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거래량은 하루가 다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집주인들은 집을 팔기 위해 급매를 내놓는 등 빙하기가 계속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0월 말 기준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은 9월 말과 비교했을 때 13.5% 증가했다. 이는 분양 물량보다 청약을 신청한 사람이 적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양가격에 비해 집값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을 우려해 분양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듯 신축 주택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는 것에 더해 기존 주택의 매매 거래량 또한 지난해에 비해 57.3% 줄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엿볼 수 있다. 매매 거래의 실종은 주택 가격이 급락하는 악순환의 원인이 되는 만큼, 원활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해결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 해결의 급선무로 꼽힌다.
이처럼 신축과 기존 주택의 매매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월세 시장은 강세다. 실제로 올해 월세 거래량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늘었다. 매매와 전세 등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감을 회피하기 위해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한파가 계속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기존 주택 보유자는 내려가는 가격 속에 판매도 쉽지 않은 모양이고 구매자는 더 내려갈 것이라는 생각에 매수를 주저하는 한편, 마음에 드는 매물이 나와도 높은 금리 때문에 대출을 마음 편히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전세 사기와 깡통 전세·역전세 등 집값 하락으로 인해 사회적인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판매자와 구매자의 동상이몽으로 집값이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정부에서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주택시장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올 한 해 동안 부동산 정책의 가장 큰 화두였던 재건축 관련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특히 집값 불안 등을 이유로 발표를 미루던 재건축 관련 정책을 더이상 미뤄 둘 수 없다고 판단한 정부는 12월 초 안전진단 단계를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 사업에서 가장 큰 산으로 여겨지는 안전진단 완화를 통해 기존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내는 한편 이로 인해 원만한 주택 거래 흐름을 만들어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해결하겠다는 그림이다.
재건축 규제 완화 소식에 지쳤던 시장 참여자들은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단순히 재건축 사업의 지체가 해결되는 것에 더해 멈춰 있던 시장이 움직이면서 주택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본인들의 숨통이 트일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는 복잡한 시장인 만큼 모든 쪽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 정책이 답답한 현 상황 속 조그만 빛이 된다면, 얼어붙은 주택시장이 해빙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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