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11년 대규모 정전 사태인 ‘블랙아웃’을 겪으며 여론의 비난을 받자 전력생산량을 단기간에 늘리는 데 주력했다. 그중 하나가 건설이 빠르고 용이한 LNG발전소를 민간에서 건설할 것을 유도한 것이다. 그 결과 2012년부터 LNG가스를 이용한 민간 발전소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열병합발전소 건설도 대안 중 하나였다. 열병합발전소는 에너지생산시설에서 열을 이용해 가구에 난방을 공급하고, 동시에 전기를 생산해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하남·송파·성남 위례신도시에는 열병합발전소가 들어서 있다. 이들은 올해 가동을 목표로 시운영 중이다. 그러나 민간 발전소가 주민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며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열병합발전소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위례신도시를 중심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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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E&S의 자회사 위례에너지서비스는 지난 2008년 지식경제부의 집단에너지 공급시설 사업자로 선정됐다. 당시 위례신도시 입주민 등은 집단에너지시설인 위례 열병합발전소(사진)가 신도시에 필요한 열 공급시설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위례에너지서비스가 발전용량을 2배 이상 올리는 사업변경안을 추진하며 주민과의 갈등이 촉발됐다. ⓒ스카이데일리
발전용량 증설에 나선 위례신도시 내 열병합발전소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업주체인 SK E&S의 자회사 위례에너지서비스는 지난 2012년 지식경제부로부터 위례신도시만을 위한 열공급 대상지역으로 발전용량 228MW로 사업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1년 후인 2013년 7월 발전용량을 228MW에서 460MW로 2배 이상 올리는 사업변경안의 허가를 받으며 주민들과 갈등이 촉발됐다. 인근 주민들은 발전소 인근 500m이내에 학교가 있고, 소음·진동·먼지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격렬히 반대하고 나섰다.
용량증설에 대한 주민의 반발과 집단 민원이 이어지자 산자부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심의에서 시설용량 구성이 과도하게 증설된 것을 지적했다. 이후 위례지구 개발계획에 맞게 설비용량을 축소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산자부는 1년 만인 2014년 축소 권고안을 뒤집고 원안대로 발전용량 증설을 허가했다.
증설에 대해 주민들이 더욱 강도 높게 반발하자 SK E&S에서는 200여명의 환경감시단을 꾸려 관리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SK E&S는 SK그룹 지배 최정점에 있는 SK(주)의 100% 자회사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환경감시단을 주민이 직접 꾸리겠다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주민들은 지자체는 물론 국민신문고와 국민권인위원회 등에 잇단 민원을 제기하면서 결사행동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증설 사업에 대한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국회의원·시의원 등 SK E&S 열병합발전소 관련 잇단 비리의혹 검찰수사
계획대로 착공되던 열병합발전소는 지난해 의혹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하남시 일부 국회의원, 시의원 등이 이와 관련해 실형 혹은 수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하남시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위례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해 업체 측에 부당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이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 내 위례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한 SK E&S측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지인이 운영하는 업체 두 곳이 전기 등 일부 공사를 수주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지인을 채용하도록 한 청탁혐의도 받고 있다.
▲ [그래픽=한지은] ⓒ스카이데일리
하남시의원 김모 씨는 SK E&S에게 1억여원을 마련해 지정한 요양기관들에 지원하도록 한 것과 자신의 딸을 고용하도록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이에 대한 대가로 위례열병합발전소의 설계변경허가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박덕진 전 하남도시공사 사장은 하남시 택지개발지구 내 열병합발전소 시공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지난해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단일사업자 선정 특허 독과점…“매입원가 1%만 낮아져도 영업이익 수백% 증가”
위례 열병합전전소를 둘러싸고 잡음이 많은 이유는 열병합발전소 사업이 특허 사업이기 때문이다. 열병합발전소는 집단에너지사업법에 의거해 1개 사업지역 내 허가받은 단일 사업자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사업자가 지역 독과점적인 사업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위례 열병합발전소에서는 위례신도시·거여·마천 등에 열을 공급함과 동시에 부수적으로 생산되는 전기를 전력시장에 판매한다. SK E&S가 용량증설을 신청한 시기인 2014년에는 개별소비세법 시행에 따른 LNG세율 인하로 향후 수익에 긍정적인 기대를 할 때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매입원가가 1%만 낮아져도 영업이익이 수백 %가 증가할 수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특히 하남·위례 등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소 증설을 앞두고 있어 SK E&S의 실적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힌바 있다.
매출과 관련해 위례에너지 서비스 관계자는 “회사 영업사항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며 정확한 매출 공개를 거부했다.
주민들, 유해물질 공포…“벤젠은 백혈병, 톨루엔은 정신착란 유발 가능성” 제기
이권 청탁 비리 등의 문제로 도마에 오른 위례 열병합발전소에 대해 이번에는 인근 주민들이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열병합발전소 인근 하남·송파·성남 등의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과 주민들은 지난달 22일 일제히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재검토와 주민이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주민들은 발전용량 확대로 이산화탄소·질소화합물 등이 늘어나 환경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지난 2014년 4월 SBS 뉴스에서 보도된 바에 따르면 서울 목동의 열병합발전소에서는 발암물질인 벤젠, 톨루엔, 테트라클로로에틸렌도 등이 검출됐다. 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벤젠은 백혈병을, 톨루엔은 정신착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그때도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이런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우려하지 않을 수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환경영향평가에서 통과를 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러나 전혀 영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하남시를 포함한 수도권의 대기오염은 심한 수준이다. 그런데 열병합발소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로 인해 대기 상태는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반면 김재련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과거의 모델은 구형모델이라 그럴 수 있다. 신형모델은 벤젠이나 톨루엔 같은 유해물질이 검출되기는 힘들 것이다”며 “그러나 정확한 것은 정밀한 검사를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 현재 시운영 중인 위례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는 백연(白煙)이 나오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백연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등의 물질들이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
“오염물질 실시간 측정 전광판(TMS) 요구 이어 환경감시단 구축 상시출입 요구방침”
실제로 위례 열병합발전소를 TMS(굴뚝에서 배출되는 배출가스 중의 오염물질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 및 관리를 하는 장치)를 통해 관리하고 있는 경기도청과 환경관리공단은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오는 물질들의 농도가 기준치 이내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열병합발전소의 각종 물질에 대한 농도수치는 TMS를 통해 한국관리공단과 경기도청에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그런데 두 기관 모두 정확한 수치공개에 대해서는 거부의사를 밝혔다.
경기도 환경안전관리과 안정연 주무관은 “지난해 하남 미사강변신도시내에서도 백연(白煙)에 대한 민원이 발생해 점검을 실시했었다. 당시 벤젠은 불검출 됐고 톨루엔은 극미량 검출됐지만 기준치 아래였다”며 “이곳과 비슷한 위례 열병합발전소 역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위례 열병합발전소의 점검은 하남시측에서 요청하면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은 위례에너지서비스측에 주민들이 잘 보이는 곳에 TMS 전광판을 설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위례에너지서비스 관계자는 “지난달 19일에 하남시, 입주자대표 등과 함께 간담회를 열었었다. 그 때 TMS 전광판을 발전소 정문 쪽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며 “그런데 나머지 주민들에게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하다. 다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위례에너지서비스측에 납득할 수 있는 환경감시단을 구축해 감사활동을 위한 상시출입하는 사항에 대해 요구할 예정이다.
하남 위례신도시 입주자대표는 “위례 열병합발전소 시범운영이 3월 31일까지로 알고 있는데 그때까지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주민과의 상생방안에 대해 모색할 것이다”며 “위례 열병합발전소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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