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 지역(사진)은 학원이 밀집해 있어 강북의 작은 대치동이라는 의미를 지닌 ‘소치동’으로 불린다. 일대 지역에는 다수의 학교들이 몰려 있어 유흥업소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특징이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은행사거리 일대 지역은 학원가로 유명한 강남구 대치동과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언제부턴가 ‘강북의 대치동’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작은 대치동’이란 의미를 지닌 ‘소(小)치동(작은 대치동)’으로 나름의 명성을 얻고 있다.
‘서울의 3대 학원가’로 꼽히는 이곳은 인근 학교 학생들과 학원생들을 주 수요층으로 하는 상가들이 다수 밀집해 있다. 주변 아파트 단지의 수요도 풍부해 생활 상권도 넓게 분포돼 있다. 여타의 상가 밀집지역과 달리 유흥가가 형성되지 않은 점도 특징 중 하나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 강북 지역의 작은 대치동 의미 ‘소(小)치동’으로 명성 자자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은 ‘서울 3대 학원가’로 꼽히는 지역들이다. 이들 가운데 인구밀도가 높기로 유명한 중계동 지역은 학생 수가 풍부해 타 지역 유명 학원들이 분원 형태로 활발히 진출해 있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학원가는 서울 노원구를 관통하는 지하철 7호선의 역들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편이다. 소위 말하는 ‘지하철 사각지대’인 셈이다. 그나마 가까운 지하철 역으로는 지하철 7호선 하계역과 4·7호선 환승역 노원역 등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들 역과도 버스로 4~5정거장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과거 노원구 일대는 서울 개발 막바지에 주택난 해결을 위해 대단위 인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철저한 계획 하에 개발됐다. 이에 계획단계부터 높은 인구밀도에도 어느 정도 생활 여건을 갖출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은 물론 학교 등의 교육시설까지 충분히 마련됐다. 현재 노원구 일대에 많은 학교들이 밀집해 있는 배경이다.
실제로 일대 지역에는 청암고등학교, 상명고등학교, 영신여자고등학교, 불암고등학교, 서라벌고등학교, 대진여자고등학교, 혜성여자고등학교, 대진고등학교 등 다수의 고등학교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상당수 밀집해 있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의 상권 형성 초기에는 주로 주변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은행·병원 등의 생활 편의시설 위주로 생겨났다. 그러다가 일대 지역에 학생들의 유입이 늘면서 학원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서 방향의 중계로와 남북 방향의 한글비석로 대로변에는 국·영·수 전문학원 및 보습학원, 독서실 등이 다수 밀집해 있다.
중계동 소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은 학군이 비교적 양호해 교육 인프라 구축이 잘 돼 있는 편이다”며 “젊은 학부모들이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쯤 이곳에 이사를 왔다가 대학에 진학하면 이사를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체 인구의 10% 정도는 매년 교체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주택 시세는 강북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학생들 몰리는 오후 5~1l시 사이 김밥·떡볶이 등 간식 앞세운 매장 활기
통상적으로 은행사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100m 가량이 이 지역의 메인 상권으로 분류된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 상권은 학원가의 전형적인 모습과 더불어 나름의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다. 우선 일대 상권은 학생을 주요 고객층으로 한 상점들이 다수 존재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전문점부터 소형 분식점에 이르기까지 요식업 계열 상점이 대부분이다.
▲ [그래픽=한지은] ⓒ스카이데일리
이 일대 지역에 위치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로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맥도날드, KFC, 베스킨라빈스, 파리바게트 등이 있다. 낮 시간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일대 지역 학부모들이 옹기종기 모여 자녀의 진학·교육 정보들을 교환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는 게 한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 전문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스카이데일리가 인근 지역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았을 때도 한 테이블에 3~4명의 학부모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방학기간을 맞은 학생들이 모여 자체적으로 그룹 스터디를 실시하거나 혹은 그룹과외 진행 등의 모습도 목격됐다. 혼자서 음료를 시켜둔 채 학원숙제를 하는 학생도 시야에 들어왔다.
대형 프랜차이즈를 제외한 나머지 매장은 8~10평 가량으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편이다. 이들 소규모 매장들은 일대 지역 학원생들을 타깃으로 한 메뉴를 앞세워 한창 영업을 실시 중이다. 메뉴는 밥버거, 김밥, 컵밥, 떡볶이, 핫도그 등 학생들이 좋아하는 간식 위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2년째 츄러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점주는 “이 곳은 학군이 잘 조성돼 있다 보니 학생 수요도 풍부한 편이다”며 “매년 전체 인구의 10분의 1정도가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이다 보니 창업 아이템만 잘 잡으면 후발주자라도 단골손님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인근 지역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은행사거리 메인 상권을 살펴보면 큰 평수의 식당보다는 작은 평수의 분식·간식집이 많은 편이다”며 “큰 평수의 식당보다 작은 평수의 가게에서 빠른 회전을 노리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인근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곳 일대가 붐비는 시간은 학생들이 몰리는 오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원 쉬는 시간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선호하는 편이다. 실제로 기자가 일대 지역을 찾았을 때도 삼삼오오 모여 노점이나 소형 매장에서 간식을 사먹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최근 학생들이 선호하는 간식 메뉴인 ‘밥버거(밥을 이용해 만든 햄버거)’를 파는 한 매장 점주는 “학생들이 학원 강의시간 중간에 먹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다보니 밥버거, 컵밥, 핫도그, 도시락, 분식 등 빨리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이곳에서 통한다”고 말했다.
닭꼬치 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한(가명·남·48) 씨는 “학원 강의가 끝난 후 출출해진 학생들이 몰려와서 사먹고 가기 때문에 손님이 한꺼번에 몰릴 때가 많다”며 “물론 학생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한가한 편이지만 그래도 매출은 어느 정도 유지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메인 상권 8~9평 매장 기준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00만원, 권리금 1억원 형성
▲ 중계동 은행사거리에는 주로 8~10평 남짓한 작은 가게들이 많다. 학원 상권의 특성상 객단가가 낮기 때문에 매장 규모가 크면 임대료 부담이 그만 큼 크기 때문이다. 사진은 은행사거리 일대에 위치해있는 상점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일대 상권의 또 다른 특징은 유흥업소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 점이다. 일대 지역에 학교가 밀집해 있다 보니 유흥업소 허가 자체가 나질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가장 가까운 유흥업소 밀집 지역은 지하철 4·7호선 노원역에 위치한 문화의 거리 일대다.
인근 혜성여고를 다녔다는 최지원(여·27) 씨는 “학교나 학원은 은·사(은행사거리의 줄임말)에서 다니고, 놀 때는 노원역을 주로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지금도 은·사 지역에는 놀 만한 곳이 없을뿐더러 식당들도 대부분 간식 위주로 판매하고 있어 친구들과 함께 앉아서 식사하기에 마땅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대 지역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다녔다는 정혜진(가명·여·26) 씨는 “이 근처에 살면서 학교에 다니다 보면 정말 ‘집-학교-학원-집’ 루트를 탈 수 밖에 없다”며 “결국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은 이런 점을 맘에 들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운부동산중개사무소의 이화지 대표에 따르면 일대 지역 임대료는 8~9평 기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80만~32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임대 문의 중 상당수는 학생들을 주 타깃층으로 한 먹거리나 즐길거리 등에 관한 문의다. 상가 점포는 수요·공급이 둔화되지 않고 순환이 활발한 편이다. 아무래도 학생들을 상대로 한 장사다 보니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곳은 개인당 구매력이 강남에 비할 바는 안 되지만 그래도 탄탄한 편이다. 유동인구는 물론 배후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메인 상권의 권리금도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있다. 현재 메인 상권의 권리금은 8~9평 기준으로 1억 정도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에 따르면 중계동은 학원상권이다보니 객단가가 낮다. 그리고 학생들이 강의시간 사이사이, 즉 틈새시간에 먹다보니 작은 평수에서 할 수 있는 핫도그·김밥·츄러스·컵밥 등의 메뉴가 유리하다. 가게가 커지면 손님은 더 유치할 수 있겠지만 객단가가 낮아 임대료 감당이 힘들어지는 특징도 있다.
중계동 일대 상권은 고착화된 편이라 지금 당장 임대료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인구단절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는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학교·학급 통폐합이 농촌 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층에 의존도가 높은 상권은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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