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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차기정부 숙제 된 文정부의 비정규직 정책
‘빛 좋은 개살구’ 비정규직 정책, 부실 공기업만 양산했다
정규직화 위해 탄생한 공기업 자회사 태반이 부실기업
모기업 정규직-자회사 정규직 처우격차도 숙제로 남아
“경제순리 외면한 공정정책이 차기정부·국민 부담키워”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1-03 13:03:00
▲ 문재인정부가 추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차기정부와 국민의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스카이데일리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정규직 전환 정책이 낳은 공기업 자회사 다수가 ‘부실 공기업’인 것으로 드러나 국민 혈세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기업 자회사들의 경우 적자를 낼 뿐만 아니라 1000% 단위 부채비율을 기록한 곳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자본이 잠식돼 자생력을 상실한 곳도 있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이들 자회사에 대한 구조조정 등 경영혁신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부분 부채문제가 장기화할수록 국가와 국민이 떠안을 부담의 크기도 확대된다는 이유 등에서다. 그러나 문 정부의 임기가 막바지에 이른 만큼 이 문제는 차기정부의 몫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이 결국 차기정부에 ‘숙제’를 떠안긴 셈이다.
 
비정규직 정책 추진 과정에서 탄생한 자회사 소속 직원들의 처우가 모회사 직원들에 비해 크게 미흡하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처우 격차를 줄이는 것 역시 차기정부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제로” 정책 위해 탄생한 공기업 자회사, 태반이 ‘빚더미 부실기업’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사흘 뒤인 2017년 5월 12일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7월 문 정부는 공공부문의 상시·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 파견·용역 노동자의 고용불안과 차별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정책’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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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책에 따라 한국전력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은 각각 자회사 설립(출자)에 나섰다. 설립된 자회사들은 모기업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했다. 자회사를 활용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던 셈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주목할 대목은 이들 자회사 다수가 부채비율 200%를 상회하는 ‘부실기업’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의 비중을 나타내는 것으로, 부실기업 판단의 잣대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200%가 넘는 기업은 부실기업으로 분류된다. 기업의 부채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부도 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공공부문의 경우 혈세가 충당된다. 결국 부실 공기업이 많아질수록 국민 부담이 확대된다는 얘기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부채비율 200%가 넘는 주요 공기업 자회사는 △한국전력공사 자회사 한전FMS(697%) △한국동서발전 자회사 EWP서비스(710%) △한국남부발전 자회사 코스포서비스(518%)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인천공항시설관리(658%), 인천공항경비(716%) △한국도로공사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시설관리(365%), 한국도로공사서비스(393%)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회사 LH사옥관리(432%), LH주거복지정보(309%) △한국마사회 자회사 한국마사회시설관리(383%) △강원랜드 자회사 하이원 파트너스(231%) 등이다.
 
이 밖에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1069%)와 항공보안파트너스(1299%)의 부채비율은 100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 공공기관 자회사 중에서도 특히 재무구조가 열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은 2020년 각각 4억2027만원, 6896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당기순손실은 부채비율 악화로 이어진다.
 
한국중부발전 자회사 중부발전서비스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인천공항운영서비스는 아예 자본잠식 상태였다. 자본잠식이란 기업의 부채 등이 원래 투자금(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한다. 두 회사 중 중부발전서비스는 2020년 5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제순리 외면한 文정부 비정규직 정책, 차기 정부에 숙제 떠넘겼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과 무리한 정책추진 등이 부실 공기업을 양산시켰다고 지적했다. 경제순리를 외면한 채 일방적으로 비정규직 정책을 밀어붙인 결과 공공부문 부채문제를 악화시켰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공공부문 경영혁신 등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됐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임기가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공공부문 혁신에 대한 부담은 결국 차기정부와 국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은 노조나 민간의 순리에 따른 정책이 아닌 일방적인 정책이었다”며 “무분별한 정규직 전환 정책 때문에 공공기관의 생산성과 효율성이란 단어는 사라졌으며 그 책임은 고스란히 차기정부와 국민이 부담을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숙제를 떠안게 된 차기정부는 현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재평가하는 것과 동시에 노조 규제를 완화하는 등 공공기관의 경영 혁신에 대한 입장과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이 밖에 자회사 소속 정규직 직원에 대한 처우개선 문제도 차기정부의 숙제로 남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임금 등에서 모회사 소속 직원과 자회사 소속 직원의 격차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지난해 기준 한국전력공사의 일반 정규직 평균 연봉은 약 8603만원으로 자회사 한전mcs 정규직 연봉인 약 5752만원과 1.49배의 격차가 있었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모기업 소속 정규직 연봉은 약 8634만원이었지만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 정규직 연봉은 3754만원에 불과했다. 모기업 정규직 연봉이 자회사 연봉보다 2.3배 많았던 셈이다.
 
급여 외에도 자회사 소속 직원들은 휴가 등 복리후생 제도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공기관 자회사 소속 근로자는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전인 용역 때에는 있던 병가 등의 복리후생이 자회사로 넘어오면서 사라졌다”며 “본사의 낮은 직급으로 전환될 수도 있었을 텐데 자회사를 통해 전환하면서 임금개선이나 복리후생 같은 처우개선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자회사로 전환될 때 근로자 중 절반은 자회사로 전환되거나 직접 고용 절차를 밟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 절반은 아직도 논의 중이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자회사 직원들의 처우 문제와 관련해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문재인정부 비정규직 정책의 맹점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아닌 단순히 비정규직을 없애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며 “자회사 설립을 통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건 ‘무늬만 정규직’을 양산시킨 것에 불과하므로 추가적인 재원 마련 등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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