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공정거래법 개정안)과 상법입법 예고안의 문제점과 대안이 제시됐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대안의 발제를 맡은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현행 공정거래법은 △사전규제 중심 △강력한 경제력 집중 억제 △대기업·대주주의 투자와 거래에 대한 특별규제 등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한 단계 더 진화한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익법인의 계열사 의결권 제한 △신규지주사 전환 시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강화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대상 상장·비상장사 20% 일원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 교수는 공정거래법 개편의 취지가 세계적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오로지 재벌압박에만 목적을 둔 상투적인 법 개정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의 내용은 입법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이 헌법 제126조 ‘국방상 또는 국민경제상 간절한 필요 없이는 사영기업의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금지 규정’에 반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공익법인의 의결권을 제한한 사례는 없다. 의결권 제한을 통해 얻는 공익의 침해보다 사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없다.
신규 지주사 자·손자회사 지분율 강화 역시 목적의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방법의 적절성 미흡, 법인의 균형성 부족, 침해 최소성 원칙 위배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 역시 사각지대에 속한 몇 개의 회사 때문에 규제 대상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위법성 판단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경성담합에 대한 규제 강화의 경우 과징금 인상을 위한 위하적 기능 강화의 목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봤다. 전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산업구조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시장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적합한 입법정책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경제력 집중과 관련해 시장집중은 물론이고 일반집중과 소유집중 모두를 규제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동떨어진 규제중심의 경쟁정책과 피고 있다”며 “이는 자칫하면 국내자본의 해외유출 열기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전 교수는 “공정거래법은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진 경영환경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은 개정안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 개정안은 철회시키고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는 새로운 전면개정안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경영권 위협하는 상법개정안…오너 외 소액주주 주주권 침해 소지 다분”
민주당이 발의한 상법개정안의 문제점과 대안 발제를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경영권 방어 장치가 전무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은 소액주주 보호가 아닌 악성 투기자본의 보호효과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른 경영권 위협도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상법개정안에는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 △감사위원 분리선임 △기준제도 일원화 및 운영 유연화 △소수 주주권 요건의 선택적용 명문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최 교수는 다중대표소송제가 독립된 법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자회사 주주의 주주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으며 경영진의 경영활동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임에 대해서는 감사위원은 이사의 자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감사위원 분리선임 시 최대주주의 이사 선임권 자체가 3%까지로 제한 돼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경영권 방어 수간이 부재한 상황에서 해외 투기자본이 경영권 위협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 교수는 소수주주권 요건의 선택적용 명문화는 상장회사의 권한 행사에 보유기간 요건이 적용되지 않을 시 해외 투기자본의 단기 취득에 의한 공격에 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상법개정안은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 뿐 아니라 소액주주의 권리까지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최 교수는 “상법개정안에 담긴 내용들은 소위 경제민주화 입법으로 2015년부터 추진되던 법안들이다. 본래의 취지는 대규모 가족기업을 강력하게 규제하면서 소기업과 소액주주를 보호하자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결과적으로는 모든 기업에게 아무런 방어장치 없이 기업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는 수단만을 잔뜩 나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래 목표인 소액주주 보호가 아니라 기업을 공격할 수 있는 길만 활짝 열어주어 소액주주가 아닌 악성 펀드들을 보호하는 법이 되고 말았다”며 “특히 다중대표소송, 감사위원 1인 분리선임, 소수주주권을 행사함에 있어 회사법의 일반 요건과 상장회사 특례규정상 요건 중 선택 적용 명문화 등이 독소조항이다. 이와 같은 규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하고 적어도 공격과 방어수단이 균형을 이루는 내용들로 다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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