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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시대가 온다<59>]-애완동물 자가진료
잔인한 사람들…강제 임신에 아무나 제왕절개
잔인한 사람들…강제 임신에 아무나 제왕절개
‘강아지 공장’ 충격에 여론 분노…수의사 전담진료 놓고 ‘수의-약사’ 정면 충돌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6-04 00:03:04
 ▲ 최근 'TV 동물농장‘ 프로그램에서 ‘강아지 공장’ 이란 내용의 충격적인 동물학대 내용이 방영된 후 펫주인의 자가진료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스카이데일리

최근 SBS 'TV동물농장‘에서 이른바 ‘강아지 공장’이라는 충격적 동물학대 행위가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수의업계를 중심으로 “법 개정을 통해 동물 자가치료를 금지시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방영된 ‘동물농장’에서는 암컷 개를 강제로 임신·출산시켜 강아지를 생산하는 ‘강아지 공장’을 파헤쳐 큰 파문이 일었다.
 
애견 주인인 번식업자가 강아지 생산을 늘리고 원가 절감을 위해 수컷 개에서 빼낸 정액을 암컷 개에게 강제로 밀어 넣는 ‘인공 수정’ 장면이 생생하게 방영됐다.
 
특히 번식업자가 동물 마취제를 이용해 직접 제왕절개 수술을 행하는 장면도 방송됐다. 번식업자는 “동물 의료를 직접 배운 적은 없다”며 “옆에서 하는 것을 보고 눈썰미로 배워 따라서 하는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강아지인 ‘수지’는 제왕절개 수술 흉터가 배에 남아 있었다. 또 갓 제왕 절개 수술을 마친 강아지도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 번식업자가  ‘인공수정’과 ‘제왕절개’를 행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수의사 자격증이 없는 개주인의 외과 수술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사진=SBS ‘동물농장’ 캡처]

법 예외조항에 주인은 치료행위 가능…'외과 수술만이라도 금지시키자' 대안도 나와
 
하지만 현행 법으로는 비전문가에 의한 동물 의료행위를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 수의사법 제10조에는 “수의사가 아니면 동물을 진료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진료는 예외로 한다”라는 예외 조항을 두었다.
 
수의사법 시행령 제12조에는 “법 제10조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진료’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말한다”면서 ‘자기가 사육하는 동물에 대한 진료행위’를 제3호로 규정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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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자신이 소유한 동물에 대해서는 주인이 직접 치료할 수 있다. TV 동물농장에서는 이 같은 법의 맹점 때문에 비인도적인 제왕절개 등 자가 진료가 횡행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강아지 공장’에서 동물을 학대한 사람은 동물용 마취제 소유만 문제가 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만 적용됐다.
 
방영 후 온-오프라인에서는 자가 진료 철폐를 위해 수의사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녹색당 등 17개 시민단체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가진료 철폐에 관한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장은 “방송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번식업자가 모견의 배를 갈라 새끼를 빼내는 것이었다”며 “사람은 의사에게, 동물은 수의사에게 치료받는 게 당연한 상식이지만 법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장 자가 진료를 제재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외과적 수술은 수의사에게 맡겨야 마땅하다는 대안을 내놨다. 김 회장은 “정부는 수의사법 개정을 통해 번식장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무자격 외과 수술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스카이데일리

농식품부 “수의사법 시행령 개정 검토” 소식에 동물약 업계 "비현실적" 비판 성명
 
이에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2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반려동물에 대한 진료행위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수의사만이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인공수정, 수술 등 자가 진료로 인한 동물 학대를 예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어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 진료 제한에 대해 관련단체와 협의해 법령 개정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수의사법 시행령 제12조 개정해 수의사 외 다른 사람의 진료 범위를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농식품부의 입장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30일 동물약국협회장 임진형 약사는 ‘다음 아고라’라는 청원 사이트에 글을 올려 “이번 동물농장 사태는 의약품 관리의 허술함 탓이지 자가 진료 여부는 주요 내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자가치료가 금지될 경우 자신이 기르는 반려동물의 응급치료약, 구충제 심지어 예방 백신 투여까지도 제한받게 된다”면서 “유기견 보호소에서조차 그 많은 유기 동물을 동물 병원에 데려가든지 수의사를 불려야만 투약이 가능해진다”고 꼬집었다.
 
또한 ‘16개시도 약사회장협의회’는 지난 1일 “선량한 동물 보호자들의 자가치료 행위를 금지시키려는 농림부와 수의 단체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서는 또 “자가진료 철폐는 동물 관련 의료행위를 수의사측에서 독점화하려는 시도”라며 “동물의료 집중 현상은 곧바로 의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약업계의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에 대해 수의업계는 격앙된 분위기다. 수의사 전문지 데일리펫의 이학범 수의사는 “약사들의 움직임은 동물들의 고통을 무시하고 자신들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것으로 비춰진다”고 반박했다.
 
이 수의사는 이어 “자가진료 폐지 서명에 찬성한 사람은 30만명이 넘어섰지만 약사들 주장에 동조한 사람 수는 몇천명에 불과할 정도로 적었다”면서 “국민의 여론도 자가진료제 폐지에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국동물병원협회 허재영 회장은 “의사가 사람에 관한 의료행위를 전담하듯이 동물 의료행위는 수의사가 전담하는 게 당연하다”며 “해외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만 특이하게 약사가 동물 의약품도 취급한다”고 비판했다.

허 회장은 이어 “마취제 등 향정신성 동물 의약품이 허술하게 관리될 경우 자칫 잘못하면 사람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약사가 마취제와 같은 동물 의약품을 판매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지나치게 위험하기 때문에 자가진료를 금지하고 수의사가 전담하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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