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금액이 전년에 이어 10조 원 이상 규모...'))
지난해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이 전년에 이어 10조 원 이상의 규모를 유지했지만 1년 새 4조 원 이상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인플레이션과 주요국 통화 긴축 및 지정학적 갈등 등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IPO 기업은 전년(89개사) 대비 21.3% 감소한 70개사로 집계됐다. IPO 공모금액은 15조6000억 원으로 전년(19조7000억 원)보다 20.7% 줄어들면서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다만 2021년에 이어 2018~2020년 수준(평균 3조4000억 원)을 상회해 10조 원 이상의 규모 상승 추이는 유지했다.
이는 대어(大漁)급 상장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공모금액 1조 원 이상의 대형 IPO는 LG에너지솔루션 1사에 불과했다. 2021년에는 6개사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 원으로 전체 공모금액의 82%를 차지했다. 중대형주인 1000억~1조 원 미만도 4개사로 전년(11개사) 대비 줄었다. 주로 500억 원 미만(57개사) 위주로 상장했다.
상장 과정에서 IPO를 철회한 기업도 많았다. 지난해 IPO 철회 건수(SPAC 제외)는 13건으로 전년(2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5년 중 최대치에 해당한다. 철회기업의 IPO 규모는 주로 1000억~1조 원(8건)이었고 업종은 건설·바이오·통신판매·정보기술(IT) 등 다양하게 분포했다. 투자심리 위축·수요예측 흥행 저조 등이 철회를 결심한 주요 사유였다.
지난해 수요예측 참여기관 수는 976개사로 전년(1271개사)보다 23.2% 떨어졌다. 수요예측 경쟁률도 1193 대 1에서 836 대 1로 29.9% 하락했다. 수요예측 경쟁률 하락으로 공모가격이 밴드(발행인의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비중은 86.5%에서 54.2%로 감소했고 하단 이하 결정 비중은 13.4%에서 42.9%로 급증했다.
기관투자자들도 소극적이었다. 경쟁 둔화 등으로 지난해 의무보유 확약 비중은 22.3%에 그쳤다. 전년(33.6%) 대비 10%p 이상 감소한 수치다. 배정내역을 살펴보면 운용사(펀드·39.6%)에 가장 많이 돌아갔다. 이어 외국인 26.4%, 기타(투자일임업자·저축은행) 24.3%, 연기금·은행 등 7.5%, 투자매매·중개업자 2.3% 등의 순이었다.
‘개미’들의 관심도 저조했다. 지난해 일반투자자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775대 1로 전년(1136 대 1) 대비 31.8%p 하락했다. 일반투자자의 청약증거금도 총 587조 원에 불과했다. 1년 전 784조 원(평균 8조8000억 원)을 모은 것과 비교하면 무려 25.1% 감소한 수준이다.
수익률도 기대에 못 미쳤다. 공모가 대비 상장 당일의 평균수익률(종가 기준)은 27.7%로 전년(57.4%)의 절반 수준이었다. 공모가 대비 연말 종가 평균수익률은 -1.4%p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년(54.8%)과 대조되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성장주의 증시 입성도 줄었다. 코스닥 특례상장기업은 총 29개사로 전년(36개사) 대비 7개사 감소하먄서 전체 코스닥 상장법인 감소분(9개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리 인상 등으로 투자자들의 위험회피성향이 높아지면서 성장성 등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가 보수적으로 변화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 지원과 투자자 보호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며 “적정 공모가 산정 유도 등을 위해 추진 중인 ‘IPO 건전성 제고방안’의 원활한 정착을 지원하는 한편 IPO 이후에도 투자자가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상장기업의 경영현황 관련 중요 정보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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