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로공사가 26조원이라는 막대한 부채와 함께 퇴직자 모임이 출자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을 받았다. 도성회 측은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정관의 변경절차를 현재 밟고 있으며 수의계약이 실제로는 많이 없음에도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사진은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한국도로공사 수도권 본부. ⓒ스카이데일리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가 막대한 빚과 친목단체 도성회에게 일감을 밀어주기를 하면서 방만 경영과 퇴임한 제 식구 챙기기란 비난을 동시에 사고 있다.
도공은 1969년 한국도로공사법 시행령에 의해 도로의 신설, 개축, 유지 등의 사업을 수행할 목적으로 설립된 건설교통부 산하의 정부투자기업체이다. 도공의 최대주주는 국토교통부로 83.04%의 지분을 소유했고 한국수출입은행이 11.79%, 한국산업은행이 3.32%를 보유했다.
사단법인 도성회는 도공의 퇴직자단체로 도공 사업의 각종 이권 개입에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도공의 별칭으로 불리는 도피아(도로공사 마피아)의 오명을 각인시켜주고 있다.
부채 26조원 하루이자만 31억원…부채감축계획 눈속임 지적
도공의 부채규모는 정부의 감축 압박에도 더욱 커지고 있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공의 지난해 부채는 2013년 25조8617억원에서 6005억원이 증가한 26조4622억원이다.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부채 중 금융성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94.6%로 25조449억원이었다. 이로 인해 도공은 연간 1조1251억원 즉 하루에 31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 자료 :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도공은 부채 감축을 위해 투자규모를 조정하고 고속도로 운영비를 절감, 휴게시설 운영권 등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2017년까지 36.1조원 대비 5.9조원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수현 의원은 “부채감축 계획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장기적으로는 도공의 재정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는 ‘제 살 깎기’다”며 “건설사업 조정은 이미 투자하기로 돼있는 고속도로 건설 투자의 시기를 늦추는 것이며 휴게시설 운영권과 유휴부지 매각 등의 핵심자산 매각은 결국 도로공사의 미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도공은 2014년 2조5416억원의 부채감축을 달성했다고 밝혔으나 부채감축액의 58%에 해당하는 1조4838억원은 고속도로 건설사업 투자조정과 추가 투자가 배제된 금액이다.
경영효율화로 이룬 감축액은 7954억원(31.2%), 통행료·휴게시설 임대료 등 부대사업 수입 증대를 통한 부채 감축액은 1861억원(7.3%)에 그쳤다. 유지관리비와 시설개량비 절감을 통해 부채를 감축해 ‘눈 가리고 아웅’이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 박 의원은 “도공의 부채감축 계획은 마땅히 써야 할 돈을 잠시 늦추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도공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부채 감축에만 혈안이 돼 적기에 투자해야 할 곳에 투자를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전했다.
퇴직자 단체 ‘도성회’ 일감 몰아주기 특혜…현행 법령 위반
도공은 심각한 부채로 인해 방만 경영이 지적되는데도 여전히 퇴직자 친목단체 도성회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특혜를 제공하고 있었다.
▲ 자료: 공공기관 경영공시 시스템.2014년 12월 31일 기준. ⓒ스카이데일리
감사원의 ‘고속도로 휴게시설 및 정보시스템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도공은 최근 5년간 체결한 2000만원 미만의 소액 인쇄계약 총 509건 중 60.5%인 308건을 전·현직 도공 임직원의 친목단체인 도성회와 수의계약을 해왔으며 계약금액의 합계는 약 2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도로공사와 도성회의 수의계약 내역에 의하면 주로 구내전화번호표, 명함 제작, 홍보용 종이가방 제작 등 특별한 전문성과 시급성을 요구하지 않는 평범한 인쇄계약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다른 인쇄매체에 비해 도성회를 우대할 근거가 없음은 물론 지난해 8월 26일 퇴직자가 임원으로 근무하는 법인과 수의계약을 금지하는 조항이 신설된 이후에도 여전히 도성회와 10건의 수의계약을 통해 약 3400만원의 계약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 8조를 전면 위반하는 행위다. 해당 조항은 공공기관 퇴직자 또는 퇴직자가 임원으로 재직 중인 법인과 수의계약 금지하도록 했다.
또 도성회 정관에 따르면 도공의 현직 임직원은 여전히 도성회의 준회원으로 가입이 가능했다. 지난 9월 감사원은 도성회의 정관을 변경하도록 지도하는 등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이에 도성회는 최근 내부적으로 정관변경절차를 밟고 있으며 내년 3월 정기총회 의결을 거쳐 국토부의 승인을 받아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도성회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도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사업과 인쇄·물품 수의계약을 통해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도성회가 100% 출자해 만든 회사인 H&DE가 고속도로 휴게소 및 주유소 운영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명백히 이권사업에 개입하는 것이다”며 “과거 국민권익위원회도 퇴직자 단체의 특혜성 수의계약을 조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1년 공공기관이 퇴직자단체와 수의계약을 맺을 때 제한을 두거나 재정부와 사전 협의하도록 했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법 규정을 요리저리 피해 계약 물량을 쪼개는 식으로 수의계약을 해 특혜를 베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특혜 의혹들이 제기 된 것에 도성회 관계자는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김영웅 도성회 사무총장은 “이미 5~6년 일감을 몰아준 의혹을 받아왔을 때부터 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에 소속된 휴게소를 운영하는 사람들 모임에 70~80% 정도 운영권을 주고 있다”며 “계속된 지적으로 인해 작년부터는 거의 수의계약을 받아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국감에서도 설명했지만 도중에 운영을 포기한 부분들에 대해 공백을 둘 수 없기에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온 회사가 잠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며 1~2년정도만 운영한 뒤 입찰을 통해 운영을 넘겨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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