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통합하기로 했다. 과거 정부에서도 여러 차례 통합이 추진됐지만 무산됐던 양사 통합이 이번에는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방안에 포함되면서 실제 통합 절차에 들어간다. 다만 약 20조 원에 달하는 석유공사의 부채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최대 난제로 꼽힌다.
3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를 통합해 ‘에너지자원공사’(가칭)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두 기관의 기능을 합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석유와 가스 개발 과정에서 탐사·시추 설비와 기술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기관 통합으로 중복 투자를 줄이고 자원개발 역량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 가운데 석유와 가스 관련 공기업을 별도로 운영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당초 통합 대상으로 함께 거론됐던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이번 방안에서 제외됐다. 석유·가스와 광업은 탐사와 채굴 방식이 달라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광해광업공단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 방안은 과거에도 추진됐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6년 산업부가 외국계 컨설팅 업체를 통해 통합 방안을 검토했지만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합을 다시 추진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번에 통합 결정의 배경에는 에너지 안보 환경의 변화가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이어진 데 이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까지 겹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와 자원개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통합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는 석유공사의 재무 부담이 꼽힌다. 석유공사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약 20조원으로, 자산보다 부채가 2조5000억원 이상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반면 가스공사는 2024년 이후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석유공사의 부채를 통합 과정에서 가스공사가 사실상 떠안게 될 경우 가스공사의 재무 건전성까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석유공사의 부채를 별도 청산 자회사로 넘기는 방안 등을 포함해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큰 틀의 방향이 정해진 만큼 세부 이행방안은 충분히 협의하며 추진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공사 통합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