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 위반 사업장 1243곳의 명단을 보면 건설업이 59%에 달했다. 또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중 사망재해자가 2명 이상 발생한 사업장의 71%가 건설업체였다.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건설현장 사망 사고는 모두 211건이다. 한 주 평균 4.08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 사고 유형은 ‘떨어짐’이 100건으로 가장 많았다. 개인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안전 고리를 연결하지 않아 추락사로 이어진 경우다. 다른 유형을 보면 깔림(31건), 물체에 맞음(22건), 끼임(11건), 질병(7건), 부딪힘(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아무래도 착공 물량이 가장 많은 만큼 사망 사고도 빈번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어 △서울(24건) △인천(19건) △강원(16건) △경남(14건) 등 순이었다.
건설사 규모 별로 봐도 안전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중소 건설사 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가 시공하는 사업장에서도 사망 사고가 다수 발생했다.
최근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 사망자가 나오면서 건설현장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처벌에 앞서 분명 ‘예방’이 필요해 보인다.
정치권에선 시행이 열흘도 남지 않은 중대재해처벌법이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는 눈치다. 이미 시행 중인 산업안전특별법과 시너지 효과를 내길 바란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법인 또는 기관이 제3자에게 도급·용역·위탁 등을 행한 경우 제3자의 종사자에게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사업주·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가 숨지는 등의 중대산업재해가 일어나도록 한 사람이 처벌 대상이다. 노동자가 숨지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산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는 조직과 인력을 재편하는 등 내부 준비를 해왔다. 특히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 개편과 인사에서 안전 강화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건설업계 일각에선 ‘처벌’에 방점이 찍힌 이 법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건설현장 근로자는 “책임자를 처벌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지 의문이다”며 “차라리 공사 기간을 늘려 달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서 오랜 기간 몸 담아온 이들도 시간이 돈이란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 때문에 시행사는 건설사에게 공사기간 단축을 요구하고 원청은 하청에게 ‘빨리 끝내’라는 식의 일처리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사업주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또한 지금은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한 기술 개발에 몰두할 때다. 아울러 국내 현장은 이미 중국인들이 점령한 상황이다. 부실 공사를 막기 위해 프로 스포츠의 외국인 용병처럼 일정 비율만 쓰고 숙련된 한국인 근로자들을 배치해야 한다. 없다면 양성해야한다. 이 과정에서 설계 도면대로 진행되는지 관리 감독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법 시행에 앞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더 이상의 부실 공사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찾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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