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광장에서 일부 보수단체들이 노숙농성을 벌이며 설치했던 천막·텐트가 철거되면서 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된 노숙농성 천막·텐트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21일 ‘탄핵무효를 위한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한 편에 천막과 텐트 41개동을 설치했다. 이들은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지 않길 바란다며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운동본부 측에 천막·텐트가 설치된 약 4개월 동안 13차례의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보내고 자진 철거 요청 문서를 9번 가량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천막·텐트를 강제 철거하려는 서울시 측과 운동본부 측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천막·텐트는 지난달 30일 철거됐다. 사실 이 일이 있기 전부터 과거 서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각종 노숙농성 때문에 불편함을 토로하는 일이 잦았다. 각종 행사도 취소되는 등 서울광장은 일부 시위자들로 인해 대다수 시민들의 품을 떠나야만 했다. 최근 서울광장에서의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내 곳곳에서 장기간 노숙농성을 벌이는 이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천막·텐트 등으로 이동 간에 불편을 겪는 일은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도 유·무형의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된 노숙농성 천막·텐트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 서울 시내 곳곳에 일부 집단의 노숙농성을 위해 설치된 천막·텐트 등이 시민의 보행을 방해하고, 일부 기업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부 단체들은 노숙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폭력적 행태까지 보여 시민들 사이에서 불편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사진은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 설치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측의 노숙농성 천막·텐트 모습 ⓒ스카이데일리
지난 1월부터 서울광장에 넉 달 동안 설치돼 있던 보수단체의 천막·텐트가 철거됐다. 광장은 시민들에게 돌아왔지만 여전히 서울 시내 곳곳에 설치된 노숙 농성 천막들은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의 이미지를 깎아내려 경제적 측면에서도 유·무형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취재 도중 만난 시민 대부분은 천막 노숙 농성이 대부분 장기간 이어진다는 점을 들어 원활한 보행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했다. 간혹 농성이 폭력적으로 변질돼 이동 간에 위협을 느낄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기업의 사옥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숙농성의 경우 부작용이 특히 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들은 사회적 여론을 의식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한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노숙농성이 장기화되면서 기업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해외 바이어들이 해당 장면을 목격해 국가 이미지 훼손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단체 텐트촌 빠진 서울광장…서울시내 곳곳 노숙농성 텐트·천막 점유 여전
서울광장 앞, 푸른 잔디가 깔린 둥근 모양의 잔디밭 일부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줄이 설치됐다. 안내문에는 ‘잔디가 뿌리를 내리는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21일부터 보수단체가 설치한 이른바 ‘애국텐트’가 철거되고 그동안 식재하지 못했던 부분에 잔디를 심었다. 시민들은 바쁜 걸음을 옮기는 와중에 푸른 잔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시민 품으로 돌아온 서울광장을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곳을 찾은 조옥희(67·여) 씨는 “전에는 보수단체들의 텐트와 천막으로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며 “아무래도 일단 도심 한복판에 그런 식으로 설치된 텐트·천막이 보기 싫었다. 이제는 없어지니까 너무 좋다”고 말했다.
서울광장 인근 직장에 다니는 문영임(37·여) 씨는 “텐트가 있을 때는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해 일부러 광장을 피해 다니기도 했다”며 “서울광장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고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장소인데 이런 곳에 농성으로 천막·텐트가 설치돼 불편하게 보였다”고 강조했다.
서울광장의 보수단체 노숙농성 현장은 사라졌지만 서울 시내 곳곳에는 아직 거리에서 천막·텐트 등을 설치하고 장기간 노숙 농성을 이어가는 곳들이 남아있다. 많은 시민들이 모이는 광화문 주변, 일부 기업체 사옥 앞이 대표적이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노숙농성을 위해 설치된 천막·텐트 등을 보여 눈살을 찌푸렸다.
▲ 서울광장에는 보수단체들의 천막 등이 지난달 30일 철거된 이후 시민들에게 되돌아갔다. 하지만 아직도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여전히 장기간 천막·텐트 등을 설치하면서 노숙농성을 벌이는 곳이 남아있다. 사진은 서울광장(사진 위쪽) 및 서울시내 곳곳에 위치한 노숙농성 현장 ⓒ스카이데일리
광화문 인근 정부서울청사 앞과 반대편에 위치한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이 설치한 13개의 천막이 위치해 있다. 이들 노조는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면서 지난달 29일부터 노숙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광화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며 이들 천막을 지켜보던 권수진(24·여) 씨는 불편한 기색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광화문 인근에 위치한 직장을 다니는 그는 노숙 농성을 지켜보면서 불안한 느낌을 받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고 토로했다.
권 씨는 “보기에도 그렇고 인도를 다니기에도 항상 불편하다는 생각을 해 왔다”며 “그뿐 아니라 직장을 다니면서 오가다가 농성하는 분들의 위협적인 모습을 목격한 적 있어 가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원래 취지와 다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길거리 천막·텐트 집회가 시민 불편만 주고 뜻을 전달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박용석(47·남) 씨는 “사람 다니는 도로에 저렇게 천막·텐트를 치며 장기간 있는 모습이 미관상 보기 안 좋기도 하지만 많은 텐트들이 현수막 등을 내걸고 일방적인 주장만 펼치고 있다”며 “시민들이 저들의 의견과 주장을 다 알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특정 기업 사옥 앞 앞 농성 부작용 심각…해당 기업 넘어 국가 이미지 훼손
특정 기업 앞에서 벌어지는 장기노숙 농성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역시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었다. 인도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 나아가 국가 이미지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풀리기 힘든 논의에 대한 맹목적 집회는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다수 시민들의 반응이었다.
광화문 열린시민마당 안쪽 골목길에 들어서자 한 빌딩 앞에 허름한 텐트 등이 너저분한 모습으로 세워져 있었다. 지난 2015년 9월 삼표그룹에 최종 인수된 과거 동양시멘트의 해고 근로자들이 삼표시멘트 서울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벌이기 위해 설치한 텐트였다. 회사 측은 집회를 벌이는 노조 측과 대화의 창구를 열어둔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노조 측은 노숙 농성을 이어오면서 강경한 모습을 지속해 왔다.
시민들은 크게 불편해 했다. 이곳을 지나던 박효관(27·남) 씨는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억울한 측면이 있다면 노숙 농성을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이 앞을 지나가는 수많은 시민들의 불편함은 왜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가끔 냄새가 나는 것도 같고 미관상 좋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무소 사옥 앞에도 장기간 노숙농성이 진행 중이다. 반도체 노동자 인권지킴이 ‘반올림’ 측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천막을 설치한 채 노숙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 역시 불편함을 토로하긴 마찬가지였다.
▲ 노숙농성은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뿐 아니라 특정 기업의 사옥 앞에서도 진행 중이었다. 농성을 벌이는 이들 대부분은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안을 내놓거나 쉽사리 풀기 어려운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노숙농성을 이어 가고 있었다. 사진은 삼표시멘트 서울사무소 앞 노숙농성 현장(사진 위쪽)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 설치된 노숙농성 현장 ⓒ스카이데일리
시민 오미영(20·여·가명) 씨는 “노숙 농성을 하는 입장에서는 부당한 점이 있다고 생각해 천막 등을 설치하면서까지 집회를 하는 것이겠지만 피해는 죄 없는 시민들의 몫이다”며 “평소 이곳 근처에서 공부를 하는데 바깥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면 여지없이 집회·시위가 벌어지는 것이다 보니 노조 등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서초동에 거주하는 서창준(20·남) 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러한 천막 노숙 농성은 길을 지나는 데도 많이 불편할 뿐 아니라 소음 공해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며 “인근 지역에 살면서 이곳의 집회·시위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대기업 사옥 앞 노숙농성은 시민 불편뿐 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유·무형의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 이미지는 물론 국가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재계는 물론 일반 대중들의 반응이었다.
특히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경우 유명 관광지로 여겨지는 삼성전자 브랜드 체험관인 ‘삼성 딜라이트’가 위치해 외국인들에게도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 주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반응을 통해 간접적으로 증명됐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을 지나며 노숙 농성 천막에 적힌 반올림 측의 주장이 담긴 글을 유심히 보던 싱가포르인 앤드류(Andrew·26·남) 씨는 “삼성전자와 관련해 이러한 일이 있는지 몰랐는데, 좋은 방향으로 하루빨리 잘 해결되기 바란다”며 “이 글을 보니 삼성전자에 대한 기존 이미지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고 귀띔했다.
경찰청과 각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천막 설치 등을 통한 노숙 농성은 집회 신고만 이뤄진다면 법적 하자가 없다. 도로를 점유한 천막은 무단점유로 간주해 철거를 실시할 수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지속적으로 집회 신고를 하면 하나마나 한 결과만 낳는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례의 경우 반올림 측이 점유한 지역은 삼성전자 소유이면서도 시민들에게 공개된 공공용지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은 세계적 명소가 된 강남 지역에 위치해 있어 노숙농성에 따른 이미지 훼손은 삼성전자 한 곳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체로 이어질 것이다”며 “노숙농성 주체 측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과 국가를 위해서라도 폭넓은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