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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포통장’ 10년간 38만건 지급정지… 피해액만 2조 넘어
피해 환급 30.3%로 저조… 범죄 급증에도 구속은 1.3%에 불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2-18 10:58:56
▲ 18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25개 금융기관의 대포통장 지급정지 건수는 총 38만8501건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경찰이 압수한 대포 카드 및 통장. [뉴시스]
 
은행의 대포통장 지급정지 건수가 10년간 38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금액도 2조 원을 넘어섰다. 국민 피해가 심각한데도 피해 환급액은 전체의 30%에 불과했고 검거된 사기범 중 구속은 1.3%에 그쳤다. 금융당국이 제대로 된 근절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손을 놓고 있어 금융사들도 내부통제를 느슨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포통장이란 명의자와 사용자가 다른 불법 통장이다. 예금통장 또는 현금(직불·체크)카드 등을 타인에게 양도·대여·판매하는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고 범죄에 이용할 경우 관련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는다.
 
18일 양정숙 무소속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 금융감독원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25개 금융기관의 대포통장 지급정지 건수는 총 38만8501건으로 드러났다. 이 중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차지하는 건수는 24만2330건으로 전체 62.3%를 차지했다.
 
특수은행인 IBK기업은행이 4만2203건으로 개별 시중은행 수준에 달했다. 우체국과 새마을금고중앙회도 각각 2만7116건, 3만8504건으로 대포통장 지급 정지 건수가 비교적 많았다.
 
개별 은행 중 10년간 대포통장 지급정지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KB국민은행으로 7만3813건에 달했고 뒤이어 신한은행 5만5574건, 우리은행 4만8940건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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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유형별로는 경남은행 등 6개 지방은행이 모두 합쳐 1만9846건으로 낮은 편이었다. NH농협은행을 제외한 4개 특수은행은 4만4509건이었다. 상호저축은행과 종합금융사의 대포통장 지급정지 건수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총 36만7151건으로 지급정지 건수와 유사했다.
 
10년간 대포통장으로 인한 피해금액이 2조9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대 시중은행의 이용자 피해액은 1조3266억 원으로 전체의 63.2%를 차지했다.
 
KB국민은행 이용자의 피해액이 375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3577억 원), 우리은행(3036억 원) 순이었다. 새마을금고중앙회(2703억 원)과 IBK기업은행(2078억 원)도 2000억 원을 넘겼다. 이밖에 KEB하나은행(1468억 원), NH농협은행(1424억 원), 우체국(1259억 원) 등의 피해액도 1000억 원 이상이었다.
 
피해자에 대한 환금액과 환급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환급액은 5856억 원으로 환급률이 전체의 30.31% 수준이었다. 5대 시중은행의 평균 환급률은 31.66%이었다. 우리은행이 28.61%로 가장 저조했고 신한은행도 30.72%로 낮은 편에 속했다.
 
양정숙 의원은 “금융당국이 이미 대포통장 인한 소비자 피해 사실을 잘 알고 있은 텐데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대포통장 피해 근절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금융기관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 등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포통장 확인이 시스템에 의한 적발보다 대부분 피해자 신고에 의존하고 있다”며 대포통장 근절 의지와 금융기관과 정부당국간 긴밀한 협조체계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0년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최근 3년간 대포통장 검거 현황을 보면 검거 건수는 2만7328건, 검거 인원은 3만1429명이었지만 이 중 구속은 408명(1.3%)에 불과했다. 3만1021명(98.7%)은 불구속 솜방망이 처벌만 받은 셈이다.
 
양 의원은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지 30년이나 흘렀지만 현 금융시스템으로는 여전히 범죄자 색출이 어려운 것인지 아니면 금융기관의 대포통장 개설 억제 의지가 부족한 것인지 의문이다”고 비판한 뒤 “대포통장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신속한 지급정지 조치와 정부의 강력한 제재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포통장 개선 관련 피해구제 및 근절대책은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수사당국의 유기적인 공조가 중요하다”며 “법률과 제도를 손질해 대포통장 개설을 억제하고 신속한 발견과 신속한 거래정지를 통해 피해 구제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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