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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업체에 정보 제공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자율적으로 제출하라는 전제를 달았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와중에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미국 공공조달 시장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3일 이수혁 주미대사는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은 글로벌 반도체 업체에 대한 정보 제공 요구에 대해 자율 제출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고도의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반도체 업체들이 정보를 호락호락 제출할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달 삼성전자와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의 화상 회의에서 45일 이내에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등 공급망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자국 투자 유도에 이어 기밀인 정보 공개까지 요구하는 등 기업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외교부는 이달 7일 정부 차원의 우려를 미국에 전달하고 향후 다른 나라의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후속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사는 “미국은 글로벌 경영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미국 내 공급망 확보를 위해 각국 기업을 컨트롤하거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며 “자율이라는 전제를 달았으나 반도체 업체들에게 있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공급망의 순기능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업체엔 압박이 되고 있다”며 “대미 협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다음달 8일까지 정보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제출 기한까지 한달도 채 남지 않았으나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 반도체 자료를 제공하지 않을 시 공공조달 시장 참여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더욱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현지시간으로 12일 미국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KEI) 마크 토콜라 부소장 등 연구진 은 미국 정부의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개입과 관련해 “미국이 바라는 것은 삼성과의 협력이지 대립이 아니다”며 “미국 정부는 다른 기업에도 같은 정보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번 요구가 삼성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 향후 공공조달 참여가 제한될 수도 있다고 내다 봤다. 이들은 “공공 부문에서 일하거나 미국 정부에 판매하는 기업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자료 제공 요구는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정보가 동종 업계에 알려지더라도 삼성전자의 생산 능력을 다른 업체들이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애플 등 미국 대표 기업의 공급망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부담스러운 요구를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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