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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방부를 대상으로 한 국방위원회 회의가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부를 수 있느냐를 놓고 여야 간 극심한 충돌을 빚었다. 여당은 “헌법 유린이자 명백한 내란”이라 주장했고, 야당은 “법원 판단이 끝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행정부가 내란으로 단정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맞서며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13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장관은 행정부 공직자인데, ‘내란극복·미래국방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라는 명칭을 사용한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성 위원장은 “정당이 정치적으로 ‘내란 극복’이라는 표현을 쓰는 건 가능하지만, 장관은 행정부 소속 공무원이다. 내란죄는 형법 제87조에 따른 사법 판단 사안이며, 아직 재판 중인 사건”이라며 “행정부는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규백 장관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12·3 불법계엄은 5200만 국민이 실시간으로 목격했고, 국민 모두가 피해자”라며 “무장한 군인이 군화발로 국회에 들어간 사건을 내란이라 부르지 않으면 도대체 무엇이 내란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장관은 또 “올해 2월 여야 합의로 ‘12·3 불법 계엄을 통한 내란 혐의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며 “입법부가 합의해 사용한 표현을 행정부가 그대로 사용하는 게 어떻게 불법이냐”고 반문했다. 성 위원장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는 ‘내란’이란 단어가 없다”고 지적하자, 안 장관은 “헌재의 판단은 헌법 위반을 명시했고, 그 안에 내란이 포함돼 있다”고 맞섰다.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자 여당 의원들이 가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성 위원장이 내란 수괴를 옹호하고 있다”며 “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고성을 질렀다. 성 위원장은 “누가 내란을 옹호하느냐, 왜 이렇게 발작하느냐”고 응수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는 내란을 극복해야 하는 기관인데, 위원장이 문제 삼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 복귀를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내란 혐의는 아직 재판 중으로,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헌법재판소 결정문 어디에도 내란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도 유죄 판결 전까지는 무죄추정 원칙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며 “정치적 낙인찍기를 중단하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내란당이다” “왜 지X이야” “내란이 지X이지” 등의 욕설이 오가며 국감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회의장은 한때 소란으로 마비됐다.
결국 성일종 위원장은 “이런 식이면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정회를 선언, 국감은 약 30분간 중단됐다.
정회 직전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12·3 비상계엄은 단순한 위헌이 아니라 입법부와 선거관리위원회를 군이 불법 점거한 사건”이라며 “결국 내용적으로 헌재도 내란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기호 의원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내란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정치적 선동”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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