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단독기사

 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이것이 바닥민심<6>]-기초연금 30만원 확대 논란

실패한 복지 다시 꺼낸 文대통령…“이번엔 과연”

월 30만원 기초연금 지급 약속에 ‘빛 좋은 개살구’ 여론 분분

서예진기자(uccskku@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5-11 00:07:30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기초연금은 모든 국민에게 노후에 정액의 연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적연금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노후를 미처 대비하지 못해 생활이 어렵게 된 노인들의 생활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됐다. 평생 국가의 발전과 자녀들 양육에 헌신하느라 자신의 노후를 대비할 겨를이 없었던 노인들의 생활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 도입 취지다. 현재는 65세 이상 전체 노인 중 소득과 재산이 적은 70%의 노인에게 매달 10~20만원가량의 연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며 원내 주요 정당의 대다수의 후보들이 기초연금 확대를 주장했다. 지난 10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재원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재정 절감을 통해 이뤄진다고 밝혀 우려를 사고 있다.

 ▲ 60세 이상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24.1%에 달하기 때문에 노인 복지 공약은 대선 승리의 필요조건처럼 인식돼 왔다. 현재 기초연금은 최대 20만6050원을 지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확대해 소득 하위 70% 모든 노인에게 차별 없이 3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 탑골공원 인근 노인들의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대통령 탄핵 상황을 전후해 벌어졌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혔다. 그러나 새 대통령은 당장 분열된 정치권과 파탄 난 경제, 사회 전반의 각종 혼란을 수습해야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전문가들은 그중 경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꼽고 있다. 박근혜 정부를 지나며 국가부채는 1400조원을 돌파했다. 당장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저성장으로 눈에 띄게 활력이 줄어든 한국 경제를 어떻게 반등시킬 것인지를 놓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큰 상황이다. 분배 보다는 성장에 무게감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 대통령뿐 만 아니라 이번에 출마했던 원내 주요 정당의 후보 5명은 소득이 적은 노인들에게 기초연금 지급액을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고령층 유권자를 잡기 위해 복지 확충을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복지 확충 공약이 실현 가능성을 염두한 것인지, 또 당사자인 노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문재인 대통령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 월 30만원 지급” 공언
 
1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기초연금 등 노인 복지 공약은 대선 승리의 필요조건처럼 인식돼 왔다. 60세 이상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24.1%에 달하는데다 투표 참여율도 높기 때문이다. 18대 대선에서 60세 이상 유권자의 투표율은 80.9%로 20대 68.5%보다 12.4%p 높았던 선례도 있었다.
 
앞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르면 내년부터 기초연금이 현재의 절반 가까이 인상할 것으로 봤다. 다만 후보별 구체적 재원 마련 계획은 미약해 당선 후 공약이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현재 기초연금은 소비자물가변동률이 반영돼 올 4월부터 최대 20만6050원으로 책정돼 있다. 대상은 소득 하위 70%다. 투입되는 예산은 10조6000억원 가량이다. 지난 대선 당시 각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이를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 전문가들은 재원이 확충되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의 공약이 반드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3년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 역시 소득 위 노인 70%에게 월 10~20만원을 차등 지급하도록 후퇴한 선례가 있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일단 문 대통령이 내세운 공약은 소득 하위 70% 모든 노인에게 차별 없이 3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방안이다. 세부적으로 2018년에 25만원으로, 3년 뒤 2021년에 3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공약을 내건 이유는 노후대비의 근간을 ‘소득’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통해 노후생활에 필요한 소득이 보장돼야 하지만 연금액이 적정 생활비에 턱없이 부족하고, 연금 혜택을 볼 수 없는 사각지대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초연금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각종 명목으로 연금을 삭감해 20만원 전액을 지급받는 노인이 10명 중 4명이 채 안되는 실정이며, 노인 2명 중 1명은 빈곤층일 정도로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대선 공약에 필요한 재정은 5년간 총 178조원, 연평균 35조6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복지 관련 지출은 24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소요액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이중 예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기초연금 인상’ 항목이다. 소득 하위 노인 70%에 2018년 지급액을 25만원으로 올린 뒤, 2021년 30만원으로 다시 올리면 현재보다 연평균 4조4000억원이 추가로 든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공약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 믿기는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 재원 마련 때문이다. 이미 지난 2013년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도 소득 하위 노인 70%에게 월 10~20만원을 차등지급하도록 후퇴한 선례도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진영 의원은 장관직을 사퇴했다.
 
 ▲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노인들은 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으나 박 전 대통령의 선례가 있어서인지 기대감이 높지는 않았다. 사진은 길을 거니는 노인들의 모습 [사진=박미나 기자]

지난해만 해도 458만1406명에게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의 13.7%인 7조6505억원이 기초연금으로 지급됐다. 지방정부 몫까지 합하면 10조26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이는 2013년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공약가계부에서 지난해 기초연금 예산 5조3000억원을 훨씬 초과한 금액이다. 수년간의 예산을 미리 책정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소득 하위 노인 70%에게 ‘차별 없이’ 3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재원조달이 어긋나면 박근혜 정부의 선례처럼 차등 지급하는 등 공약 후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며 “실제로 앞서 박근혜 정부는 기초연금 재원이 부족해지다 보니 국민연금 수령자 등에게는 일정 부분 지급액을 줄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30만원으로 늘리는 건 좋은데 과연 가능할까”…공약 수혜자인 노인들도 난색
 
기초연금을 늘리는 노인복지 공약의 수혜자인 노인들 역시 전문가들이나 일반 대중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이 “늘리는 건 좋은데 가능할까”라는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의 ‘월 30만원’ 공약에 대해서도 생각보다 많은 노인들이 인지하곤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좋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입장이 많았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거주하는 김갑용(남·73) 씨는 “문 후보의 기초연금 30만원은 자식들에게 들어서 알고 있지만 그게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긴 하다”며 “박근혜 정부의 선례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 기초연금 확대에 대해 전문가들 역시 현실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졌다.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증세를 하더라도 재원 마련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진은 다수의 노인들이 찾는 서울의 한 이발소 [사진=박미나 기자]
 
관악구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윤영자(여·67) 씨도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월 30만원 씩 기초연금을 주겠다고 한다’고 말하자 “그거 박근혜 전 대통령도 못 지킨 것 아니냐”며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는 얘기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심지어 격한 반응을 보이는 노인도 있었다. 정준길(남·76·가명) 씨는 문 대통령의 ‘월 30만원’ 공약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은 거짓말이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노인 표 얻고 싶은 것은 알겠는데 뭐가 있어야 돈을 주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악구 봉천동에서 만난 최민숙(여·68·가명) 씨는 “기초연금을 받을 경우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깎여서 나오고, 기초수급대상자는 도로 뺏어가지 않느냐”며 “늘어나도 또 뺏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심윤창(남·73) 씨는 공약에 대해 “현재 20만원도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도 돈이 모자라서 그렇게 주고 있는 것 아니냐”며 “지금보다 10~20만원씩 늘어나면 당연히 노인들은 좋겠지만 그게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최영근(남·57) 씨도 “앞으로 몇 년 더 있으면 나도 65세 이상으로 이런저런 복지 혜택을 받을 텐데 이런 공약을 실천하려면 세금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과거 정부에서 이미 충분히 속아서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