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이재명 정부와의 개헌 논의를 거부했다.
전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야당이 개헌 논의에 선을 그으면서 여야 간 개헌 논의도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정 원내대표는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 대통령이 중임제 개헌을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그런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 이런 말은 절대로 안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인가”라며 “개헌마저 자기 죄 지우기의 도구로 쓰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분명하게 말한다.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명백하게 위헌을 저지르고 개헌으로 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세력과 절대로 개헌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1호’를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해소로 규정하며 사법부에는 이 대통령 재판 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의 공소취소 관련 모임 참여와 공소취소 특검법 발의, 보완수사권 폐지, 대법관 증원 등을 잇달아 거론한 뒤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거나 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재판을 늦추거나 재판의 죄목을 삭제하는 등 온갖 방식으로 퇴임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법부를 향해서는 “대통령의 재판을 재개하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5개 재판을 즉각 재개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청 폐지와 함께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는 새 형사사법체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경찰의 수사 역량 부족과 최근 일부 경찰의 부실수사 사례를 거론하며 “보완수사권마저 폐지된다면 암장을 예방하기는커녕 차후에 밝혀내는 것조차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10월이 되면 검찰청과 보완수사권이 모두 사라진다”며 “중수청은 수사인력도 충원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향후 정권을 잡으면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는 방침도 공식화했다.
부동산 정책도 전면적인 폐기를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과 전·월세 시장 불안을 거론하며 “대통령은 부동산이 아니라 국민을 잡았다”고 공세를 폈다.
대출규제와 세 부담 강화,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국민의 삶을 약탈하는 부동산 정책을 이제 전면 폐기하라”고 날을 세웠다.
증시 정책을 겨냥해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을 문제 삼았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는 증시 변동성의 원인 제공자”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서 권력의 압박이 있었는지 등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도 비판 대상에 올랐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 국가채무는 1300조가 넘었다. 그런데 정부는 820조 슈퍼예산안을 발표했다”며 확장재정이 물가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대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을 두고는 “미래대응이 아니라 미래약탈”이라며 “초과세수가 들어오면 국채 상환부터 하는 것이 국가재정법의 원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내대표는 연설 후반부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을 ‘암장의 시대’로 규정하고 국민의힘의 ‘국민을 지키기 위한 일곱 가지 약속’을 제시했다.
우선 수사·치안 분야에서는 “보완수사권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선거제도와 관련해서는 “관리도 못하는 사전선거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본투표 기간 연장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폐지해 공급을 늘리고 1가구 1주택자의 세 부담 완화, 청년·신혼부부 생애 최초주택 취득세 감면과 초저금리 대출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정부 개입을 차단하고 근로소득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초과세수가 발생하면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사용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안보 분야와 관련해서 정 원내대표는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미 간 핵공유,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F-35 전투기 전술핵 탑재훈련 등으로 핵억제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원내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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