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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한 미국 로봇 개발 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새로운 물류용 로봇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최근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과 소규모 공장 자동화 수요를 적극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9일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하역 작업 등이 용이한 창고 자동화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공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한다.
이번에 공개된 스트레치는 좁은 창고 안을 스스로 움직이며 물류 박스를 이동시킬 수 있도록 움직이는 베이스와 경량 팔(arm), 스마트 그리퍼(gripper) 등으로 이뤄졌다. 최대 50파운드(약 23kg) 무게의 박스와 수축 포장 케이스 등을 옮길 수 있다. 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비전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박스를 인식할 수 있다.
스스로 하역장 안을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이용해 수시로 변화하는 시설 내부 구조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도 스트레치의 큰 장점이다. 전통적인 창고 자동화 시스템이 고정형 인프라를 요구하는 것과 달리 기존 창고 공간과 운영 방식 내에서 최소한의 투자로 공장 자동화를 단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내믹스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스트레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이동성과 인식, 조작 분야의 발전을 결합해 가장 다루기 까다롭고 손상을 입기 쉬운 상자 처리 작업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뛰어난 성능과 장점을 갖춘 스트레치는 전자상거래 수요 증가로 인해 급성장하고 있는 창고 및 물류 시설 자동화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트레치가 물류센터에 도입될 경우 물류 트럭에 박스를 올리거나 내리는 상하차 작업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하차 작업은 노동 강도가 높아 기피 작업 1순위로 꼽힌다. 스트레치는 1시간 안에 최대 800개의 박스를 싣고 내릴 수 있다.
또 관련 근로자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나르다 산업재해를 당하거나 근골격계 질환을 앓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마이클 페리 보스턴다이내믹스 부사장은 “스트레치는 글로벌 수요 기업들로부터 요청을 받아 만든 첫 단일 목적 로봇이다”며 “스트레치가 적용될 수 있는 전 세계 창고가 15만개 이상인 만큼 수요도 매우 높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인터랙트 어낼러시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적으로 15만여개의 물류센터가 있다. 이들 창고 중 80% 가량은 자동화 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바람이 확산되면서 2025년까지 2만8000여개의 물류센터가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하역 작업 등을 보조하는 로봇의 필요성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스트레치는 전 세계 창고 자동화 시장 수요를 빠르게 선점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사업 중 로보틱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로 자동차(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30%)에 이어 3대 사업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직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사업을 이용해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강조한 바 있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 사업이 산업이나 의료 등 사회 여러 부문에 적용되면 무거운 것을 대신 들어 주고 비서 역할을 하고 알아서 충전도 할 것이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는 더 생산적이고 머리를 많이 쓰는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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