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서울신용보증재단지부가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재단 본사 앞 차도에서 '2026년 임단투 승리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부가 본사 앞 차도에서 집회를 연 것은 노조 설립 이후 처음이다.
지부는 신임 이사장 부임 이후 평가체계 변경이 추진되자 문제를 제기해 노사 성과평가체계 개선 TF를 거쳐 제도를 변경했다. 하지만 변경된 제도가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것이 지부의 입장이다. 지부는 늘어난 업무에 상응하는 보상과 승진 기회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회를 맡은 강한길 부지부장은 집회를 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했다.
강 부지부장은 "경영진과 대화로 풀고자 정말 노력했다"며 "현장의 목소리와 직원들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힘든 것은 다 안다면서도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답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가 지금 현장에서 느끼는 업무량이고, 그래서 조합원들이 이 자리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이현주 서울신용보증재단지부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단순히 임금 몇 퍼센트 올려 달라고 모인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노동을 존중해 달라,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모였다"고 말했다.
또한 "일은 늘었지만 사람은 그대로이고, 목표는 늘었지만 보상은 보이지 않는다"며 "KPI는 새로 도입됐는데 기존 업무는 줄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을 만나는 것도, 재단을 움직이는 것도 우리 조합원"이라며 "2026년 임금보충협약은 앞으로 우리가 어떤 조직에서 살아갈지 정하는 싸움"이라고 밝혔다.
김태갑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서울시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텨왔지만 이제 인내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PC오프 제도가 있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것을 공짜 노동이자 임금체불이라고 부른다. 지방 공공기관에서 임금체불이 웬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노사가 합의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직원 절반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점을 들어 "노사 합의하고 안 지킬 거면 뭐 하러 합의했나"라고 반박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업무량을 늘리고 싶으면 직원을 늘려야 한다"며 "이사장이 적정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서울시가 직접 해결하라고 서울시청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지헌 사무금융노조 여수신업종본부장은 "조합원 56%가 PC를 껐다 켜기를 반복하며 야근하고 있지만 시간외수당 보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정당한 노동에는 합당한 보상이 따르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또한 절대평가가 상대평가로 바뀐 데 대해 "직원을 상위·중위·하위 그룹으로 나눠 하위자의 임금을 상위 그룹에 주는 방식"이라며 "노동자 간 갈라치기이자 분열을 조장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신 본부장은 지난 8월 31일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과 함께 1차 대표교섭을 진행했고 9월 29일 오후 2시 2차 대표교섭이 확정됐다고 설명하며 "그때까지 노사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 본조가 직접 들어오겠다"고 밝혔다.
이지훈 충남신용보증재단지부장은 "사측은 성과 중심의 평가제도로 신용보증재단의 본질인 공공성을 훼손하려 하고 있다"며 "공공성은 수치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코로나19와 메르스, 국제금융위기 등을 거론하며 "재난 시마다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해 노동력을 아끼지 않았고, 법정 근로시간을 한참 넘어선 노동이 있었기에 지금의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의 가치는 정당한 보상에서 출발한다"며 "승진 티오 몇 개로 전체의 노동력을 사겠다는 계산은 조합원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현주 지부장은 '2026년 업무량 증가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지부가 무대에 내건 핵심 지표는 △무급노동 56.1% △업무량 증가 56.9% △1인당 통화시간 1시간 37분 10초 △비효율 업무 40.9%였다. 시간외 한도를 넘겨 일하면서도 PC 사용을 위한 지문 등록을 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56.1%로 나타났다.
고객 문자 발송량은 월평균 2023년 5만 건대에서 올해 19만 건을 넘어섰고, 1인당 하루 통화 건수도 20건대에서 45건으로 증가했다.
이현주 지부장은 "조합원들이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느낌만이 아니었다"며 "노동조합은 일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의문에 담긴 10대 핵심 의제는 업무량 증가와 무급노동 보전을 위한 임금인상률 요구, 상대평가 비중 축소, 비효율적 KPI 지표 삭제로 시작한다. 여기에 차년도 승진 티오 전부 활용, 중장기 조직·인력 운영계획 수립과 승진 로드맵 마련, 승진 인원 확보 시 3개월 이내 인사 실시가 포함됐다.
또한 PC 사용 총량제 도입을 통한 무급노동 원천 금지, 서울시 대행사업에 대한 별도 시간외수당 마련을 요구했다. 이 밖에 직무 배제성 인사 최소화와 사전 노사협의, 회의시간 30분제와 노미팅데이 신설, AI 신규 사업 검토 단계부터의 노조 사전 협의도 요구안에 담겼다.
지부와 재단은 오는 29일 2차 대표교섭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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