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단체 ‘통감’은 소‘통’과 공‘감’의 뒷글자를 따서 만들어졌어요. ‘소통’이란 청년 간, 그리고 청년과 사회 간의 양방형적 소통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하고 ‘공감’이란 사회문제에 대한 통감 구성원의 공감을 토대로 사회 구성원의 공감을 유도하는 것을 의미해요. ‘경쾌한 행동형 프로젝트’로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청년 비영리 단체죠.”
‘통감’은 2016년에 설립돼 사회문제를 청년의 관점에서 깊이 있게 고찰해온 단체다. 아동 성폭력 근절, 젠트리피케이션 해결 방안 모색, 시각 장애인 권리에 대한 시민 인식 개선, 저출생 문제, 플라스틱 빨대 절감 및 친환경 빨대 사용 촉구 등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 방안 마련을 위해 경쾌한 캠페인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의 시각에서 행동형 프로젝트 경쾌하게 풀어나가
11월 중순의 어느 날 이수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기자가 만난 이석린 통감 대표(20)와 조은교 부대표(21)는 이제 갓 스물을 넘은 나이지만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조직의 활발한 활동을 이끄는 리더의 저력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대표와 조 부대표는 조직의 구성과 활동 내용에 대해 먼저 입을 열었다.
“통감의 회원은 대학생들과 직장인들로 구성돼 있어요. 대표와 활동 회원은 매년 바뀌어서 저희가 5대째죠. 현재 활동인원은 60여명 정도지만 회원제라 활동했던 회원들이 계속 쌓여서 전체 회원은 200명 정도 돼요. 이 중 100여명은 서울시 청년청에 시민단체 회원으로 등록돼 있어요.”
“통감은 청년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다뤄요. 그 이유는 사회문제에 있어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더욱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저희가 청년 주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청년 주거’라고 하면 보통 반지하 등에 사는 대학생의 모습을 많이 떠올려요. 사회 전체적인 시선으로 봤을 때 ‘대학생들에게 그 정도의 고생쯤이야, 그래야 청춘이지’ 이런 인식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청년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면을 잘 비춰준다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대표는 통감의 세 가지 핵심가치를 ‘청년’ ‘경쾌’ ‘행동’이라고 했다. ‘청년들의 시각에서 행동형 프로젝트를 경쾌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통감이 추구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에게 학술적으로 통감의 입장을 보여주면 그 의미가 잘 와 닿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청년의 시각에서 경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 통감이 도출한 답은 경쾌한 행동형 프로젝트였다고 전했다.
“우선 청년의 시각으로 사회문제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청년 주거 프로젝트 이전에 플라스틱 빨대 감소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대학생들이 카페를 많이 이용해서 신촌이나 홍대 등에는 카페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플라스틱 컵, 빨대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버려진 모습을 보고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죠. 주요 소비층인 우리부터 변화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사용량을 줄이거나 대학가 카페에 있는 플라스틱 빨대를 친환경 빨대로 대체한다면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면 앞서 언급한 이 두 가지 취지를 번갈아 가면서 시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통감의 경쾌한 행동형 프로젝트는 시민의 동참을 유도하기도 한다. 게임 형식이나 큰 행사를 열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코로나 이전에는 한강공원이나 신촌 연세광장 등에서 시민들이 게임을 같이 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코로나 이후에는 핵심가치인 ‘경쾌함’을 잃지 않기 위해 온라인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올해 진행한 경쾌한 행동형 프로젝트에는 ‘청년 주거’와 ‘아동학대 예방’ ‘싸이로그(PsyLog)’가 있어요. ‘싸이로그’는 이름만 들었을 때 생소할 수 있어요. ‘싸이로그’ 는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청년들, 미뤄진 채용공고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을 위해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예요. 코로나19로 청년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심리적·정서적 압박을 털어놓을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참여자 스스로 자신의 정신건강을 되돌아보고 다른 사람들과 이 시기를 함께 이겨낼 방법을 모색하도록 유도하죠.”
이 대표는 통감의 대표적인 경쾌한 행동형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2017년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을 받아 반성폭력 대학생 대토론 ‘아고라’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패널들을 초청해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성폭력 피해자들의 현주소와 문제 해결 방안을 강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통감이 가장 크게 알려진 프로젝트는 아무래도 지난해 선보인 ‘빨대 혁명’이 아닐까 싶어요. 이 역시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프로젝트인데 일회용 빨대 사용 실태 및 인식 조사를 시작으로 11개월 동안 한 달에 하루를 빨대 데이로 지정해 그날 하루만큼은 대학가 카페에서 친환경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었죠.”
“우리가 애써 무시해 온 문제들을 직면하고 일상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파”
조 부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올해 겪은 프로젝트 진행의 어려움을 전했다. 원래 청년주거 프로젝트는 기존 프로젝트처럼 대토론회, 토크콘서트 등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전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다만 강당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토크콘서트 같은 경우에는 스튜디오를 빌려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싸이로그 같은 경우에도 원래는 신촌 스타광장에서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포스트 잇으로 의견을 직접 써서 진행하는 참여형 행사였는데 지금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온라인으로 받은 사연을 추후 큰 공원 같은 곳에 전시할 예정이에요.”
조 부대표는 통감의 철학이 담긴 토론 프로그램 ‘모과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모과차’란 “‘모’든 ‘과’정과 생각에는 ‘차’이가 있을 뿐 틀림이 없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프로그램으로 이를 통해 세 가지 주요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꿈꾼다고 강조했다. 또 ‘통감’ 안의 목소리를 공유하고 성찰하는 시간인 ‘모과차’에서는 평소에 다루지 못했던 주제를 진지하게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모임마다 발제자가 자유 주제로 발제문을 준비하면 이를 바탕으로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간다고 밝혔다.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해 모과차에는 주요 원칙 세 가지가 있어요. 첫째는 존중과 배움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세를 지니는 태도예요. 우리는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타인을 마주하게 돼요. 따라서 내 이야기만큼 상대방의 이야기 또한 논의를 위한 소중한 발걸음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 대한 이해나 설득을 요하기보단 인정하고 존중하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경청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둘째로, 합의가 아니라 공유를 목표로 해요. 이 모임을 통해 갈등을 마무리하거나 의견이 갈라지는 담론을 매듭지으려는 것이 아니에요. ‘모과차’는 우리가 애써 무시해 온 문제들을 직면하고 일상에서 자유롭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털어놓는 시간이에요.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죠. 개개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조 부대표는 ‘모과차’의 마지막 세 번째 원칙은 ‘모든 구성원은 반대할 자유와 반대받을 자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상대방의 생각과 다른 지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반대 의사를 표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단, 언제나 ‘사람’이 아닌 ‘생각’에 반대하고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하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모두에게는 반대 받을 자유 역시 있다며 상대방의 반대를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대표진 등이 교체되고 활동 회원도 바뀐다. 이 대표는 ‘통감’에 관심가지는 사람들에게 ‘통감’에 들어오면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단체라고 꼭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통감의 활동은 언제 어떤 활동을 해야 한다고 미리 확정된 것이 아니므로 때에 따라서 구성원들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진행할 수 있는 열린 구조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저희는 상반기에는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하고 하반기에는 다음 상반기에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지 논의해요. 참고로 내년 프로젝트는 아직 논의 중이에요. ‘통감’에 들어온 사람들은 모두 관심 있는 사회문제가 하나씩은 있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모든 통감원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프로젝트 선정 과정에 긴 시간을 투자하는 이유도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함이죠. 사회를 보면서 느낀 생각을 혼자만 갖고 있지 말고 함께 고민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통감의 문을 두드리세요. 언제든 활짝 열려 있답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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