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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정통 중화요리 대중화
중국 본토요리 음식상가 ‘북적’…새 점포 우후죽순
건대거리·서울대입구·대림동 성업...“내국인 손님도 향 강한 중국 본토 맛 선호”
이슬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03 00:02:10
    
▲ 중국 본토요리 음식점들이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차이나타운(사진)에 밀집해 있다. 중국 본토요리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이곳은 평소 미식가들로 북적인다. ⓒ스카이데일리
        
       
중국 본토요리(이하·본토요리)가 인기를 끌면서 서민들이 찾는 음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음식점이 밀집한 건국대입구·서울대입구·대림동 차이나타운은 요즘 인파로 북적인다. 업주들이 현지 맛을 내세우고 가격을 낮추면서 손님을 끌어 모으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 덕분에 정통 중화요리가 고급 내지 이색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버리고 대중 요리로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인기 메뉴는 마라탕·마라샹궈·꿔바로우·지삼선·토마토 계란볶음 등이다. 이 음식들은 샤브샤브·탕수육·가지볶음 같은 낯익은 요리보다 향이 더해 맛매가 멋지다.
 
김지영(29·여) 씨는 친구 추천으로 마라탕을 처음 먹었다. 그는 “향신료를 좋아하지 않아 태국 음식 똠얌꿍처럼 향이 강한 요리를 즐겨 먹지 않았다. 마라탕은 향이 덜하고 국물이 칼칼해 술안주로 제격이다”고 말했다.
 
중국 현지 음식이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양꼬치 열풍이다. 개그맨이자 뮤지컬배우 정상훈 씨가 2년여 전 개그 프로그램과 TV 광고에 나와 ‘양꼬치엔 칭다오’라는 유행어를 퍼뜨린 바있다. 이에 힘입어 양꼬치를 즐겨 먹는 이들이 늘었고 양꼬치 음식점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당시 양꼬치 요리에 본토 요리들이 곁들여지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건대입구·서울대입구·대림동서 식당 크게 증가…9개월간 31개소 늘기도
    
중국 본토요리점 밀집 지역은 서울 ▲광진구 건국대 양꼬치거리(이하·건대거리) ▲영등포구 대림동 차이나타운 ▲관악구 서울대 입구(이하·서울대입구) 등이다.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 조사자료(9월 기준)에 따르면 광진구 134개, 영등포구 228개, 관악구 91개 음식점이 성업하고 있다.
 
특히 건대거리 성장세가 눈에 띈다. 건대거리가 속한 광진구 내 본토요리점은 지난해 12월 103개에서 9개월 새 31개나 늘었다. 건대거리가 인천·대림을 잇는 제 3의 차이나타운으로 성장하리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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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은 친숙한 재료에다 현지 음식 맛을 그대로 재현한 요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소재 순풍 샤브샤브의 마라탕과 꿔바로우, 서울 서대문구 란주탕슉의 해물볶음도삭면과 꿔바로우 ⓒ스카이데일리
 
건대거리에 있는 라화쿵푸는 하루 평균 매상 300만원 매상을 거둘 정도로 성업 중이다. 이곳은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주로 판다. 마라탕은 야채·두부·육고기(양·돼지·소 중 선택)를 양념과 함께 섞어 끓여 맵고 얼얼한 국물을 낸 요리다. 마라샹궈는 같은 재료를 볶아 만든다. 라화쿵푸 종업원은 “한국인 손님들은 마라탕과 마라샹궈를 많이 찾고 꿔바로우·고구마튀김·쌀국수 등 익숙한 재료로 만든 음식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명가양꼬치 점주는 2년 전 건대거리에 점포를 열었다. 그는 “창업 초기 내국인 손님 입맛에 맞게 향료를 적게 넣었지만 요즘은 중국인 손님과 차이를 두지 않는다. 건대거리 일대 음식점들이 중국 본토 맛을 그대로 재현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본토 맛 내세워 고급 중화음식점과 차별화” … 젊은 고객 상대 펍도 창업
 
한국과 중국 사이 인적 교류가 잦아지면서 본토 요리를 맛본 이들이 늘고 있다. 유학생이나 노동자 신분으로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과 여행·파견 등 사유로 중국을 다녀온 한국인이 본토 요리를 자주 찾고 있다. 이들이 본토 요리 열풍의 불쏘시개 역할을 수행했다.
 
중국인 유학생 판 쓰위(26·여) 씨는 국내 대학원에 다닌다. 그는 “고향 음식이 그립거나 한국 명절 때면 대림동 차이나타운을 찾는다. 그곳 가게 음식은 중국 본토 맛과 거의 같고 중국인이 많아 편안하다”고 털어놨다.
 
김신진(26·여) 씨는 얼마 전 중국 여행을 다녀왔다. 김 씨는 “중국서 마라샹궈를 처음 먹어보고 국내서 이를 파는 식당을 찾았다. 달마다 한번씩 대림 차이나타운에 와 술안주 삼아 요리를 먹는다”고 말했다.     
 
▲ 건대거리 순희냉면(사진 위)과 서울대입구 몽중인 내부전경. 두 음식점은 다른 중국 본토 음식점처럼 성업을 이루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중국 요리 셰프(요리사)들 유명세도 한몫했다. 이연복 씨를 비롯해 유명 요리사들이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중국 요리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아쉽게도 유명 요리사들이 일하는 유명 음식점·레스토랑·호텔에서 나오는 중국 요리는 비싸다. 이와 달리 본토 요리점은 현지 음식 못지 않은 맛을 내면서도 가격을 낮춰 소비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문정훈(48·남·가명)는 중국에 2년간 파견근무를 다녀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직장에 다니고 있다. 그는 “여의도 중국 본토요리점에서 나오는 고급 코스요리는 너무 비싸다. 대림동 음식 골목이 훨씬 싸고 맛도 현지 음식과 차이 없어 회식하러 자주 간다"고 말했다.
 
대림동 소재 순풍샤브샤브 주인은 맛과 서비스 면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이곳 관계자는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보다 값은 싸지만 중국 본토의 맛을 내고 있다. 한국인 요리사가 한국인 입맛에 맞춘 중화요리보다 중국인 요리사들이 한국에 들어와 만든 중국 현지 요리의 맛은 다르다. 소비자들도 맛의 차이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대림동 차이나타운과 달리 접근하는 가게도 생기고 있다. 영화·드라마가 차이나타운을 우범지대로 묘사한 탓에 이곳 음식점 찾기를 꺼려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서울대입구에 있는 몽중인은 펍(Pub)의 형태로 마라탕·마라샹궈와 맥주를 함께 판다.
 
몽중인 주인은 “중국에서 마라탕은 떡볶이·김밥 같은 길거리음식인데 국내에서 고급 코스요리로 둔갑했다"며 “일본식 선술집 이자까야처럼 젊은 손님들이 분위기를 즐기며 술과 본토 요리를 함께 먹는 장소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고현규 케이그룹(이베이코리아 소싱 에이전시) 대표는 “과거 본토요리에 대한 향수를 지닌 사람들이 주 소비자였던 본토요리점들이 최근 블로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발달로 입소문이 나며 이를 어려워하던 한국인들에게도 주목을 받고 있다”며 “중국 사천 지방 음식 등으로 대표되는 해당 요리들은 대개 칼칼한 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입맛과 잘 맞물려 해당 업계의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했다. 
 
[이슬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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