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治安)이란 ‘국가 및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업무를 말한다. 그런데 지금 그 임무를 부여받은 경찰의 간부들이 초유의 집단항명으로 공직사회의 기강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이번 ‘집단항명 사태’를 주도한 인물은 국민의 혈세로 경찰대학을 다닌 류삼영 총경(4기)이며 동참한 총경 56명 중 무려 40명이 경찰대 출신(71%)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낳고 있다.
현재 경감 경위들을 선동하고 있는 김성종 경감 역시 경찰대 14기다. 14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조직에서 경찰대 출신들이 앞장서 선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언급한 것처럼 경찰 내 사조직으로 전락한 경찰대 출신들의 ‘마피아적 카르텔’에 있다.
이를 두고 좌익세력들은 검찰청의 검사회의와 비교하면서 경찰들의 집단항명을 정당화하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검사는 개개인별로 ‘독립관청’이다. 판사나 국회의원과도 같은 개념인 것이다.
이와 달리 여타 모든 부처 공무원들은 장관을 대표로 하는 기관의 하위 직원일 뿐이다. 결국 독립관청 회의가 아닌 직속 상관의 명령을 어기고 집단행동을 한 것 그 자체가 공무원법 위반이다. 그렇기에 지금껏 전국 공무원 서기관 회의체, 전군 영관급 장교 회의체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인 것이다.
또한 장교 양성기관인 사관학교와 비교하는 이들도 있으나 전평시 국토방위를 위해 최전방 및 격오지에서 근무하며 유사시 목숨을 바쳐야 할 군 장교들과 달리 경찰 간부는 국가가 부여한 공권력을 가지고 적이 아닌 국민에게 그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군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
더욱이 군은 안보지원사(옛 기무사)가 장교들의 방종을 감시하나 경찰 간부들은 애당초 그런 제도가 없기에 이번과 같이 제복 입은 공무원들이 집단항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번 사태 이후 경찰 개혁 차원에서 경찰대 폐지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경찰대 폐지는 당초 문재인정부에서 본격 추진
대부분의 국가에서 운영하는 군 장교 양성 목적의 사관학교와 달리 경찰대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 중에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아주 특이한 케이스다.
이로 인해 1981년 경찰대학 설립 이후 지금까지 폐지 주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정작 문재인정부조차 이종걸 의원과 진선미 의원이 경찰대의 오랜 폐해가 많다며 2018년 2월 ‘경찰대 폐지 법안’을 발의하기에 이른다.
사실 경찰대의 존치 여부는 보수, 진보 모두 동일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어찌 보면 민주당 역시 지금은 야당에 되었기에 정부의 경찰국 설치 및 경찰대학 문제 지적에 반대할 뿐이다.
물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좋은 경찰(Good Cop)’들도 있겠으나 이번 총경들의 항명 사건에 직간접 동참한 그룹과 같은 경찰의 본분을 잊은 채 ‘반정부 행위 주동자들(Bad Cop)’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경찰조직에서 반드시 솎아내야 할 반민주세력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번 정부가 추진하는 경찰청 지휘체계 변화는 과거 주사파가 장악한 청와대와 아직 민변이 장악 중인 국가경찰위원회의 통제가 아닌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따라 대통령과 국무총리를 거쳐 상위부서인 행안부의 통제가 적법하게 이뤄지도록 하는 대단히 민주적인 방법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유신정권 말기 만들어진 경찰판 하나회, 경찰대학
경찰대학은 특수교육기관이다. 1979년 ‘경찰대학 설치법’이 만들어졌으며 신군부 정권 시절인 1981년에 개교했다. 설치 시기에서 알 수 있듯 ‘유신정권 말기~신군부 정권’ 사이에 만들어졌다는 것이 이 학교의 정체성을 말한다.
다시 말해 대외적인 목적이야 경찰의 수준 향상이지만 당시 정권 입장에서는 출신이 다양한 경찰간부들의 통제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전액 국비 20대 초반 경찰간부 양성기관’을 만들은 것이다.
사실 1980년 5·18 이후 정치적 부담을 느낀 신군부는 이듬해인 1981년부터 계엄령 같은 군의 개입이 아닌 경찰의 핵심간부들을 경찰대학 출신들로 채우려는 계획이었을지도 모른다.
1992년 김영삼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하나회 숙청’을 시작으로 진행된 대규모 숙군작업이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군의 정치 개입은 완벽하게 차단된다.
경찰대 출신들은 스스로 생존의 길을 택한다. 정치권과 결탁하고 경찰대 출신들끼리 주요 보직을 인수인계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은 것이다. 그 결과 현재 14만 경찰의 총경 전체 632명 중 381명(60.3%), 경무관 80명 중 59명(73.8%)이 경찰대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기회에 경찰 내 사조직과 같은 경찰대 출신들의 관행을 철저히 감사해 위법사항 적출 시 엄중히 문책해 공직 기강을 바로잡는 한편, 경찰 내 분탕질만을 유발하는 ‘신군부의 유물’이 되어버린 경찰대학의 존폐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군의 안보지원사와 같이 경찰간부들의 이탈행위를 감시할 상시기구 설치 및 임용과 진급의 편향성을 제거하기 바란다. 이는 선진 대한민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