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사 ‘1사 1라이선스’ 원칙을 완화할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보험사의 오픈뱅킹 및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허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3일 오전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보험업계와 첫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보험산업의 발전 방향 및 주요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며 이같이 밝혔다.
고 위원장은 최근 인구, 금리 등의 환경 변화가 보험산업의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구구조의 질적·양적 변화, 금리상승에 따른 보험업계의 건전성 부담 증가, 금융의 디지털전환과 플랫폼경제 확산 등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보험상품의 보장범위부터 보험모집·보험금지급 등 고객응대 방식까지 보험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보험산업 발전방향으로 네 가지 측면을 제시했다. 먼저 인구구조 등 등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해 보험의 ‘사적 안전망’ 역할을 강화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위, 금감원, 보험개발원·연구원, 생명·손해보험협회, 업계 등으로 ‘지속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를 꾸려 비급여 관리 등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보험이 감염병, 신기술 등에서 파생될 새로운 위험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감염병 보험’ 등의 활성화를 꾀한다. 연금상품 구조 다변화, ‘통합 연금 포털’과 ‘보험 다모아’간 연계 강화 등 연금보험의 역할 강화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아울러 다양한 사업·조직모델의 구축을 지원한다. 상품·채널·고객별 충분히 차별화된 사업모델은 ‘1사 1라이선스’ 원칙을 완화할 수 있도록 구체적 기준을 만들고, 소액단기보험 인가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1사 1라이선스’는 1개 금융그룹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가운데 1개만 면허를 내주는 제도를 말한다. 보험사의 신사업 관련 겸영·부수 업무를 폭넓게 인정하고, 상품설명에 모바일을 활용하는 혁신금융서비스도 운영성과를 보아가며 규제완화에 반영한다.
또한 ‘헬스케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성장을 지원한다.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자회사 신고기준을 완화하고,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통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를 위한 ‘비의료 가이드라인’ 개정과정에서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며, 요양서비스 제공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를 관계부처와 협의·추진한다. 오픈뱅킹 참여 허용과 전자금융거래법 개정 시 마이페이먼트 허용도 검토한다.
끝으로 앞선 세 가지 정책방향의 전제조건으로 ‘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를 언급했다. 고 위원장은 “소비자 보호와 고객 신뢰 확보차원에선 "불완전 판매를 반드시 근절한다는 목표로 'GA(독립보험대리점) 판매책임 강화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플랫폼 온라인 보험대리점 제도 도입 시 상품비교 의무, 수수료 체계 등 소비자보호 측면에 주안점을 두겠다”며 “소비자 관점에서 플랫폼 독점의 폐해가 나타나지 않도록 플랫폼간의 경쟁 활성화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고승범 위원장에게 ‘규제혁신·정책지원’ 요청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보험업계 및 유관기관은 다양한 주문과 제언을 쏟아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제’를 제언했다. 조 실장은 “최근 인구구조 변화, 비대면·디지털 경제 성장 등에 따라 새로운 위험보장·관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보험의 사회적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소비자 보호를 기본전제로, 보험시장의 혁신과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해 진입퇴출 규제 혁신, 유연한 겸영·부수 업무 허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박 삼정KPMG 전무는 ‘보험업의 디지털 혁신을 통한 미래가치 제고방안’을 제시했다. 조 전무는 “앞으로 보험업계는 고객의 현재보장 수준, 노후연금, 건강관리 등에 있어 금융자산과 건강자산의 최적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며 “금융·공공·의료 마이데이터 확보를 통해 보험상품 본연의 경쟁력을 제고·차별화해 나가야 하며, 빅테크·핀테크 협업 강화, 보험 핵심업무 디지털화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 수립·실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 회장은 “보험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보험이 헬스케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제도적 여건을 마련해달라”며서 “금융업권과 빅테크간 규제차익을 해소하는 등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 회장은 “손보업계가 초고령 사회 진입, 기후변화 등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안전망으로서의 역할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 등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발전방안 마련에 적극 동참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밖에 겸영·부수업무 범위 확대, 헬스케어·요양서비스 등 보험사의 사적안전망 역할 강화를 위한 지원 등을 건의했다.
고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검토해 보험산업을 발전시킬 정책들을 심도 있게 고민하겠다”면서 “향후에도 항상 업권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정책을 마련·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