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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인공지능) 빅매치
D-2 세기의 대국…이세돌 지면 ‘재앙일까 혁명일까’
D-2 세기의 대국…이세돌 지면 ‘재앙일까 혁명일까’
10의 170승 무한변수 놓고 격돌…9일부터 유튜브 생중계 ‘세계 이목’ 집중
최성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3-07 16:51:15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은 체스, 장기, 바둑 등의 게임에서 인간과의 대결을 통해 성능 향상을 거듭해 왔다. 이미 체스 게임에서는 인간과의 대결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인공지능이 되기도 했다. 1997년 러시아의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가 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와의 대결에서 졌다. 인공지능은 30년만에 체스 게임에서 인간을 넘어섰다. 이후 다른 체스 챔피언들이 인공지능에 도전했으나 인공지능을 이기지는 못했다. 2011년에는 미국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에서 켄 제닝스와 브래드 루터가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에게 완패했다. 일본에서는 2013년 일본식 장기인 쇼기의 프로 기사 5명이 장기전왕전 결승전에서 인공지능과 대결해 1승1무3패로 패배했다. 그러나 다른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경우의 수와 창의력이 필요한 바둑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지 못한 최후의 보루였다. 인간의 자존심을 지켜줬던 바둑계에 이변이 발생했다. 구글의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Fan Hui) 2단과의 대국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구글은 알파고의 승률 50%를 언급하며 세계 바둑 최강자인 이세돌 9단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대결을 살펴봤다.

 ▲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인 이세돌 9단은 아마 5단 수준의 바둑 실력을 보유한 부친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뒀다. 12살에 입단했고, 약관의 나이에 9단이 됐다. 2002년 7월 후지쓰배 결승전에서 유창혁 9단을 꺾고 최초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세돌은 탁월한 전투력과 뛰어난 감각을 보유한 기사로 평가된다. 한국 바둑의 2000년대를 이끈 기사로 지금도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이세돌 9단이 상금 100만 달러를 놓고 9일부터 범용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 대결을 펼친다. 이번 대회는 인공지능이 프로를 상대로 접바둑이 아닌 호선으로 도전하는 최초의 대국으로 전 세계 바둑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의 170제곱 경우의 수 놓고 ‘세기의 대결’…인간 창조력 vs 기계 연산·추론능력
 
그동안 바둑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바둑은 방대한 경우의 수가 요구되는데, 일례로 가로와 세로가 각각 19줄로 된 바둑에서 돌을 놓는 착점(着點)은 무려 361개다. 상대방과 첫 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만 12만9960가지이고, 361개 점을 모두 채우는 경우의 수는 10의 170제곱이다.
 
이는 1조분의 1의 확률이 다시 100조번이 넘게 반복돼야 나올 확률이다. 이 정도의 확률이면 사실상 연산이 아닌 창조의 영역이다. 이에 “역사 이래 단 한 판도 똑같이 두어진 바둑이 없다”는 말처럼 바둑은 복잡한 게임이다.
 
여기에 바둑에는 양쪽 대국자 모두 돌을 둘 수 없는 ‘빅’이나 무한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서 특정 지점에 대하여 계속해서 두지 못하게 하는 ‘패’ 등 다양한 룰까지 있어 지금까지 프로 기사를 능가하는 인공지능은 탄생하지 못했다.
 
대국에 나서는 이세돌 9단 역시 한국기원이 마련한 인터뷰를 통해 “연산 속도로는 사람이 컴퓨터를 이길 수 없지만 사람이 가진 창의성을 이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한 판이라도 알파고에게 지느냐 지지 않느냐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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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인공지능 기술은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확률을 계산할 수 없다. 그것은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프로 기사들은 유리한 판에서는 최선의 수가 아닌 가장 안전한 수를 두고, 불리할 경우 상대방이 쉽게 수를 읽지 못하는 승부수를 던지며 판을 유리하게 이끈다. 이는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따라오지 못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다. 따라서 바둑계 관계자들은 이 9단의 일방적인 압승으로 승부가 싱겁게 끝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9단의 누나인 이세나 월간 바둑 편집장은 “컴퓨터는 연산능력을 통해 빠른 수읽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실제 바둑에서 프로 기사들은 대세를 파악해 전체 전략을 짜면서 수를 둔다”며 “이세돌은 프로 기사 중에서 발상과 운영방식이 가장 창의적이고 기발한 기사로 평가 받는다. 따라서 연산능력만 있는 인공지능이 이기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IT 전문가들이 알파고의 발전 가능성을 통해 우세를 점치기도 하는데, 알파고와 판후이 2단의 기보를 분석한 결과 알파고의 실력은 국내외 정상급 기사와 차이가 크다”며 “아무리 자가 학습을 통해 실력을 향상시킨다고 해도 불과 몇 달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는 어렵다”며 이 9단의 압승을 예상했다.
 
한국기원 박치문 부총재는 “이번 대결은 프로 기사와 기계가 바둑을 통해 지능을 겨루는 첫 무대다”며 “이번 대회에서 이세돌 9단이 이겨 바둑이 지닌 신비함을 남겨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박 부총재는 “이세돌은 비금도가 배출한 10년에 한번 나올까말까 한 바둑 천재”라며 “올해로 만 33세가 된 이 9단은 지난 10년 간 전성기를 이어온 현역 최고의 기량을 지닌 기사중 한 명이다”고 평가했다.  
 
 ▲ ⓒ스카이데일리
 
비금도가 배출한 바둑천재…12세 입단, 20세 9단, 47개 타이틀 보유
 
이세돌 9단은 여전히 세계 최정상권에 있는 프로기사다. 1958년 이후 국내 기사들의 성적을 기록한 한국기원측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이세돌 9단은 총 1680번의 대국을 통해 1183번 승리를 했으며, 3번 비기고 494번 졌다. 지난달 말 기준 프로 기사 순위에서 이 9단은 박정환 9단에 이어 한국 랭킹 2위를 차지했다.
 
이 9단은 지금까지 무려 47개의 타이틀을 보유했다. 총 160개의 타이틀을 보유한 조훈현 9단과 140개 타이틀을 보유한 이창호 9단을 이어 역대 3위를 기록 중이다. 이 9단은 100회 이상 대국을 한 기사들 중에서 박정환 9단(74%), 이창호 9단 (73%)에 이어 71%의 승률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인 이세돌 9단은 아마 5단 수준의 바둑 실력을 보유한 부친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뒀다. 5살 때 바둑을 두기 시작해 7살부터 초등학생 대회에 출전을 시작했다. 실력이 뛰어나 이미 9살에 고학년 형·누나들을 물리치고 전국 초등학생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초등학교 대회를 평정한 그는 12살에 입단했고, 약관의 나이에 9단이 됐다.
 
이세돌은 2000년 벽두부터 연승행진을 시작했다. 그해 반년 동안 이세돌은 한번도 지지 않고 32연승하며, 역대 연승 3위 기록을 세워 ‘불패소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배달왕기전과 박카스배 천원전에서 우승하고, 그해 최우수기사로 선정되며 바둑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2001년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5번기 1·2국에서 연속으로 이창호를 불계로 제압하며 ‘포스트 이창호’의 선두주자로 급부상했고, 2002년 7월 후지쓰배 결승전에서 유창혁 9단을 꺾고 최초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세돌은 탁월한 전투력과 뛰어난 감각을 보유한 기사로 이쎈돌이라는 별명이 있다. 그는 2000대 이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세계 최정상급 기사다.
   
 ▲ ⓒ스카이데일리
 
한 달에 100만판 두는 바둑 천재, 불안감과 긴장감 없는 냉철함에서 유리
 
구글이 2014년 인수한 딥마인드는 인공지능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이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딥마인드는 업계 최고의 엔지니어, 과학자, 연구원들을 보유했다.
 
구글측은 머신러닝과 시스템 신경과학 분야의 기술을 활용해 강력한 범용 학습 알고리즘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알파고의 핵심 능력인 ‘딥 러닝’이다. 딥 러닝은 컴퓨터가 마치 인간처럼 저장된 수많은 데이터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스스로 추론·판단해 최적의 수를 산출하는 기술이다.
 
현재까지 나온 바둑 프로그램은 6점 접바둑일 경우 프로그램이 이기고, 5점이면 승률이 비슷하고, 4점이면 프로 기사가 이겼다. 그러나 알파고는 유럽 바둑 챔피언 판후이 2단을 5:0으로 이길 정도의 실력을 갖춘 진일보한 인공지능으로 평가받는다.
 
 ▲ 박치문(사진) 한국기원 부총재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압승할 것으로 예견했다. ⓒ스카이데일리
알파고는 딥 러닝 시스템을 통해 저장된 수많은 프로 바둑 기사들의 기보를 대조하고 결과값을 도출해 상황에 맞는 최적의 수를 내는 능력을 갖고 있다. 알파고는 최첨단 트리 탐색과 두 개의 심층 신경망을 결합해 사람과 비슷한 방식으로 바둑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고의 최대 강점은 다른 인공지능과 마찬가지로 수읽기다. 바둑돌이 놓인 전체 모양을 파악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지점과 상대방에게 불리한 지점을 찾는다. 이를 위해 알파고는 온라인 바둑 고수들의 16만개 기보를 확보해 학습했다.
 
판 후이 같은 고수와의 대결은 알파고의 실력을 진일보시킬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알파고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자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알파고는 한달 기간 동안 100만판을 둘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는 인간이라면 1000년이 걸리는 시간이다.
 
IT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에서 알파고의 승리를 낮게 평가하면서도 알파고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프로기사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김찬우 6단은 “판 후이 2단과의 대국 시점에서는 알파고가 조금 세다는 인상이었는데, 지금은 훨씬 강해졌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보형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알파고가 이 9단의 기보를 확보해 집중 분석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 성능을 높인다면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IT전문가들이 꼽는 인공지능 최고의 장점은 인간과는 달리 불안이나 긴장감 없이 냉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확한 수 계산이 필요한 바둑에서 절대적인 장점이다. 또한 인공지능은 몇 판을 두더라도 체력적 손실이 없다는 것도 인간보다 유리하다. 프로 기사들이 20대에 전성기를 누리는 것은 체력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바둑계의 통설이다. 따라서 IT전문가들은 향후 인공지능이 바둑계에서도 인간을 능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공통적으로 예측했다.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는 3월 9일 오후 1시 1국을 시작으로 10일 2국, 12일 3국, 13일 4국, 15일 다섯 차례 대국 모두 포시즌스호텔 서울 특별대국실에서 열린다. 5판 3선승제로 승부를 가리지만 한쪽이 먼저 3승을 거두더라도 기보수집을 위해 바둑은 다섯 판을 다 둘 예정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씩이다.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보편화되어 있는 덤은 6집반이다. 그러나 중국은 ‘7집반’의 덤을 적용하고 있다. 이번 대국에서는 중국룰을 채택해 덤은 7집반이 주어진다. 중국룰을 대국 방식으로 채택한 것은 알파고가 중국식 룰을 토대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모든 대국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되며 바둑TV와 사이버오로에서도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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