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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위기의 호남경제 르포(中-광주)
귀족노동·노조공화국, 5·18 성지의 ‘등돌린 여론’
기아차·금호타이어 위기에도 잇단 파업…시민들 “망해봐야 정신차리나”
이성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3-06 00:05:56
 ▲ 호남의 대표 도시 광주광역시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업들이 위기를 겪으면서 지역 경제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아자동차(사진 위)와 금호타이어의 생산기지가 각각 실적하락과 매각문제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노사갈등 까지 겪고 있어 기업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전남 광주|김신 편집이사·임현범·이성은·이기욱 기자] 최근 지역 경제를 떠받드는 주축 기업들의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해당 기업의 위기가 지역 경기를 위축시키고, 이는 결국 국가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광주 역시 최근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돼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광주의 지역 경제를 책임지는 양대 기업 기아자동차와 금호타이어의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나타났다.
 
특히 이들 두 기업의 위기는 다름 아닌 노동자 스스로가 자처했다는 점에서 우려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만성적인 노사갈등이 기업의 위기를 불러오고 결국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광주 시민들의 반응이다. 일부 시민들은 지역경제의 불안요소로 이들 두 기업의 노동조합(이하·노조)을 지목하기도 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및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등의 광주 지역에 대한 경제적 기여도는 상당하다. 지난 2015년 기준 기아차 광주공장은 광주시 총 생산액 31조원 가운데 32%를 차지했다. 광주지역 총 수출액 153억달러 가운데 41% 가량을 책임지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종사자수는 광주시 제조업 근로자의 10% 규모인 7700여명에 달한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약 1조원이다. 근로자 수는 정규직 약 2000명을 포함해 비정규직, 관련 하청업체 생산근로자까지 모두 약 5000여명이 금호타이어와 연결돼 생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광주 지역 주민들이다. 총 생산액도 기아차 광주공장에는 못 미치지만 상위권에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지역 최고의 직장 노조 파업…회사는 물론 하청업체 근로자 생계까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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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광주 지역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곳 중 하나다. 광주의 경제 가장 큰 버팀목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광주시 역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을 추진했고, 지난해 7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아차 광주공장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지난 2006년 약 31만2000대, 2010년 약 41만1000대 이상의 생산량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 2014년부터는 50만대 이상의 생산량을 기록하며 주변의 기대감을 드높였지만 지난해 49만9000대를 기록, 40만대 선으로 추락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의 이 같은 생산량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노조의 잦은 파업이 지목됐다. 실제로 기아차 광주공장 노조는 지난해 1월에 이어 7월에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사측은 노조 집행부 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등 공장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기아차 노조의 잦은 파업은 공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사내하청 근로자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하청 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기아차 소속 노조의 파업은 하청업체 근로자에게는 단순 파업 그 이상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는 생계까지 위협받는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기아차 광주공장 인근 도로변에서 만난 한 사내하청근로자는 노조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근로자는 “정보가 조금만 드러나도 어느 업체의 누구인지 단 번에 알 수 있어 이름이나 어느 부품을 제조하는지도 밝히지 못하겠다”며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철저한 신변보호를 요구한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기아차 노조의 파업에 대해 “생각하고 말 것 없이 당연히 좋게 보지 않는다”며 “여기 있는 기아차 근로자들은 외주 업체에 한 번씩 파견이라도 다녀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다른 업체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데 본인들은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면서도 파업까지 벌이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덧붙였다.
 
이 근로자는 “기아차 광주 공장은 사실상 ‘기아공화국’이나 마찬가지인데, 자신들이 파업하는 게 다른 협력업체들에게 얼마나 많은 피해를 주는 지 알아야 한다”며 “외주업체들의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좀 헤아렸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호남 대표 기업의 뒤숭숭한 분위기 속 잦은 파업…“고용불안부터 해소해야” 분분 
 
 ▲ 광주에서 기아차·금호타이어 공장은 지역 내 최고의 직장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강성노조의 잦은 파업으로 인해 인해 기업의 위기는 물론 지역경제까지 위태롭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위) 및 금호타이어 노조 사무실 ⓒ스카이데일리

호남을 대표하는 재벌기업 금호그룹의 계열사였던 금호타이어는 광주의 향토기업으로 불리며 오랜 기간 광주시민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금호타이어의 대표적인 생산기지인 광주공장은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먹고 살 걱정을 해결해줬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과거 금호타이어가 전성기를 누렸던 시절에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금호타이어 혹은 관련 업체에 소속돼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광주 경제의 터줏대감 노릇을 해 왔다.
 
금호타이어 공장 인근에서 삼겹살·오리 고기집을 운영하는 노명자(55) 씨는 “그래도 광주에 금호타이어 공장이 있는 게 감사한 일이다”며 “남편이 30년 정도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일한 덕분에 1남1녀 자식들 다 시집·장가보내고 큰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노 씨의 남편은 약 4년여 전에 퇴직했다.
 
노 씨는 “공장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금호타이어 직원들이 회식이라도 하러 오면 한 번에 20만원 정도는 쓰고간다”며 “최근 들어 금호타이어의 위세가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지역 경제에는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금호타이어 행보는 광주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위기가 장기화되며 중국 매각설까지 나도는 상황에서도 잦은 파업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광주 지역 주민들 중 상당수는 고용 불안까지 호소했다.
 
실제로 금호그룹은 지난 2009년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무리한 자금 조달로 인해 위기에 빠진 이후 2010년 금호타이어를 채권단에 넘겼다. 또 지난해 9월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매각공고를 내면서 중국의 버스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금호타이어 노조는 잦은 파업을 벌이고 있다. 바로 지난달에도 지난달 기본급 인상과 임금피크제 도입 반대를 주장하며 부분파업을 벌였다. 주목되는 점은 노조의 파업은 내부 직원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일부 근로자들은 매각설까지 나도는 상황에서도 파업을 벌이는 노조의 행동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특히 매각이 현실화 될 경우 맞닥뜨릴 고용 문제에 대해 불안한 감정을 나타냈다. 공장 인근에서 만난 금호타이어 근로자 정희선(가명·39) 씨는 “최근 가장 큰 걱정은 매각 소식에 따른 고용 불안이다”고 말했다.
 
광주시민들 다수 “기아차·금호타이어 노동자는 평범한 블루칼라 아닌 귀족노동자”
 
 
 ▲ 스카이데일리가 찾은 기아차 광주 공장 인근에는 화물연대 노조 측이 내 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를 두고 광주 시민들은 기아차 노조는 물론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노조 마저 시위에 나서면서 지역 경제 위축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아차 공장 인근에 세워진 화물연대 노조 차량, 광주의 최대 번화가인 충장로 일대, 기아차 광주공장 인근에 걸린 현수막 ⓒ스카이데일리

기아자동차와 금호타이어, 두 기업 노조의 잦은 파업과 이로 인한 위기에 대해 광주시민 대부분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역 경제 위기를 우려하는 이들도 상당수 존재했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광주시민 중 상당수는 인터뷰를 하며 자신들의 신분을 밝히길 꺼려했다. 혹시라도 노조 측으로부터 불미스러운 일을 당할까 걱정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광주시 문화전당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철민(가명) 씨는 기아차·금호타이어 노조에 대해 묻자 “노조는 파업하려고 모인 사람들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노조 파업에 대해 무감각해졌다”면서 “이제는 그들이 파업하면 또 하는구나 하며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택시기사 김종노(가명) 씨도 두 기업 노조에 대해 묻자 “어지간하면 이해하려 하는데 도대체 항상 파업을 하는 게 왜 그러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며 “급여도 적지 않을 텐데 왜 그런거냐”고 오히려 되묻기까지 했다.
 
광주시의 최대 번화가로 알려진 충장로에서 피자 가게를 운영하는 송의철(58·가명) 씨는 “기아차 노조는 귀족노조다”고 잘라 말했다. 송 씨는 “그들이 일반적인 노동자들의 현실을 대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 딸도 국립대를 졸업한 후 어렵사리 취업해 인턴생활을 하며 고생하고 있는데, 기아차 공장 노동자 보다 훨씬 적게 번다”고 말했다.
 
이어 “기아차 노조는 일반적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아니다”며 “그동안 국가경제를 위해 수입차보다 국산차를 사야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기아차 노조의 행태를 보면 ‘회사가 망해봐야 정신을 차리려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파업을 하면 결국 공장 매출이 떨어진다”며 “그 여파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내 식구들과 지역 사회, 나아가 국가 경제에 까지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노조가 강성노조다 보니 협상도 더 지연되고 파업의 여지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며 “이런 면들이 회사의 경쟁력에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지난해 파업이 길어지며 생산량이 줄어 피해가 있었는데 올해에는 원만하게 협상을 진행해 회사의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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