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5000만 원인 예금자보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 보호 한도를 확대된 경제 규모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금자보호한도는 예금자보호제도에 따라 금융회사가 영업정지 및 파산 등으로 고객이 예치한 예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될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이를 대신해 지급하는 금액의 한도를 말한다. 대신 예금보험공사는 평소 금융회사로부터 예금보험료를 받아 기금을 적립하게 된다. 예금자보호법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보호예금 규모 등을 고려해 보호한도를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보호한도는 2001년 1월1일 5000만 원으로 조정된 이후 변하지 않았다.
사실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은 꾸준히 언급돼 왔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다뤄지는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올해도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예금보험료율의 적정수준·요율한도 관련 검토 경과 보고’를 통해 2023년 8월까지 예보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관련 법안도 발의됐다. 국회 의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5년마다 보험금의 지급한도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예금자보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령에서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보험금의 지급한도를 5000만 원으로 정하고 있어 1인당 국내 총생산액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경제적 여건의 변화를 고려할 때 한도를 조정하고 정기적인 조정을 위한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예보로 하여금 5년마다 예금보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보험금의 지급한도를 결정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지급한도 책정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예금자 등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도 상향의 필요성이 큰 만큼 꾸준히 언급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고려할 것이 많은 사안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는 많은 것들이 얽혀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예보료율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금융회사는 평소 예보로 예금보혐료를 낸다. 이는 곧 한도 상향이 이뤄질 경우 그만큼 예보료율의 상향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저축은행업계는 한도 상향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예보료율 상향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자에게 “최근 상황을 보면 한도가 올라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수익성 내기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인데 예보료율까지 조정되면 부담스럽다는 생각도 있다”며 “결국 높아진 예보료가 어디서 나오겠냐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타 업권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예보에 따르면, 업권별 예보료율은 △은행 0.08% △증권·보험·종금사 0.15% △저축은행 0.4%다.
여기에 최근 저축은행의 건전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2022년 3분기 말 12.9%로 대출 증가 등으로 2019년 4분기 말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2011년 영업정지 사태 이후 무너진 이미지 쇄신을 위해 부단히 애써왔다. 최종 목적지가 ‘한도 상향’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현재의 보호한도를 언제까지나 유지할 만한 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가 되는 부분에는 신중하게 접근해 공든 탑을 쌓아가자는 것이다. 엎질러진 물보다는 적더라도 담겨 있는 물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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