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한강 이남 지역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강남은 상황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넓은 의미의 강남은 서초구·강남구·송파구·강동구를 포함한다. 좁은 의미의 강남은 송파구와 강동구를 제외한 서초구와 강남구만을 지칭한다. 나아가 강남을 가장 좁게 지칭할 때가 있다. 지하철 강남역 일대를 중심으로 한 남북 축 강남대로변 일대가 그곳이다. 이 지역 일대 상권은 바로 국내 최대 상권이자 명동·홍대와 함께 서울의 3대 상권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하철 강남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역으로 꼽힌다. 2015년 기준 일평균 승하차량 인구는 2호선이 약 22만명, 신분당선이 약 2만명으로 총 24만명에 가량에 이르다. 국내 역세권 인구 중 단연 최고인 셈이다. 강남역 일대는 강남대로에서 경기도 등 서울 외곽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광역버스의 최대 환승거점이기도 하다. 또한 서울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오가는 통학버스들이 북적거린다. 강남역 일대는 특히 대형 오피스 빌딩이 즐비해 샐러리맨들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승용차와 일반버스를 통한 유동인구도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지하철, 광역버스, 통학버스, 승용차, 일반버스 등이 항상 밀집돼 강남역 일대는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강남 상권은 여기에 풍부한 환승 수요와 인근 오피스텔 등 주거 수요는 물론 국내 최대 기업 삼성그룹의 삼성타운 인구까지 겹쳐 최고의 상권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대로변에는 비싼 임대료 때문에 주로 법인에서 운영하는 안테나샵이 많이 들어와 있는 특징을 보인다. 그 영향으로 식당이나 술집 및 유흥가 등은 이면도로에 주로 자리 잡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신년특집2 - 서울 5대 핫플레이스’ 네 번째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권인 강남역 상권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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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은 낮과 밤,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1년 365일, 24시간 사람과 돈이 멈추지 않는 온갖 스펙트럼이 다 보인다고 할 정도다. 강남역 일대는 메인상권이 따로 없을 정도로 영업이 잘 되기 때문에 예비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창업 1순위 지역이다. 하지만 살인적이라고 할만한 권리금, 보증금, 월세 등을 감안해야 한다. ⓒ스카이데일리
유동인구가 풍부한 강남역 일대는 딱히 어느 곳이 메인상권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면도로까지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때문에 강남은 대한민국 예비창업자들의 1순위 관심지역이다.
상인들 “오픈하면 기본매출 보장, 업종 불문 주중·주말 유동인구 북적이는 ‘1주일 상권’”
유동인구로 가득한 강남역은 이면도로까지 사람들이 밤낮없이 북적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역삼동 쪽 이면도로에 있는 A식당은 이곳에서 38년째 추어탕을 팔고 있다. 종업원 B씨는 “이 가게는 특이하게 건물 주인이 직접 가게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료를 낼 필요가 없어 영업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전했다.
B씨는 “메뉴가 추어탕이라 그런지 단골손님들의 비중이 적지 않으며, 손님층은 나이가 있는 분이 더 많은 편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낮에는 점심을 먹는 직장인 손님이, 저녁에는 추어탕을 안주로 술을 드시는 어르신 단골이 많다”고 말했다.
생과일 주스 전문점 ‘열매가 맛있다’는 평일과 주말, 낮과 밤 대중없이 손님들로 성황이었다. 종업원 C씨는 “우리 가게는 주로 젊은 손님들이 많이 오는 편이다”며 “임대료가 비싸지만 그만큼 손님도 많기 때문에 손해가 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가 음료 트렌드에 따라 우리도 가격을 대폭 낮춘 덕분에 손님들이 더 많이 찾는다”며 “낮과 밤의 구분이 없이 손님이 항상 있다”고 했다.
사주와 타로(tarot, 특별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 카드로 주로 점을 치는 데 사용)를 보는 ‘에나타’ 관계자 D씨는 “타로는 대중적이지 않은 아이템이지만 유동인구가 많아서 영업이 된다”며 “우리 가게는 젊은 사람들이 주로 찾으며, 단골들도 많은 편이다”고 강조했다.
서초동 이면도로 상권에서 젤라또를 판매하는 ‘팝바’의 종업원 F씨는 “우리 가게는 문을 연지 1년쯤 됐는데, 가게가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며 “낮에는 주로 젊은 손님들이 찾지만 밤에는 50대 이상 장년층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오피스나 학원 등의 수요가 많은데, 단골 확보가 중요하다”며 “재방문율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차돌박이구이 전문점 ‘돌배기집’의 점장 G씨는 “주말과 주중 저녁은 외식을 즐기는 가족 손님들이 주로 찾는 편이고, 주중 점심에는 인근 학원과 사무실에서 오는 식사 손님들이 많다”며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매출은 꾸준하다”고 말했다.
그는 “멀리서 차타고 오신 손님보다는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찾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주차장이 충분하지 않아 돌아가시는 손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월세 부담이 적진 않지만 그만큼 손님도 많기 때문에 꾸준히 이익을 본다”고 했다.
▲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대로변은 보증금만 해도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싼 임대료 때문에 주로 법인에서 운영하는 안테나샵이 들어와 있고, 이면도로에는 주로 식당·술집 등 개인 창업점포들이 많다. 사진은 신논현역 쪽에서 사라본 강남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주거지구 지정돼 술집·유흥업소 적은 ‘역삼동 라인’, 상업지구 넓은 ‘서초동 이면도로’ 대비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의 강남역 역세권은 강남대로를 중심으로 나뉜다. 강남대로를 중심으로 동쪽은 강남구 역삼동에 해당되고, 서쪽은 서초구 서초동에 해당된다. 이면도로 역시 역삼동 방면 이면도로와 서초동 방면 이면도로로 나뉜다.
역삼동 방면 이면도로인 테헤란로1길은 ‘여명길’로 불리는 곳이다. 낮부터 북적이던 유동인구는 해가 저물고 저녁 9시가 넘었으나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 길에서 7년째 전단지 배포 일을 하고 있는 김모(60대·여)씨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7년 동안 길을 봐왔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종종 간판이 바뀌는 것 외에는 사람 많고 북적이는 분위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강남역 인근에서 20년간 살아왔다는 최모(21·여)씨는 “최근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저녁 장사에만 집중했던 술집들이 점심 장사도 하는 등 소소한 변화는 있었지만, 이 길에서 사람이 없는 것을 본 기억은 없다”며 “트렌드에 따라서 일부 학원과 식당이 간간히 바뀌는 정도다”고 설명했다.
강남공인중개사 관계자 H는 “역삼동 쪽 이면도로는 주거지역으로 분류돼 유흥업소 등이 들어올 수 없다”며 “대신 식당, 멀티방, 소형 학원 등 다양한 업종이 성업중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곳은 유동인구가 많고 장사가 잘되는 편이라 매물이 자주 나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초동 방면 이면도로는 서초대로77길이다. 서초구에서 30년간 살아왔다는 김모(54)씨는 “이 길은 늘 젊은 사람들로 가득하다”며 “요즘 경기가 안 좋아졌다고 하는데, 이곳을 보면 경기가 안 좋아졌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I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 J씨는 “이곳은 주거상권, 역세권, 오피스상권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다른 지점은 장사가 안 돼 죽을 맛이라고 들었는데 여기는 그래도 낫다”고 전했다.
강남1번지부동산 관계자 K씨는 “서초동 이면도로 상권은 역삼동 이면도로 상권에 비교했을 때 더 나으면 나았지 부족하지는 않다”며 “이곳 상가로 들어오려는 문의가 항상 있다”고 강조했다.
▲ 강남대로 양측 이면도로에는 사람들이 늘 붐볐다. 전문가들은 강남상권이 확장돼 신논현역까지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사진은 강남구에 해당하는 역삼동 방면 이면도로인 테헤란로1길(위)과 서초구에 위치한 서초대로77길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1년 365일 소비 북적이는 상권불패 이어져…경기 불황 상관없이 임대료도 ‘왠만하면 불패’
이곳 상인들의 공통된 의견은 임대료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밤낮없이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강남불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임대료는 하늘 모르고 치솟았다.
삼광부동산 관계자 L씨는 “강남역 상권의 특징 중 하나는 이면도로가 메인상권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며 “대로변의 임대로가 너무 비싸 일반적인 상권에서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카페·식당 등의 가게가 전부 이면도로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남구 역삼동 이면도로 상권은 대부분 일반주거지역에다가 상업지역 폭이 15m에 불과한 반면 서초구 서초동 상업지역은 폭이 130m에 달하고 건물도 높아 상권이 크게 활성화돼 있다”며 “대로변보다는 훨씬 싸지만 역삼동 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세가 비싼 편이다”고 말했다.
강남1번지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서초동 쪽 이면도로에 위치한 1층 23평 매장은 권리금 5억원, 보증금 1억5000만원, 관리비 포함 월 700만원이다. 또한 1층 10평 매장은 권리금 2억원, 보증금 1억원, 월세 650만원이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1층 30평 신축 매장의 경우 권리금 4억3000만원, 보증금 2억7000만원, 월세 2600만원, 관리비 500만원이다. 이렇게 비싼 이유는 신축 건물인데다가 현재 T브랜드 커피전문점을 그대로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부동산인 강남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역삼동 이면도로에 위치한 1층 11평 매장은 권리금 2억5000만원,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00만원이다. 또한 1층 10평, 2층 50평을 합친 매장은 권리금 8억5000만원,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1000만원이었다. CGV 인근 1층 50평 매장은 권리금 4억5000만원에 보증금 2억7000만원, 월세 1800만원의 시세를 보였다.
▲ 강남역 상권은 대표적인 1주일 상권에 24시간 상권이다. 아침부터 새벽까지 간판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 많다. 사진은 강남역 대로변의 관광안내센터(맨위), 서초동 이면도로 위치한 식당(가운데). 역삼동 이면도로에 위치한 음식점. ⓒ스카이데일리
강남대로변 보증금 수십억대에 월 임대로 억대 호가해 식·음료 업종은 이면도로쪽 밀려나
이면도로와는 달리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강남대로변에는 식음료 등을 파는 점포가 거의 없다. 작년 초까지 종종 보이던 노점상은 강남구청의 적극적 철거로 많이 사라졌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로변은 매물도 적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개인이 점포를 운영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주로 법인 등 회사 차원에서 계약을 맺기 때문에 우리 같은 골목 부동산까지 매물이 나오지는 않는 편이다”고 말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저먼트 대표는 “강남역에서 신논현역까지의 대로변에 위치한 점포들의 임대료를 조사한 결과 강남역에서 가까울수록 그리고 횡단보도에 접한 건물일수록 임대료가 더 비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강남역 10번 출구 방향 바디샵 매장으로 1층 70평 기준 보증금 40억원, 월임대료 1억2000만원으로 조사됐다”며 “인근 뉴발란스 매장은 1층과 2층을 합쳐 115평 매장에 보증금 30억원, 월 임대료 1억50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증금과 권리금을 무시하고 월세만 따졌을 경우, 강남대로 이면도로의 점포당 월 임대료는 1억원을 넘지 않지만 대로변은 1억원을 넘는 경우가 많았다. 임대료를 3.3㎡(1평)당으로 따질 때 이면도로는 30만원 안팎인 반면 대로변은 최소 70만원 이상이었다.
이렇게 대로변의 임대료가 높은 이유는 대로변에는 대기업 안테나샵과 SPA 브랜드 매장 등 수익과 무관하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입점하는 매장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과 상인들의 설명이다. ABC마트나 금강제화의 경우 아예 강남대로에 있는 건물을 매입해 자체 브랜드 매장을 개설해 홍보를 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P씨는 “향후 강남역 상권이 신논현역에서 논현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식음료·제과 등 대로변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는 업종은 강남역 이면도로나 신논현역 방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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