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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의 증인 출석 여부와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가 파행으로 치달았다.
여당은 사법부의 책임을, 야당은 삼권분립 원칙을 각각 내세우며 맞섰고 회의는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수차례 중단됐다. 이번 사안은 지난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파기환송 결정과 대통령실 인사와의 접촉 의혹이 정치 쟁점으로 부상한 이후 처음 다뤄진 공식 국감이었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국감은 대법원판결 경위와 대통령실 접촉 정황을 둘러싼 여야 입장 차이가 정면으로 부딪친 자리였다. 추미애 위원장은 개회 발언에서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민적 의혹을 해소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질의응답을 통해 명확히 입장을 밝히는 것이 사법부의 책임 있는 태도”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증인 신분으로 세워 당시 판결 경위와 대통령실 인사 접촉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지난 5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심 무죄 판결을 뒤집은 뒤 제기된 ‘대선 개입 의혹’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를 둘러싼 작금의 상황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운을 떼며 “재판 관련 사안에 대해 증인 출석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필요한 부분은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 여야의 공방은 격화됐다.
민주당 간사 김용민 의원은 “대법원장이 ‘무한책임’을 언급하면서도 책임 있는 설명은 피하고 있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서영교 의원도 “4월 22일 전원합의체 회의, 23일 대법관 회동, 24일 표결 직후 대통령실 인사와의 접촉 여부가 쟁점”이라며 “이 부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질의했다.
민주당은 전원합의체 논의 직후 대통령실과의 접촉 정황을 집중 추궁하며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가능성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위원장이 이석을 허용하지 않고 질의를 강행하는 것은 헌법 파괴 행위”라고 주장했고 조배숙 의원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석준 의원도 “감금 수준”이라고 표현했다. 여당의 증인 강제 출석 시도 자체가 국회의 권한 남용이며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충돌의 배경에는 지난 4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이 자리하고 있다. 대법원은 대선 관련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2심 무죄를 파기환송했고 직후 여야 정치권에서는 “사법부가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이 확산됐다.
대통령실과 대법원 측 인사 간 접촉 여부가 불거지면서 사법부 중립성 논란은 정치권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후 증인 채택 과정에서도 대법원장 출석 여부를 두고 여야 합의가 무산돼 충돌이 예고된 상태였다.
추 위원장은 야당의 항의에 “위원회의 정당한 절차”라고 맞섰고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면 퇴장하라”고 발언했다. 여야 간 고성이 이어졌고 회의는 수차례 정회됐다. 결국 조 대법원장은 여당 의원 질의가 끝난 뒤인 오전 11시39분께 국감장을 떠났으며 이후 답변은 법원행정처장이 이어받았다.
이번 충돌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과 국회의 증인 채택권, 국감 권한 범위를 둘러싼 대립이 정면으로 부각된 사건으로 평가된다. 여야가 사법개혁과 국정감사 권한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면서 향후 공방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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