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공급자 중심의 단속·처벌 외에 수요자 측면의 정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에 불법사금융의 이자율 상한을 낮추는 법안이 다수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과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상 국회 정무위원회)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는 2018년 5030건에서 지난해 9238건으로 최근 3년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불법사금융 피해 접수 건수는 2018년 5030건에서 2019년 4986건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7351건과 2021년 923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8월까지는 6785건이 접수됐다.
최 의원은 “코로나19 기간에도 고금리와 불법추심, 미등록대부, 불법 대부 광고 등이 꾸준히 증가해 더 큰 피해를 양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수치는 같은 기간 금감원에 등록된 대부업체 535개사에 대한 민원 2만1290건의 2배가 넘는 수치로, 최근 불법사금융 피해가 소비자금융시장에 확산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양 의원은 “정부의 불법사금융 피해 근절 대책도 중요하지만 신고 건수가 2016년 이후 잠시 주춤하다가 2020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금융당국의 불법사금융 단속이 활발하면 잠시 줄었다기 단속이 느슨해지면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 의원은 “코로나19 여파와 대출금리 상승세로 시름을 앓는 소상공인과 청년·저소득층 실업 인구가 늘어나는데, 금융당국은 현실과 동떨어진 대출금리 15.9%의 ‘최저신용자특례보증’ 대출상품이나 내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불법사금융 피해 예방을 위한 금융당국의 홍보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의 불법사금융 피해예방 홍보예산은 2020년 1240만원, 2021년 1480만원, 2022년 1540만원 등 3년간 매년 1000만원대에 불과했다. 금융위는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도 않았다.
이에 금감원이 불법사금융 관련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건수도 2020년 91건에서 지난해 633건으로 4년 새 7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검거 인원 비율은 줄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불법사금융 발생 건수(1948건) 대비 검거 인원(3424명) 비율은 87.7%였으며, 지난해 74.8%(1360건 대비 2073명)로 감소했다.
최 의원은 “코로나19로 자금 융통이 어려워진 서민들을 노린 불법사금융 범죄가 늘어나면서 피해도 커지고 있다”며 “불법사금융을 근절하겠다던 금융당국의 대응책이 보여주기나 탁상행정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올 8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불법사금융 척결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는 불법사금융 척결을 위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저신용자 지원 및 피해자 보호, 피해 예방 및 지원 등을 위한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신고·제보→단속→처벌→범죄 이익 환수’로 불법사금융 모든 단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고 및 제보 활성화를 위해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유관기 관간 신속 대응체계를 구축해, 혐의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경찰에 적극 수사의뢰하고, 등록 대부업자 관할 행정기관으로 위법사항을 통보하고 신속 처리하기로 했다.
올 10월 말까지 ‘불법사금융 특별단속(가칭)’으로 불법사금융 척결에 경찰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법무부·경찰청·금감원·지방자치단체 특별사법경찰이 협력해 단속 현황을 실시간 공유하고 중요 사건 발생시 합동 집중수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이러한 일제단속 위주의 유사한 대책은 꾸준히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불법사금융 피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터넷포털 등 온라인 매체의 광고 및 대부중개사이트의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융소비자가 불법사금융으로 유입되는 통로를 제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SNS·인터넷포털 등 온라인 매체에 대출 키워드 검색 시 연결되는 사이트에 대해 최소한의 적법성 및 적합성을 확인하도록 강제하거나, 대부중개사이트의 영업행위를 단순 광고가 아닌 중개행위로 규율하기 위한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정치권은 법정최고금리를 지금보다 낮추도록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작년 7월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으로 현재 법정최고금리는 연 20%다. 대부업자는 물론 미등록 대부업자도 이를 넘을 수 없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 개정안은 대부업 이자 제한율을 최대 연 15%로 낮추고, ‘이자제한법’을 준용하는 미등록 대부업자에게도 이를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했다.
송 의원은 “현행법은 법정금리를 넘는 이율로 이자를 받은 사후적 행위로 처벌해, 법정금리를 초과한 대부계약을 체결하는 사전적 단계를 제재하지 못한다”며 “이자제한율을 위반한 대부계약을 신고할 근거조차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도 2020년 12월 불법사금융의 최고이자율을 연 6%대로 제한하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으나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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