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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수수료 1704만 원?… 알고보니 56만 원이면 됐다
선취·후취 선택에 수수료 30배 차이
금감원, 은행 ETF 신탁 소비자경보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7-30 12:00:00
▲은행권 ETF 신탁 거래 관련 소비자 유의사항. 금융감독원
 
반도체 ETF를 약 5개월 동안 13차례 사고판 70대 투자자 A는 선취수수료로만 1704만 원을 냈다. 같은 거래를 후취수수료 방식으로 했다면 수수료는 56만 원에 불과했고, 아낀 비용을 재투자했을 경우 최종 수익도 2421만 원 더 늘어날 수 있었다.
 
금융감독원이 이 같은 사례를 공개하며 은행권 ETF(상장지수펀드) 신탁 투자와 관련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국내 증시 강세로 ETF 신탁 거래가 급증한 가운데 낮은 목표수익률과 잦은 매매, 투자기간에 맞지 않는 수수료 선택이 투자자의 실제 수익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이 30일 발표한 ‘은행권 ETF 신탁 거래 관련 소비자경보’에 따르면 주요 6개 은행의 ETF 판매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64조원, 판매 건수는 103만 건에 달했다. 올해 5월 한 달간 판매액은 10조8000억 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8.8배 늘었다.
 
은행 ETF 신탁은 투자자가 은행과 신탁계약을 맺으면 은행이 투자자의 지시에 따라 ETF를 매매하는 상품이다. 증권사 계좌에서 직접 ETF를 거래하는 것과 달리 은행에 신탁보수와 매매수수료 등을 내야 한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짧은 기간에 수익을 내기 위해 목표수익률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목표수익률을 설정한 계좌 가운데 58.1%는 목표치를 5% 이하로 정했다. 3% 이하로 설정한 계좌는 20.8%, 1% 이하인 계좌도 1.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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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수익률을 낮게 정하면 ETF 가격이 소폭 상승해도 매도가 이뤄진다. 이후 같은 상품이나 다른 ETF를 다시 매수하면서 거래 횟수가 늘고, 매번 수수료가 부과돼 투자 수익을 갉아먹을 수 있다.
 
A도 반도체 ETF의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해 평균 10일마다 매매를 반복했다. 약 5개월 동안 13차례 거래하면서 선취수수료로 1704만 원을 부담했다. 동일한 기간과 방식으로 투자하면서 후취수수료를 선택했다면 비용은 56만 원으로 줄어들 수 있었다. 두 수수료의 차이는 1648만원에 달한다.
 
절감한 수수료를 계속 투자금에 포함했을 경우 최종 수익 차이는 더욱 커진다. 금감원은 A가 후취수수료를 선택했다면 실제보다 2421만 원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선취수수료는 ETF 신탁에 가입할 때 투자금의 약 1%를 미리 내는 방식이다. 후취수수료는 ETF를 보유한 기간에 따라 수수료를 일할 계산해 매도할 때 부과한다. 따라서 보유기간이 짧고 거래가 잦은 투자자라면 후취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거래에서는 단기투자자 상당수가 선취수수료를 선택했다. ETF 신탁 거래의 94.6%가 매수 후 6개월 안에 매도됐지만 선취수수료 선택 비중은 91.7%에 달했다. 투자기간과 수수료 방식이 제대로 맞지 않은 것이다.
 
금감원은 은행 ETF 신탁이 단기매매에 적합한 상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증권사 계좌를 통한 직접 매매보다 거래비용이 높고,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에 즉시 사고파는 실시간 거래도 어렵기 때문이다.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한 뒤 매매를 반복하면 시장이 상승하더라도 수수료 부담으로 실제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은행에서 가입한다는 이유로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된다고 오해해서도 안 된다. ETF 신탁은 편입한 ETF의 가격 변동에 따라 투자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투자자는 상품의 위험등급과 기초자산, 손실 가능성을 확인한 뒤 가입해야 한다.
 
금감원은 ETF 보유기간이 짧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후취수수료가 유리할 수 있는 만큼 가입 전 선취·후취 방식에 따른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낮은 목표수익률은 잦은 매매와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기간과 목적에 맞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은행권 ETF 신탁의 수수료 체계와 판매 절차, 은행 내부 성과평가체계(KPI)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고객의 투자기간과 목적에 맞는 수수료 선택을 안내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단기·반복 거래를 유도할 수 있는 판매 관행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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